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나
#왕과
왕과는 박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큰오이(王瓜)라는 뜻의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두세 곳의 아주 제한된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종이다.
주먹외 큰새박 등으로도 불리며 호박 꽃을 닮은 노란색 통꽃이 피는데 크기는 1/10 정도로 작고 거칠게 난 털이 빛을 받거나 물방울을 머금으면 노란색의 꽃이 더 예쁘게 돋보게 한다.
한밤마을의 왕과는 그 세가 확연하게 줄어 들었고 폐가로 방치되던 고택은 리모델링과 증축으로 찻집으로 변신을 하였으며 대문 입구 쪽 왕과는 담장을 손보면서 없어졌고 옆 담장과 집 뒤쪽에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작년에 보이지 않았던 쉬무가 있는 앞집에는 왕성하게 세를 늘리고 있었고 폐교 앞 담장에도 꽃을 피우고 있었다.
한밤마을 사람들이 왕과의 희귀성을 모르는 것 같아 식당이나 주민들을 만나면 귀한 꽃이니 잘 보존해 주라고 부탁을 할 뿐이다.
#나
나는 단기 4296년, 서기 1963년
癸卯生으로 경남 함양의 지리산 자락의 조그마한 마을에서 태어나서 올해 2월 환갑을 지났다.
우주에서 단 한 명만 존재하는 희귀종 중의 희귀종이며 한민족 특산종이다.ㅎㅎ
이목구비가 또렸하고 포동포동한 몸매, 큼지막한 왕방울 눈, 살짝 앙다문 입, 불끈 쥔 주먹 등 '장군감이 태어났다'라고 근동에서는 난리가 났었단다.
이 말은 믿으시라 돌아가신 울 엄니와 집안 고모님이신 뒷집 대곤이 엄니가 내 귀가 닳도록 말씀하셨음이니.ㅋ
초. 중학교 시절엔 싸움질을 하고 다녀서 울 엄니와 할머니가 동네 엄마들로부터 수많은 항의를 받으셨다 한다.
고교 시절엔 서부경남 특유의 사투리와 엉뚱한 짓을 많이 한 관계로 또라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교우 관계가 원만하여 졸업 40년이 지난 지금도 친하게 교류하고 있다.
군 제대 후 복학을 하여 천사 같이 착하고 예쁜 후배를 만나서 3년여의 연애 후 결혼을 하여 1남 1녀를 두고 있다.
두 아이가 벌써 성장하여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올해로 결혼 33년 차인데 아직도 아내와는 주도권 싸움 중이다.
결혼 25년 차까지만 하여도 "고마해라 됐다." 이 말이면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었는데 해가 거듭할수록 내 말빨은 쭈그러들고 아내의 잔소리와 기세에 눌려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데 좋아하는 야생화 보러 다니는 것조차도 눈치를 봐야 할 만큼 주도권이 역전되었다.
이제는 주도권을 찾아 오기란 어려울 것 같고 아내의 너그러움과 자비심에 기대어 버틸 때까지 버텨 보다가 현상 유지를 하거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남은 인생 조금이라도 편하게 백기투항하여야겠다.
아고 불쌍타 나의 인생이여~~~!
*덧붙이는 글
나의 닉네임은 부산아저씨다.
들꽃사랑*에 선 남자란 닉네임으로 가입을 하였는데 꽃쟁이들 사이에서는 성질 급하고 나쁜 남자로 소문이 난 관계로 착한 남자라는 뜻의 선(善) 남자로 닉을 바꿔서 들어왔다.
사실은 정 많고 주변을 잘 챙기고 법 없이도 사는 사람인데 할말은 꼭해야 하는 성격이라 미움을 받는다. (고백하건데 요즘은 조금만 섭섭해도 잘삐지고 성질을 부리긴 한다.ㅋ)
이제는 뽀롱이나서 나를 아는 왠만한 분들은 선 남자가 부산아저씨라는 것을 알고 있는듯 하여 coming out 을 한다.
부산아저씨 쫌 잘봐 주이소~~~예!!!
첫댓글 왕과 사진을 보다가 깜짝 놀랐네요.ㅋ
선남자님이 부산아저씨였군요
나이가 먹어갈수록 아내의 파워가 세지니 슬슬 꼬랑지를 내려야죠.ㅋㅋ
가정과 꽃탐사 양쪽을 다 챙긴다하지만 집에서 볼땐 전혀 아니라고 늘 난리를 칩니다
유머가 많으셔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사실듯합니다
저는 유명한 동물띠입니다
주말만 되면 벗어 나려는 자와 잡아 두려는 자의 살벌한 기싸움에 맨날 티격태격 합니다ㅋㅋ
저보다 다섯살이나 연배시군요
프로필상으로는 그렇게 안보이시는데
왕과는 전국적으로 10여곳 이상 서식지가 있는걸로 보여집니다
아 그렇게나 많이요
제비가 키우는 곳 한밤마을 충청도 강화도 요정도만 알고 있는데요
ㅋㅋ
저도 예쁜 왕과를 감상하다 잘못 누른줄 알았답니다~^^
멋지신 분이군요~
ㅋㅋ죄송합니다
멋지신분 제가 볼때는 맞는데 참 오랜만에 들어봅니다ㅍㅎㅎ
감사합니다
갑장이네요
반갑습니다. 꽃으로의
좋은인연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다른 밴드에서는 오래전 부터 알고 있었지요
글도 재미있게 쓰시는군요
왕과 잘보고 갑니다
재미나게 읽어셨다니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고 갑니다 ^^
글이 길어서 지루하셨지요ㅋ
커밍아웃 하셨군요
남들 다 아는 비밀을 간직하느라 겁나 힘들었구만요ㅋㅋ
ㅋ 안들킬려고 밴드 블로그 카페 분리해서 다른 글들 올렸는데 한번 실수로 뽀롱이 났네요ㅎㅎ
왕과를 감상하다 인생샷을 보게 되었네요 ㅎㅎ
이제 서서히 주도권을 빼앗길 나이이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주도권 놓으면 일요일 꽃보러 못다니고 집안 대청소에 세탁기 돌리고 빨래개고 엄청 시켜먹어요ㅋ
주말 주도권 싸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부인과 함께 다니는 겁니다…ㅎ. 저도 늘 함께 다니며 그 문제를 해결했답니다. 블랙루비가 제 아내입니다. 저도 오늘 왕과를 보고 왔는데 암꽃은 사라지고 수꽃만 남아서 아쉬운 눈맞춤 했습니다.
아~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가지셔서 부럽습니다
한밤마을엔 수꽃만 있습니다
고택의 돌담에 왕과가 참 잘어울립니다
덕분에 멋진 작품과 이야기 즐감합니다
예전엔 더 좋았는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얼굴을 보니 꽃밭에서 본것도 같네요
부산에 사시니 몇번 뵈었을 겁니다
어디에서 만나면 꼭 알아보고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