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낚시배 선장집에 모여서 회식을 하면서 오늘 아침에 개불을 잡으러 간다고 해서 나도 따라 가기로 했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났다.
그런데 오늘 눈이 내린다는 예보때문인지 아침부터 날씨가 잔뜩 흐렸다.
개불은 낚시배를 타고 잡으러 가는것이 아니고 차를 타고 간다고 해서 선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집앞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지난주부터 낚시배 선장들이 개불을 잡으러 간다고 말해서 나도 끼워 달라고 해서 따라 가기로 했었는데 서로 스케줄이 맞지 않았다.
일주일전에 개불을 잡으러 가자는 전화를 받았었지만 인천에 올라갈때라서 못따라 갔었는데 어제 저녁 회식자리에 그때 잡아서 수족관에 보관했던 개불과 낙지가 회로 올라왔다.
횟집에 가면 기본 안주로 나오는 개불을 남들은 맛이 있고 영양가도 높다며 먹어보라고 했지만 실물을 보면 징그러워서 지금까지 한번도 입에 대지 않았었다.
그런데 나이가 동갑인 낚시배 선장의 아내가 자기도 징그러워서 먹지 않았었는데 몇일전에 처음 먹어 보았더니 맛이 있다며 먹어 보라고 부추켜서 어제 저녁에 처음으로 맛을 보았다.
사실 젓가락으로 한점 집어서 입속에 넣으면서도 머릿속에는 자꾸 실물이 떠올라서 께름찍한 생각을 뗄수가 없었는데 두눈 질끈 감고 씹어 보았더니 들치근한 맛이 돌았다.
개불을 잡으러 가는 인원이 일곱명이라서 나는 승합차가 아니면 차량이 두대가 올줄 알았더니 더블캡 트럭 한대가 오는 바람에 앞에 남자 세명이 타고 뒤에서 여자 네명이 비좁게 탔다.
대천해수욕장을 지나서 남포의 용두해수욕장이라는데 곳에 도착했는데
나는 처음 들어보는 해수욕장 이름이고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담했다.
썰물때를 맞추다 보니 바닷물이 있는곳으로 걸어서 들어 갈때까지 어둠이 걷히지 않고 컴컴해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물속에서 조금 돌아다니다 보니 날이 밝았다.
개불은 백사장 모래밭에 서식을 한다는데 자세히 살펴 보았더니 이곳저곳에 구멍이 수없이 많이 뚫여 있고 그속에 들어 있다는데 정확하게 어느 구멍속에 있는지는 알수가 없었다.
그리고 개불을 잡는 방법도 기존의 삽으로 구멍을 파내서 잡는 방법과 요즘에는 도구를 개발하여 인터넷으로 판매한다고 해서 나도 어제 저녁에 선장한테 한개 구매해 달라고 부탁해 놓았다.
개불이라는 이름도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지식백화사전에 수컷개의 불알과 비슷해서 개불이라고 했다는 내용이어서 웃었는데 여름철에는 1m 이상 깊이 서식하지만 겨울에서 봄철에는 산란기라서 얕은곳에 서식해서 잡을수가 있다고 했다.
개불을 잡으려고 삽으로 구멍을 파 보았더니 힘들어서 나는 도저히 잡을수가 없어서 다른사람이 구입한 도구를 빌려서 엉겹결에 겨우 다섯마리를 잡았다.
하긴 지난주에 처음 왔던 사람들 중에서는 한마리도 잡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는데 나는 겨우 다섯마리 잡고 체면치레라고 했지만 이렇게 잡아서는 팔기는 커녕 이곳까지 오는데 기름값도 되지 않을것 같았다.
오늘은 바닷물때가 빨라서 새벽에 어둠이 가시기전에 물속에 들어 갔다가 몇마리 잡는가 싶더니 바로 밀물이 되는 바람에 한시간도 채 작업을 못하고 바다에서 나와야 했다.
나는 맨몸으로 따라왔으니 미안해서 아침식사를 내가 사기로 하고 돌아오는 길에 대천시내로 들어가서 콩나물 국밥을 시켜 먹었는데 저렴하고 맛도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