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양양의 미천골 휴양림을 다녀왔는데...
미천골에 펜션을 산 직장 후배가 펜션을 수리할 일이 있다고 하여 양양을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하여
같이 가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런 쪽에 전문가인 동네 후배가 있으니 같이 가자고 하여 직장 후배와 나 동네 후배 그리고
집사람 네 명이서 다녀왔다.
한 집에서 30여년을 살다가 보니 초등학교 때 학부모로 인연이 된 사람들이 아직도 만나는 사람들이 많다.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도 늦다가 보니 우리보다 10여년 젊은 사람들도 같은 학년의 학부모들이
있어서 20여년 이상을 만나고 지내다가 보니 후배처럼 되어 버렸다.
이번에 그곳에 펜션을 산 직장 후배는 젊은 부인이 갑상선 암 수술 후 한 참 지난 뒤에 유방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하였는데,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서 거기에 집을 사게 되었고 이사를
가기 전에 수리를 하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같이 내려가게 된 것이다.
부인도 전문직이지만 건강이 우선이므로 여러 가지를 희생을 감수하고 내려가기고 한 것이다.
주변에 보면 젊은 사람들도 갑상선암과 유방암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식들을 다
키워 놓은 사람들이라면 그런 병이 걸리더라도 젊은 사람들만큼 덜 안타까운데, 젊은 사람들이
생사를 보장할 수 없는 암 같은 것에 걸리게 되면 당사자의 건강도 문제가 되지만 아직 성장하지
않은 자녀들의 문제도 그에 못지않게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저런 건강 이야기를 하다가 치매 이야기까지 나와서 수리할 곳을 살피러 가는 동네 후배가
자기는 치매가 걸리면 자식들이나 부인에게 까치복 세 마리를 구워 달라고 하여 소주안주로 먹고
잠을 자겠다고 한다.
치매가 걸리면 그런 정신이 없기 때문에 정신이 온전할 때 부탁을 해 놓으면 무슨 고기인지 잘
모르는 부인이나 아들이 안주로 줄 것이니, 소주와 먹고 자면 아무것도 모르고 죽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탁을 하려고 한다고 한다.
회갑이 체 되지 않은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하길래, 어찌 그런 생각을 하는가 하고 물었더니
부모님들이 치매로 고생하다가 돌아가시는 것을 보면서 그렇게 사는 것이 너무 싫기 때문이라며
평소에도 늘 생각해 왔던 것이라고 한다.
어차피 본인은 아무 것도 모르니 자신이 고통스러운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가족은 지옥일 것이
아니냐? 고 하면서 복을 먹고 죽으면 독도 검출이 안 되고 고기를 준 사람도 양심의 가책도 덜고
그 방법이 좋을 것이라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한다.
설령 독이 검출이 안 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을 먹었는지 조사하면 다 다 나올 것이라고 하니
누가 조사를 하겠는가 한다.
어쨌든 아직 회갑도 되지 않은 젊은이들에게도 나이 들어서 가장 무서운 병이 치매인가 보다. 사실
나이가 들어서 오는 병중에 가장 무서운 병이 치매인 것은 분명할 것이다.
우리 어머니도 살아 계실 때 가장 걱정을 했던 것이 치매로 외할머니가 치매로 10여년 정도를
고생하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혹시 치매도 대물림 할까봐 무서워 하셨다.
다행이 치매로 돌아가시지는 않았지만 허리와 다리의 뼈를 다치면서 병상에 두 달 정도 누워 계시니
치매기가 보이기 시작하다가 혼수상태로 들어가면서 두 달 만에 돌아가셨는데,
건강하던 분이 병상에 누워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니 스트레스 때문에 치매가 왔었던 것 같다.
가족이 혼수상태에 들어가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가족들 간에 의견일치가
되지 않으면 아주 곤란한 문제가 발생한다.
대충 짐작은 하겠지만 생명유지를 계속 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결정이다.
내 자신에 대해서는 이런 상황에서는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지만 부모에 대해서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우리 집에 형님이 계셨지만 이런 문제들은 나에게 일임을 하였는데 고맙게도 우리들에게 그런
결정을 하지 않도록 하고 돌아가셨다.
