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지역에 돌풍이 불었다고 합니다.
지난주에는 당진에서도 돌풍이 발생하여 화력발전소 지붕이 날아갔다고 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돌풍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삼한사온이라는 말도 이젠 낯선 단어가 되어가는 것처럼
세상살이가 환경 따라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돌풍,
이것 정말 무서운 건데요
제가 경험했던 돌풍 이야기 한번 들어보세요
(토네이도)
'후두둑 후두둑 .. 쏴아악..
갑자기 어두워지며 반쯤 열어놓은 운전석으로 세차게 비가 몰아친다.
휘몰아치는 비바람에 사방의 것들이 사정없이 공중으로 솟구쳐 올려지고,
비에 젖은 낙엽은 쉴 새 없이 앞창에 널어 붙어 한 치 앞을 바라볼 수 없다.
블라인드를 재빨리 작동시켜 보지만 무용지물이다.
이미 흉기로 변한 부러진 나뭇가지와 흙과 자갈이 뒤섞인 비바람이
차체를 사정없이 따아악, 쫘아악 하고 후려치는 통에 그만 움찔거려져
야외의 한적한 길에서 별생각 없이 운전하던 손아귀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삽시간에 돌풍을 만났다.
난감하다.
바람이 부는 쪽을 향하여 차를 세워야 하나 ?
사방에서 종잡을 수 없이 휘몰아치니 그럴 수도 없다.
순간 차가 뒤집힐지도 모른다는 느낌에 저기 보이는 큰 나무 뒤로 재빨리 뛰어가서 몸을 가려야 할까를 생각한다.
도로 위로 내려서는 즉시 바람에 휩쓸릴 것이니 어리석은 짓일게다.
쾌 큰 차체의 미니밴이 휘청거리니 어쩔 수 없이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그냥 멈추어 서 있기엔 공포스럽다.
몸을 최대한 낮추는 심정으로 조금씩 조금씩 차를 움직이며 운전대를 힘껏 감아쥐어 본다.
그렇게 얼마를 지났을까,
날아다니던 나뭇가지도 사그라 들고 조용해지며 조금 잦아 드는 것 같아
차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양쪽 차선은 꺾여진 나뭇가지들로 어지러이 메워져 있다.
아니,
이렇게 맑던 날에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며칠 몸살 기운으로 까다롭게 굴었던 모습이 거슬렸는지,
화창한 날씨에 바람 좀 쐬며 제발 성깔 좀 내다 버리고 오라는 아내의 말대로
반 시간쯤 거리의 지척인 엘로라 라는 캐나다에서 손꼽히는 단풍 절경지를 들렀던 길이다.
단풍이란 것이 우리네 정서로는,
설악이나 내장산의 것처럼 조금은 아기자기한 멋과 사람들의 북적거림으로 어우러져
산 아래, 위에서 울긋불긋 물들어 펼쳐지는 유연함을 조망하는 것이 제격이지만,
이곳은 넓은 평야를 가로지르며 강의 양안에 울창하게 펼쳐져 있다.
한쪽으로는 노랗게 물이 들고 맞은편은 빨갛게 불타는 압도될 규모의 절경으로 차라리 외경스럽기 까지 하고,
인적 드물어 광활한 숲은 더욱 더 넓어 보여 숨이 막힐듯한 절경과는 어쩌면 또 다른 쓸쓸함이다.
흐려지는 날씨에 바람도 조금 부는 것 같아
한 바퀴 드라이브를 마치고 되돌아 오는 길에 그만 토네이도를 만난 것이다.
혹 이글을 보시는 분 중에,
‘뭘 그렇게 심한 엄살과 과장된 단어들을 나열해서 독자들을 우습게 할 참이냐’
라는 분이 계실 것 같지만 그건 모르시는 말씀이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몇년 전 이곳에서 큰 규모의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적이 있었다.
고등학생의 머리를 바리깡으로 한 줄로 밀어 놓은 것 같았던 피해장면을 기억하는데
아마도 캐나다 역사상 두 번째로 큰 피해를 남긴 토네이도라고 했었다.
혼이 났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토네이도 자료를 검색해 보니,
토네이도는 미주와 북유럽의 평야 지대에서 주로 발생하며,
이곳 캐나다의 온타리오주에서는 여름 전후에 빈도가 높지만,
사철 볼 수 있는데,
연간 평균 20 ~ 30개 정도로 대개 F0, F1 급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 F0,F1,F2,F3,F4,F5 으로 구분되며 F5가 가장 강력하다.
인적이 드문 평야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오늘 마주친 이런 소형급은 분류된 자료가 없으며,
내가 기억하는 퍼어거스-엘로라 지역의 토네이도는 F2 급으로 2005년에 발생했는데
$500 Million 피해를 끼쳤다고 한다.
반경 수백 킬로미터 지역에 피해를 입히는 태풍과는 달리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태풍보다 강한 매우 빠른 회오리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자로 잰 듯 구분을 지으며 초토화 시킨다고 한다.
지금 이글을 쓰면서 문득,
인류가 이루어놓은 것들
- 예를 들자면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달과 위대한 정신문화
모두가 열광하고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들
- 이 시각 현재 한창 경기중인 토론토 불루제이스 야구 시합에 전 국민이 열광하고
( 며칠전에 추신수가 속한 팀을 물리치고 23년 만에 아메리칸 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 어제는 인터넷 기반의 범죄행위로 FBI와 연방경찰이 이 지역 대학 한곳을 폐쇄한 것에
지역신문들의 관심이 크다.
