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부끄럼이 많은 걸까요? ”
“ 낯을 좀 심하게 가리는 것 같아요 ”
“ 학교에서 말을 안한다던데... ”
집에서는 재잘재잘 대답도 잘하고 말도 잘하는 우리 아이가 집을 벗어나면 입을 꾹 다물고 말을 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 분명 말을 잘 할 수 있는데 대답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아이를 보며 초기 많은 부모님들께서 위와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하지만 이러한 생각도 잠시,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침묵이 장기화 될수록 조금 낯을 가리거나 부끄러워하는 아이가 아닌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게 되어 전문가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아이는 현재 어떤 상태일까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일까요? 부모로써 어떻게 해줘야 하는거죠?
지금부터,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에서 차근차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말을하지 않는 우리아이, 선택적함구증(함묵증)이다?
위의 내용과 우리 아이의 증상이 비슷하다고 느끼셨다면, 아니면 위의 증상 때문에 걱정이 되어 관련된 글을 찾아보시다 이 글을 보셨다면 ‘선택적 함구증(Selective Mutism)’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선택적 함구증이란, 언어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상황에서 말을 하지 않는 증상을 말하는데요. 즉, 학교에 가거나, 낯선 사람들을 만나거나, 본인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무표정해지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말하기 어려워하고(말을 하지 않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 선택적 함구증 진단기준(DSM-5)
A. 다른 상황에서는 말을 할 수 있으면서도 말하는 것이 기대되는 특정한 사회적 상황(예: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말을 하지 못한다.
B. 장해가 학업적, 직업적 성취나 사회적 의사소통을 저해한다.
C. 장해의 기간이 적어도 1개월 지속된다(입학 후 처음 1개월에 한정되지 않는다).
D. 말하지 못하는 이유가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언어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그 언어에 대한 불편한 관계가 아니다.
E. 장해가 의사소통 장애(예: 아동기 발병형 유창성 장애, 즉 말 더듬기)에 의해 설명되지 않으며, 자폐 스펙트럼 장애, 조현병, 또는 다른 정신증적 장애의 기간 중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특징주로 집에서는 말하나 학교에서는 말을 하지 않거나 읽기 시간에 소리내어 읽지 않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선택적 함구증(Selective Mutism) 발생 원인
함구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다양한 추정 원인들이 있습니다.
이미 말한 심리적인 충격이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겠으며 그 외 사회적 불안, 기질적인 특성, 부모님의 양육방식 등을 비롯한 다양한 원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장하면서 함구증의 문제가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나 함구증으로 인해 학업 수행이나 또래관계를 맺는데 큰 지장을 초래하며 또래로부터 놀림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많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발음문제나 지적 능력의 결함, 의사소통장애와 같은 다른 일차적인 원인들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 다양한 관점으로 보는 함구증 발생원인
∙구강기의 지나친 억압의 결과로 의존성 및 유기공포(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및 공포)와 관계되어 나타난다 – 정신분석적 관점
∙부모의 폭력, 특히 언어발달의 중요한 시기에 받게되는 얼굴이나 입 주변의 외상, 신체적 또는 성학대와 관계가 있다.(외상성 함구증) - 외상론 관점
∙ 태어날 때 무터 성격상의 특성과 관계가 있다. (어릴 적 지나친 수줍음 또는 가족내의 지나친 수줍음 등) - 체질 또는 기질적 요인 관점
∙ 주 양육자와 강한 정신적유대로 말미암아 분리되었을 때 분리불안을 느껴 함구증이 발생할 수 있다 – 분리불안적 관점
∙ 부부간의 불화, 어머니의 우울증, 부모의 과잉보호, 가족들간의 지나친 의존심, 사회적 고립, 가족 상호간의 불신감 등이 원인일 수 있다 – 가족 정신병리적 관점
∙ 신경 발달학적 요인으로 이상이 있는 경우(정신지체, 대화장애, 유뇨증, 유분증 등 뇌파검사 이상소견을 보이는 아동) - 신경발달학적 요인 관점
만약 우리 아이가 선택적 함구증이라면,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치료방법과 부모님과 교육현장에서 교육자들이 해주어야 할 행동수칙 Tip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선택적 함구증 치료방법
선택적 함구증의 치료방법으로는 놀이치료, 행동치료, 심리치료, 약물치료, 가족치료 등 대상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1) 놀이치료 : 유용하다는 보고가 많기는 하나 치료기간이 너무 길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말하도록 강요하지 말고 놀이에 표현된 의미에 주목합니다. 말을 하라는 압력이 없고 기대가 없어서 선택적 함구증 아동이 놀이치료에 대해 편안해합니다.