나는 나름대로 신앙을 40여 넌 넘게 신앙생화를 해 오다가 지금은 졸업을 해 버렸지만 신앙을 떠나서
죽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되면 더 살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며 국가나 자식의
신세를 지면서 더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예정이다.
죽고 사는 문제를 자신의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상항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더 살고 그만
살고를 자신이 선택할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이 세상에서 더 이상 할 일이 없고 이 세상에 짐만 된다면 더 살아 있을 이유도 없는데 왜 고통
속에서 다른 사람을 고생스럽게 하면서 더 살아야 하는가...
더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면 그만 사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는 가족의 부양을 저버리고 죽음을 선택한다면 비겁하고 남은
가족들이나 자신을 이 세상에 있게 한 신(神)에게 죄를 짓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자신이 할 일을 다 끝냈다면 누가 뭐라고 할 것인가.
자연에서는 번식과 양육의 소임을 다 하면 어떤 생명체든 자연으로 돌아간다.
사실 인간들도 생물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60~80사이가 되면 가정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되는데
자연상태라면 자연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의술이 수명을 연장시키는 바람에 100세 시대니 120세 시대니 하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인데 사실 나이가 들어서 죽지 못해 사는 생활이 뭐가 좋겠는가...
로마시대에는 남자들이 17세에 군대를 가서 45세 정도에 제대를 했는데 다행히 살아남은 사람들은
연금을 타면서 살았다.
그러다가 늙어서 자신이 스스로 육신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그렇게 사는 것을 추치로 여겨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명예롭다고 생각해서 명예로운 죽음을 택했었는데 60세 언저리였었다.
우리나라나 일본에 있었던 고려장이라는 제도도 먹고 살기가 힘들었을 때 후손들을 위해서 살만큼 산
부모들이 부모와 자식들의 무언의 약속 가운데서 부모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이 아니겠는가?.
유명인들 가운데서도 나이가 들어서 병이 들어서 더 사는 것이 본인에게도 고통이고 자식들에게도
고통이라고 생각하여 스스로 단식으로 죽음을 택한 사람들이 있는데, 2004년 단식으로 세상을 뜬
백자부(白磁賦)라는 한시를 쓴 김상옥 시인이 있는데, 자신을 간병하던 부인이 먼저 세상을 뜨자
자식들을 불러 놓고 단식을 천명하고 5 일만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 당시의 나이가 85세였다.
단식으로 자신의 생명을 끝냈으니 자살이지만 종교계에서나 신문의 사설이나 어느 누구도 그 분의
단식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 일본에는 요나고(米子)에 있는 청수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절은 덜컥 절로
나이가 많은 할머니들에게 인기가 많은 절이라고 한다.
그곳에 있는 불상에게 기도를 하면 밤에 자다가 덜컥 죽을 수 있는 효험이 있다고 해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관광회사에서 그런 할머니들을 모시고 효험이 있다는 절을 찾아 모시고 다니는 관광이
있다고 한다.
사는 것이 고통스러워서 죽고는 싶은데 스스로 죽을 수 없으니 죽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러 다닌다고 하니
우습기도 하고 남의 일 같지 않기도 하다.
죽으면 아무 것도 없이 흩어져 버린다면 무엇이 죽는 것이 겁이 난다고 남에게 부탁을 할 것인가?
죽어서 천국이나 지옥이 있다면 그 또한 무엇이 겁이 나겠는가?
특별한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천국을 갈 것이고 설령 지옥을 간다고 하더라도 이미 자신이 그
방향을 바꿀 기회는 지나가 버렸는데 고통스럽게 살아남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다.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결정하는 것이 신에게 죄가 될까봐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국가나 가족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는데 설령 신(神)이라고 하더라도 문제를 삼지 않을 것 아닌가?
역사적 사실이라면 인류를 위해서 스스로를 버린 그런 시범을 보인 분이 이미 있었던 셈이니 죄가
되지 않을 것 아닌가.
