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의 계획은 12시 쯤에 집에서 출발해서 느긋하게(...) 줄 서서 굿즈 사고 입장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가족 중에 진성 팬이신 분이 아침 일찍 나서서 잠실 주경기장에 도착해서 실황을 알려 줬는데, 굿즈를 사는데 줄이 어마어마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메시지를 받자 마자 서둘러서 씻고 나갈 채비를 한 게 10시 반 정도. 토요일 오전은 차가 막히는 서울인지라, 도착은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탄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가려는데, 주차 관리하시는 분이 물어보시더군요. 지금 공연하려는 사람들 유명한 사람들이냐고. 그래서 제가 한 17년 전에 굉장히 유명했던 아이돌이었다고, 자녀분들이나 손녀분들 정도면 아실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공연장인 잠실 주경기장으로 가는 길에서 발견한 MBC 중계차량은, 오늘 공연의 세팅과 촬영에 관련이 있는 듯 했습니다. 조만간 MBC 에서 공연 실황을 녹화해서 중계해 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과거에 수 많은 해외 밴드들 공연을 중계해 줬던 '문화'방송이라면 충분히 다시 할 수 있고 말고요. 암.
HOT 팬이라면 필구해야 하는 굿즈를 사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팬들이 선 줄이 주경기장을 두바퀴 돌고도 남을 만큼 길었습니다. 줄의 단면으로 치면 1열에 5-6명 정도는 서 있는 건데도요... 그나마 오전 일찍 서신 분들은 이것저것 많이 건지셨을텐데, 점심 지나서는 led봉과 우비가 전부였네요. 아래 사진은 그나마 오전 시간대라서 줄이 길지 않았(?)던 편입니다.
이 줄을 선 시점이 1시가 되기 약간 전이었는데, 3시쯤 되어서야 매대를 거쳐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휴... HOT 팬들의 응집력을 실감한 날이었습니다.
굿즈를 판매하는 매대 앞에 가득한 인파.
오늘 공연 참여 인원 속에는 외국인들의 비중이 상당했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이 엄청났네요. 그 외 동남아 국가에서 오신 분들도 꽤 되었습니다.
그라피티로 꾸며 놓은 컨테이너 박스가 산뜻합니다. 이 컨테이너 박스와 더불어, 멤버들의 실루엣으로 꾸며진 공연안내 조형물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오랜만의 공연이니 시작 전에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죠.
공연장 내부의 전경입니다. 모든 자리가 좌석으로 배정되어 있었기에 구역별로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3층 의자가 좀 낡은 것만 빼면 무난했습니다. 1, 2 층은 새걸로 다 갈았더군요.
굿즈를 사려는 팬들이 너무도 많았는데, 판매는 6시에 마감되었고 못 사신 분들의 줄이 너무도 길었기에 입장이 다소 지연되어, 7시 시작으로 예정된 공연은 7시 반 정도에 시작되었습니다.
2006년도 광복절의 메탈리카 공연 때 이후로 주경기장 안 쪽으로 들어와 본 적은 처음입니다. 당시에는 스탠딩이라서 경기장 전체의 풍광을 볼 수 없었는데, 이렇게 3층에 올라와서 전경을 보게 되니 장관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무대의 크기와 스크린 등의 배치에서 규모가 남달랐습니다.
공연이 임박한 시점.
무대의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팬들은 환호성을 지릅니다.
드디어 빛을 발하는 무대의 스크린과 조명들. 무대 좌우 주변부에도 크고 작은 스크린을 배치하여, 시야가 먼 좌석의 팬들에게 멤버들 개개인의 모습을 크게 비춰주는 배려도 있었습니다.
반나절이 지난 이제 와서 셋리스트가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아마도 전사의 후예로 시작했었던 것 같습니다. 팬들 정말 대단한 게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죽어라 열창을 하더라구요. ㅎㅎㅎ
중간중간 멤버들의 만담도 재미있었네요.
장우혁이 예전보다 느끼(?)해지고, 이재원도 말주변이 많이 좋아진 모습이었습니다.
곡들은 대부분 히트곡 위주로 편성되었고, 시간의 중간 즈음에 멤버 1인별 개인무대를 휴식(?) 겸으로 가진 뒤 다시 체력 충전하여 끝까지 안정적으로 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Candy 의 리바이벌에 이어 마지막 곡인 빛을 부르고, 팬들의 요청에 따라 몇 번이고 리바이벌을 하며 끝이 나지 않는 아쉬움을 달래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내일(10월 14일)에도 공연이 있기에 공연은 끝이 나고, 아쉬움과 함께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인파들...
오늘 공연에서 좋았던 점을 적어 보자면,
1. 모든 음악을 세션의 라이브 연주로 한 점. 현장감과 박력이 넘쳤습니다.
2. 음향장비가 엄청 좋았던 듯 한 게 노이즈가 전혀 없었습니다.
3. 멤버 개인들의 가창력도 좋았고, 체력관리를 잘 한 듯 크게 지치는 모습이 없었습니다.
4. 꼼꼼한 무대 연출(영상, 레이저, 불꽃 등등...)로 공연 집중도가 높았습니다.
5. led봉의 중앙 제어로 현란한 변화.
저는 HOT의 진성 팬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팬이셨던 분들은 아주 손꼽아 기다렸을만 했습니다. 즐거운 기분 충만하고 스트레스 잘~ 풀고 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공연 중간에 2019년도에 이벤트가 있음을 암시하는, 스크린내의 해쉬태그 #2019 가 나왔습니다.
2019 년도의 이벤트는 과연 어떤 것일까요? 또 다른 공연일지, 아니면 새로운 앨범 소식일지.
기대가 되는 밤입니다.
혹시 공연을 못 가셔서 아쉬우신가요?
공연 말미에 리바이벌로 열창한, 대표곡 두 곡의 영상 보고 가세요.
* 본 블로그의 사진 및 동영상은 글 작성자의 것입니다. 퍼가셔도 상관은 없지만, 촬영자를 속이거나 재가공하지는 말아 주세요.
첫댓글 아이돌(?) 공연이 세션에 이렇게 신경 쓰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일텐데 나름 사운드에 욕심을 냈나보군요.
네. 사운드 진짜 좋았습니다. 제가 신경써서 듣는 드럼 파트는 원곡 재현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지만 듣기는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