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극필반 기만즉경

요즘 정치판 뉴스를 본다는 건 귀도 눈도 피로한 일이다.평범한 주부가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자체가 허수아비 양복 입은 것 같지만이곳이 문학카페이니까.~~ 라고 핑계를 댄다.ㅎㅎ무엇이든 번성하고 충만할 때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주역64괘에서 이른다.자칫 주역의 글을 인용하면 아침에 붓을 들어 저녁에 재주를 논하는 꼴이라고흔히들 말할 수도 있다는 걸 알기에 쓰면서도 조심스럽다.마을 훈장님을 하셨던 친정부친은 주역은 점서가 아닌 학문의 으뜸이고 철학이라고말씀해 주셨던 기억덕분에 가끔씩 접해보고 있는 중이다.긴 역사 속에 변함없이 이 책이 읽히고 회자되는 것은 삶의 이치를 일깨우며易! 이 글씨처럼 쉽게 바뀌고 끊임없이 반복될 것임을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이 대한민국은 코로나로 불안한 국민들을 보살피기 보다는 오직 사상과 이념의 이전투구 속이다.권력을 쥔 자들이 국민들의 정서를 반으로 갈라놓고 극과 극으로 선동질을 하고 있다.시베리아 형무소에서도 솔제니친의 눈은 떠져 있었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도 엘리비젤의 귀는 열려있었듯이우리는 21세기의 인간이기에 지성과 나름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저들의 다툼을 결단코 무심히 내버려 둘 수가 없다.권력을 쥔 자들이 아집과 교만에 빠질 때 어찌 된다는 것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당나라 측천무후는 고종이 죽은 뒤에 어린 아들을 위해 섭정을 했다.세월이 흘러 왕노릇을  할 수 있을 만큼 자랐음에도 권력의 달콤함에 빠져 섭정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그러자 대신이 상소를 올려 간언했다.무후께서는 섭정의 자리에 있지만, 물극필반,기만즉경物極必反 器滿則傾-의 이치를 일러주며 무후의 퇴진을 권유했다.권력에 취했으니 대신의 말을 무시했던 그녀지만, 자기 뜻대로 모든 것을 이루지는 못했다.그리고 무후는 얼마안가 죽었다. 묘비에 한 글자도 새기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채.황제도 백성도 물극필반의 세상 이치를 비켜갈 수는 없다. 달도 차면 이우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그럼에도 권력이란 쥐고 나면 절대 놓고 싶지 않는 이런 것인가 보다.중국 역사에 500명이 넘는 황제중에 유일한 여성황제였던 측천무후지만, 가을이 되면 나뭇잎이 떨어지듯이그 누구도 이치를 역행할 수는 없는 것이리라.여야를 막론하고 높으신 나으리들은 율곡의 ‘격몽요결’ 을 읽어 보면 좋겠다.일하지 않고 놀 생각만 하고,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만 받아들이고 상대는 무조건 비난하고~헛된 말로 현혹하고. 절제하지 못하고 권력을 탐하느라 본분을 잊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들!반드시 벌 받아야 마땅하다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채찍이 되리라 생각한다. 코로나로 가뜩이나 두렵고 우울한 국민들이 아닌가?"정치는 백성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다." 라고 말한 레오황제의 말이 생각나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