그리고 세월따라 성숙해진다는
사람들의 연륜과 지혜같은 이러한 것들이
뭘 그렇게 대단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조금 사납게 불었던 자연의 위력(돌풍)에 깜짝 놀랐기 때문인가 ?
아무튼 억지로 떠밀린 나들이 탓에 몸살보다 더한 변을 당할뻔 하지 않았는가.
혼쭐이 났었지,
아니 食怯을 했다.
(Oct. 2015)
첫댓글 그래서 어제저녁 바람으로 전기선이 아작났답니다 ㅎ
안자고 여즉 뭐 하능교?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여기 또 한사람, 잠못드는 분 계시네,
지금 몇신데 여즉 이러고 있능교?
토네이도 정말 무서워요~
3월 30일 오후 6시 경 서울 강남 논현동 신사동 일대 우박과 눈송이 바람이 수 분 동안 휘날렸어요.
이 봄에.....
자연은 위대하고 무서운 거네요. 자연에 비하면 인간은 한 마리 개미 처럼 미물이지요.
흑.... .
후후, 울지 마세요
그래서 슬기로운 사람들이 신을 찾지 않을까요
토네이도하니 오즈의마법사가 떠오르네요.
집을 통채로 날리는데
자동차쯤이야...
읽어면서 조마조마했는데
무사귀가하셨어 다행입니다.
맞아요,
얼마전만 해도 바람만 조금 불면 낡은 지붕이 걱정이었는데,
재작년에 아주 튼튼하게 바꾸었습니다.
아고오~, 토네이도 무서버요~
그 식겁했다는 돌풍의 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글 속에서 가늠이
갑니다ㆍ
간혹 이 곳을 태풍이 지나 갈 때
돈사 돌아 보느라
나가 보면
걷을 수가 없어서 벽 붙들고 있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물론 새발에 오카겠지만요 ㅎ
인간이 위대하기도 하지만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개미만 못할 때가 있더라구요
그런 생각 들때가 저도 가끔 있습니다.
근데,
잠깐 그때 뿐이지요
깔보고, 무시하고, 미워하는
이내 제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 갑니다.
나잇살 좀 묵어야 할낀데요~
토네이도에 비하믄야 껌이겄쥬만
요 산동네두 바람이 거세서
1년에 한 두 개씩은 파라솔을 날려버린다오ㅠ
지난 주에 또 2개 개비했는디~~~
어느 해인가는
2층 베란다에 있던 파라솔이
하나는 뒤꼍으로 날라가고
하나는 잔디밭으로 뛰내렸다능ㅉㅉ
바람 부는 날이믄
베란다에 올라~~
잡아 묶고 싶지만 구찮ㅠ
내야 뱃살이 묵직허니 안 날라가겄지만~~ㅋ
ㅎㅎ 요번 병원살이에 뱃살 많이 불었능교
ㅋㅋ 뱃살~ 나도 좀 나왔기는 허요
@판 돌
정형외과 4주 입원에 닷근이 빠지고
한방병원 4주 입원에 원상복구 됐다꼬
몇 번이나 말해야~???
@들꽃이야기 운제 그랫능교?
@판 돌
열공 안 한 티가~~~ㅉㅉ
자연 앞 에서는.....
인간은 무능한 것이지요...
순리되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
어렴풋이 떠 오릅니다..
절대 동감합니다,
근데 말로만 그렇다고 하면서 잘 안되데요
미국 토네이도 너무 무섭더군요.
북미의 돌풍 정말 겁나지요
수킬로미터를 자로 잰듯, 대배질 하듯 훝고 지나간 뒷자리, 황량허지요.
토네이도
유투브 에서도 가끔씩 보는데
정말 무섭더라구요
어제 시청앞 소공동에는 우박도 내리고 바람도 세차고 이상한 날 이였어요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졌군요
저는 소공동 이름을 대하면 왠지 따뜻해집니다.
초창기 회사생활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지만
마누라를 처음 만나 오랜 추억이 묻어있는 곳이지요
님 댓글로 인해 복작거려 정겹던 명동거리가 불쑥 떠 오르네요
토네이도는 넓은지역보다 좁은지역에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히는군요
그래서 한지역이 박살이 날수도 있겠네요..
4년전에 겪은 생생한 체험담 이시로군요
맞아요,
글은 실감나게 쓰질 못했지만
무척 공포스러웠던 기억입니다.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았는데 정말 대단한 위력을 가진 회오리바람이더만요.
겪으신 일을 실감나게 말씀해 주셔서 재미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읽으면서 조마조마했는데 다치지 않고 살아계셔서 다행입니다.
언제 토네이도를 만나게 될지 모르니 항상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티브에서 보는 무시무시한 돌풍을 직접 겪지는 못했습니다
중심부에 다가 갈수도 없겠지요
수시로 일어나는 작은 것이지만
직접 당했더니 꽤 공포스러웠지요
네! 지금 지구온난화 현상이 한국도 예는 아닌듯 톤웨이드 같은 휘오리바람이 용터럼처럼 부는 걸 보곤
이젠 지구가다 몸살을 앓는 듯~그정도로 다행이였군요~ㅎ
늘~조심하면서 자신을 챙겨야 할 세상같습니다~()
맞아요
지구촌이 변해 가는것 같지요
외로우시다는 요 위에 글,
환절기에 건강 챙기시고
삷방모임 버스여행에 멀미약도 챙기시고
각별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바람의 위력을 아직 크게 직접 실감할 기회는 없었네요.
그래도 메스컴을 통해 겁은 먹고 있는데 어느 해부터 양봉을 하면서 태풍예보가 신경쓰이긴 합니다.
벌통들이 벌을 닮아서 날개달고 하늘로 날아오를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