놀이는 수용될 수 없다고 느낀 자신에 대한 느낌을 안전하게 표현하게 하며 이런 느낌을 치료자가 수용함으로써 아동은 자신을 좀 더 긍정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자신을 수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감정을 방어했던 침묵을 포기합니다.
2) 약물치료 : 사회공포증 치료약물(phenelzine, fluoxetine)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3) 행동치료 :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언어산출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시도에 보상을 줍니다. 이 증세가 사회적 강화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고 아동의 말하는 행동과 관련된 불안을 줄여 주거나 말하는 행동에 긍정적 강화를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고 장기적 효과 유지에 대한 보고가 없습니다.
4) 가족치료 및 가족의 개입과 행동치료 접근의 병행 : 병행적 접근의 효과가 보고되고 있으나 최대변인은 아동의 지능수준과 치료기간입니다. 호전을 보인 아동은 대개 10세 이전에 좋아지는데 어릴 때의 조기 치료가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치료로는 심리치료와 약물치료가 병행되는 것이며, 약물치료에서는 주로 phenelzine와 fluoxetine를 사용하고 심리치료에서는 점진적 노출법(행동치료 요소)를 사용합니다.
Tip) 선택적 함묵증 아이와 함께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드리는 행동수칙
① 말을 하지 않는다고 벌을 주거나 말하도록 유도 및 재촉을 한 후에 보상을 주는 것은 불안전성을 유발해 아이의 침묵을 유지시키는 행위임으로 하지 않아야 합니다.
② 아동이 편하게 느끼는 상황에서 독서, 이야기 꾸미기 등의 활동을 격려해주세요. 꼭 말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닌 비언어적인 표현부터 점진적으로 자기표현을 해주시는 겁니다.
③ 부모는 집에 아는 사람이 많이 데려오도록 하며, 아동이 위협적이라고 느끼지 않는 상황에서 타인과 대화하는 것을 도와주세요. 여기서 위협적이라고 느끼지 않는 상황은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말을 재촉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④ 집과 학교에서 성인과의 비언어적 활동이 점진적으로 증가되도록 격려해주세요. 말할 기회가 주어져야 하나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⑤ 선생님과 아동 간에 좋은 관계가 성립되면 조심스럽게 아동이 사적으로 말하도록 격려해 주세요. 단, 아동이 불안해하면 비언어적 활동을 계속하기 때문에 교사가 말하도록 재촉하지 않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한 단어 정도의 답으로 충분합니다.
지금까진 드린 행동수칙 5가지의 핵심 요소는 바로, 아이를 지지해주고 말에 대한 압력을 주지 않으면서 언어적 참여를 격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말을 ‘안’하는 것이 아닙니다. ‘못’하고 있는것입니다. 두려움 때문에 불안함 때문에 하고싶지만 못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기다려주세요. 지지해주세요. 아이가 점차 두려움을 이기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 가정에서 그리고 교육현장에서 이뤄줘야할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행동수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가족상담,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을 진행하는 심리치료센터입니다. 또한 10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치료사가 배치되어 전문적이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1) 범불안장애·선택적 함구증·분리불안장애·발모광, Medical observer, 박미라 기자, 2014.11.11
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8432
2) [정신건강칼럼 : 11월] “학교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대요” : 선택적 함구증, 정신건강이야기,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심리 전문가 노 은 아
http://amc.seoul.kr/asan/depts/psy/K/bbsDetail.do?menuId=862&contentId=250604
3) 말을 하지 못하는 언어장애(선택적 함묵증 증상과 치료방법), 건강 story / 마음의 상처 치유법, 2019.09.21
https://wooding92.tistory.com/187
4) 아동의 증상과 특성별 놀이치료. 염숙경 저. 학지사
사진출처 : pixabay(재사용 가능)
작성자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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