그리고 더 오래 살아있으면 살아 있을수록 가족들에게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을 준다면 오히려
그것이 가족에게 죄를 짓는 것이 될 것이 아닌가.
나는 내가 병이 들어서 더 살아 있는 것이 이 세상에나 자식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할 때는 내 생명은
내가 결정한다는 생각을 일찌감치 가지고 있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죽어서 아무 것도 없이 사라진다 해도 고통 속에 사는 것보다 나을 것이고.
또 다른 세상이 있다고 한다면 이 세상보다는 좋을 것이 아닌가..
의식주의 고통이나 감정의 고통에서 해방이 될 것이니...
살면서 지은 죄는?
너무 심각한 것이 아니라면 눈감아 주시겠지....
공증이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정신이 없다면 절대로 연명치료를 하지 못하도록 공증을
해서 가족들 간에 공유를 하려고 한다.
그리고 단식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을 할 것이고....
그리고 까치복 세 마리보다는 차라리 단식이 더 품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단식을 선택할
예정이다.
첫댓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지요. 자연스러운 본능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의 한계가 있어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는 겁니다.
과거 추잡한 꼴을 보이기 싫다고 했던 어느 지인 마지막 모습이 기억이 나는군요.
수족이나 생리현상을 자기 뜻대로 못하는 초라한 모습으로
더 살고싶다고 나에게 말했을 때 아 나는 이제 앞으로 자신있게
삶과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지요.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삶을 영위하기 바랍니다.
그 사람은 생에 미련이 남아서였을까요 ?
아니면 죽음이 두려워서였을까요?
깊은 성찰이 있었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겠지요
제가 아는 분도 스스로
단식하셔서 돌아가셨지요.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치매 걸린 후에는
그것도 못하겠지요~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정실줄을 가다듬어야 겠지요...
내가 잘 아는 분도 지난 5월에 간암 4기라는 판정을 받고 곧바로 단식을 하고 돌아가셨습니다.
내가 만난 기인 이야기라고 썼뎐 글에 등장하는 분이지요
서정주 시인은 부인이 먼저
떠나자 일주일 간인가 음식을
먹지않고 죽었다는 글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양양 미천골 예전에 매년 여름에 가서 쉬다오곤했지요 물좋고 산좋은 미천골 생각나네요
까치복 3마리로 ..
단식으로 ...
전 혼자 산속에서 살다가 가기로 했습니다 ㅎ
나는 여행하다가 히말라야 설산을 바라보면서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다가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면 다가올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까? 누구나 잘 죽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을 것입니다.
글을 읽으니 좋은 방법을 나름대로 한 번 강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죽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해 보았던 사람입니다.
죽음은 인간에게 주는 신의 축복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으면 더 이상 두려월 할 필요가 없겠지요
사실 나이가 들어서 살만큼 살다가 죽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랍니다.
나이가 드니 종종 죽음을 의식하고 사니 더 겸손해지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 되더군요.
그렇게 늙어 가는 것이 정상이 겠지요...
세상에서 더 이상 할 일이 없고 이 세상에 짐만 된다면 더 살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구절에 머무르게 됩니다.
까치복 세 마리를 구워 안주삼아 먹겠다는 구절은
썸찍허지만 절절하게 들리기도 하구요.
이곳은 주일 아침입니다.
삶과 죽음
무거운 주제여서 아침에 읽기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죽음을 대하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것인가에 대한 생각 할 시간을 가지게 되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무겁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와 인연맺은 모든 것들은 시간이 맺어준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그 인연은 시간이 도로 가져가 버리지요
아쉽게 생각하지 말고 인연이 남아 있을 때 잘하면 되지요
죽음을 앞두면 생의 애착이 더욱
강해진다고 합니다만...
시한부 선고 받은 제 지인은
모든 치료를 거부 하더니
어느날 홀연히 생을 마감(자살) 하더군요
여기에 남은자의 슬픔과 애통함은
이루 말할수 없더군요
비온뒤 푸른 싹들이 새 생명을
잉태 합니다
건강한 삶으로 평안 하시기를요 ~^^
똑똑한 한 분과 그러지 못한 자식들이군요...
나는 자식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