WTO 시대의 희망 농업 보고서
『 한국의 부농들 』
요즘 사람들은 부자를 갈망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제목만으로 나에게 흥미로웠다.
그런데 책을 읽어나갈수록 단순히 성공한 부농의 성공담만을 담은 책이 아니였다. 정책 당국자들에게 단순히 복지
차원에 지원금이나 몇 푼 쥐어 주거나 세금을 감면해 주는 소극적인 지원이 아니라 한국 농업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이야기하고 한국의 농업 현장을 새롭게 쓴 농업 최고경영자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하여 우리 농민들이 이들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핵심 성공 비결을 말해준다.
그들이 말하는 성공 비결을 정리하면...
우선 품질로 승부한 경우가 있다.
저렴한 가격 대신 고객들에 믿음을 판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는 김병귀 씨, 농업도 지식 산업이라 생각하고 꾸준히 공부해 기능성 닭인 매실 닭으로 고급화 전략을 구사한 양일영 씨, 수없이 실패했지만 한 우물을 파서 성공한 브랜드 귤을 생산하는 김찬오 씨, 쌀의 명품화를 시작한 장영수 씨, 청결과 위생을 최우선으로 한 양돈 사업가 이계운 씨, 질 좋은 매실로 승부한 홍쌍리 씨 등이 수입 농산물의 거센 추격을 품질과 경쟁력으로 이겨냈다.
문화와 서비스로 승부한 사람들도 있다.
배 농장에서 음악 축제를 여는 등 농업에 고급문화를 접목한 배 농장을 운영하는 이윤현 씨 부부, 방문자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는 한상열 씨,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기열 씨, 농촌의 일상을 상품화한 김주헌씨, 늘 새로운 농촌 체험 프로그램으로 성공한 권혁진 씨는 농업에 문화와 서비스를 접목해 성공한 사례다. 그리고 장생도라지 가공품을 만든 이영춘 씨나 조리법이 간편한 5분 청국장을 만든 전금자 씨, 허브 가공품을 생산하는 이종노 씨, 프로폴리스 가공품을 만든 이기준 씨, 흙 없는 잔디를 만든 유제선 씨 등은 아직 세상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성공한 경우다.
농업에 마케팅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성공한 사람들도 있다. 이제 농업인들도 농사꾼에서 벗어나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농업 최고경영자(CEO)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딸기 화분이라는 미끼 상품으로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한 즐거운(락) 딸기를 재배하는 이용철 씨, 직판으로 고객을 찾아간
쌀 농사꾼 윤용균 씨, 갓 도정한 쌀을 유통하는 이종우 씨, 고객에게 정성을 쏟는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최성희 씨,
뉴질랜드와 제휴를 맺어 참다래를 생산, 유통하는 전 농림부 장관 정운천 씨, 정직으로 유기농 채소를 생산, 유통하는 강용 씨, 닭 사육에서 가공, 유통까지 통합 경영으로 승부하는 주식회사 하림의 김홍국 씨 등이 바로 그들이다.
연구 개발로 승부한 이들도 있다.
깎아 먹는 홍시를 개발한 백성준 씨, 5℃ 이온 쌀을 개발한 나준순 씨, 황토 느타리버섯을 개발한 이해곤 씨, 6년근 인삼을 생산, 가공하는 김정환 씨, 가야곡 왕주를 만드는 이준연 씨 등은 여느 기업 못지않게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구 개발에 힘썼다.
다들 농업은 더 이상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잘못된 생각이란걸 알게 될 것이다.
농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조금만 부지런하고 남보다 한 번 더 생각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도시에서, 기업에서 상처받은 젊은 인재들이 농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들이 가진 잠재력을 농업에 투자한다면
농업은 결코 사양 산업이 아닌 고부가 가치 산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