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작으로, 국내에 '시크릿 하우스'로 소개된 이 영화의 원작명은 'Marrowbone', 그리고 이건 부제인가... 'El Secreto de Marrowbone'. 아마도 감독이 세르지오 산체스(Sergio G. Sanchez), 스페인 출신 감독이다 보니 자국판으로 영화 이름을 지을 때 스페인어로도 같이 등록을 해놓은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의 예전 영화 중 인상깊었던 게 'the Impossible', 기억나시나요, 이완 맥그리거와 나오미 왓츠가 주연한 쓰나미 재난 영화입니다. 상당히 재미있게 본 기억이... 그 영화는 재난도 재난이지만, 재난 이후의 피해 상황을 헤어진 가족들이 서로를 다시 찾는 과정을 통해 보여주는 게 포인트였습니다. 스토리가 강한 영화였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Marrowbone 역시, 스토리가 강한 영화입니다.
영화 자체는 비교적 흔한 반전 영화입니다. 국내 영화명은 그런 영화의 특징을 대번에 파악하게 하는군요. 원작명으로는 그걸 알기 어렵습니다. Marrowbone은 주인공 가족의 성이라서, 가족영화인가...라는 인상을 주거든요. 소개도 안보고 무턱대고 이 영화를 처음만 보고 계속 이어가게 된 이유는 두 명의 남녀 주인공(! 역시나)때문이었죠. 조지 맥케이(George MacKay)와 안야 테일러 조이(Anya Taylor-Joy), 이 두 사람이 나오는 걸 보고, 봐야겠군! 하고 주저없이 선택하게 된거죠.
제가 영화를 선택, 아니 좋아하는 기준은, 제일 첫번째가 임팩트입니다. 이건 매우 주관적인 기준이에요. 어떤 기준으로든 제게 인상적인 느낌을 줄 수 있으면 제게 그건 성공한 영화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들 좋아하는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남들이 잘 모르는 영화도 인상에 남으면 제 인생의 명작이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바로 쓰면서 언뜻 떠올려지는 첫번째 영화가) 'the Eye of the Beholder'에요. 이완 맥그리거와 애슐리 쥬드, 특히 애슐리 쥬드의 인생작 같은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얘기가 길어지니 생략...^^
여하튼 조지 맥케이는, 처음에 그를 본 영화가 시얼샤 로난과 함께 찍은 2013년작 'How i Live now'였습니다. 거기서 인상적인 남주 역할을 했었고.. 그동안 잘 눈에 띄지 않았는데, 최근에 그의 영화를 두 편 접하게 되었네요. 톰 홀랜드 식의 대중을(여성을?) 사로잡는 하이틴 스타는 아닐지 몰라도, 인상을 남기는 연기파 배우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이 영화말고 이 배우를 발견한 다른 영화에서는 살을 쭈우욱 빼고 홀쪽해진 모습으로 날카로운 연기를 하더군요.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인가 봅니다.
다른 여배우가... 안야 테일러 조이.. 이름도 독특하고, 생김새도 독특한(!) 배우에요.. 요즘 여기저기 나오는 것 같던데.. 제가 이 여배우를 처음 발견한 곳은 'Morgan'이었는데요, 거기서는 DNA 조합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생명체..로 등장하거든요. 생김새가 독특해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티가 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원래 모습에 가까운 얼굴이었어요, 그게. 어억, 하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저기 어디냐... 나이트 샤말란의 '23 아이덴티티'와 '글래스'에서 맥여보이의 여친으로 등장... 거기에서 정상적인 모습에 아.. 모건이네, 실물은 저렇구나.. 영화를 보면 볼수록 이뻐보이더군요. 시얼샤 로난, 루니 마라와 함께 연기 잘하고 개성미 넘치는 매력 여캐릭터로 제 인상에 남아버렸습니다.
- '모건'의 안야
- 매로우 본에서의 안야, 그리고 조지 맥케이... ㅎㅎㅎ
탄탄한 스토리로 두 배우의 결합 자체가 영화를 끌어가는 생명입니다. 중간중간에 흐름을 알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해요. 예를 들어, 이상하네, 문제 가장으로부터 엄마와 네 남매가 구석진 동네로 도망쳐 온 거 아닌가..? 싶은데 중간중간에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들이 있어서.. 그건 제가 잠깐씩 딴 짓 하느라 중요한 실마리를 놓친거라 치죠 뭐.
일단 이런 류의 반전 영화하면, 예전의 'the Others'라고, 니콜 키드먼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이런 류의 영화가 많이 나왔던 것 같은데요.. 가족애를 기반으로 한 반전 영화... 하니까 그 중에서 제일 괜찮았던 영화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레이첼 와이즈를 낚았던 'Dream House'였던 거 같습니다. 그 이후의 이런 류의 영화 중에서 Marrowbone이 뒤를 잇는 우수작이.. 물론 제 기준에서지만요...^^
4남매의 가족애와 남녀간의 애정이 비교적 균형 있게 다뤄지고, 반전이 있는가 하면, 감동도 있는 영화입니다.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니 영화의 큰 줄기보다도 잔가지로 뻗어나간게 많네요...ㅎㅎ
어제 새벽에 다른 분이 올리신 인디 글에 답글을 달다 보니, 저도 비스게에 인디 음악에 대한 감상이나 영화 쪽으로 올리면 좀 더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싶어 한 번 올려봅니다. 시간 여유가 될 때 한 번씩 올려 보도록 할게요.. 편한 밤 되시고 내일 하루도 충전하십시요!!
4남매의 우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인데.. 그 위에 걸쳐져 있는 총은 무언가 섬뜩하지요?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