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대학 동기가 연로하신 어머님을 만나 뵈러 일시 귀국하였다.
다른 동기들은 이미 여럿이서 골프를 한번 쳤으나 골프를 치지 않는 동기들도 있고
그 때 못나온 동기들을 위해서 마련한 저녁이다.
우리가 자주 만났던 압구정 한일관으로 하지 그랬어. 하였더니
거기는 비싸단다. 지금 우리나이에 조금 비싸면 어떠냐?
거긴 걸상에 앉아 먹을 수 있고 우리를 위한 별실도 쓸 수가 있는데 하고 불평.
기진이는 나와는 각별한 사이이다. 같이 산악반활동을 하였고, 선친이 흉부외과교수로 병원 관사에 살았기 때문에 지금은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점심도 종종 얻어먹었고, 동생들까지도 잘 안다.
더구나 명동성당에서 한 결혼식에 갔다가
병원 돌아오는 길에 피운 양담배로 벌금까지 물은 적도 있으니.
의과대학 본관 입구에 붙었던 재시자 명단의 출석번호 4번은 누구인가?
나는 미국에 사는 고학진이라 확신을 하는데 다른 동기들의 의견은 다르다.
글쎄, 나의 기억력을 누가 의심을 하는가?

가운데가 기진이, 플로리다로 은퇴 후 일주일에 몇 번씩 골프를 쳐서 얼굴이 마치 농부같다.
실내에서 우리 대학 졸업 45주년 기념 모자를 쓰고 있는 친구는 머리를 감추려고.


먼저 나온 파전.
술은 소주와 맥주, 그리고 소맥으로.
난 이럴 때 맥주 한잔은 그냥 마시고 다음부터는 소주로.
설악산 봉정암부근에 등산하다 조난사한 이필복이도 화제에 나온다.
이기진과 나, 그리고 필복이와 세명이서 67년 1월 중,
설악산 예비등산을 북한산주능선을 세검정부터 우이동까지 하였었다.
그 후 나는 혼자 남해안을 여행 중이었는데.
여수에서 강원도지역의 폭설이 왔다는 뉴스를 듣고 이 동기의 설악산 등산을 걱정하였더니
봉정암으로 하산하다 조난사하였었다.
그 해 여름에 조난당한 그 자리의 암벽에 자일을 걸고 올라가서 동판을 박았었다.
내용은 '우리의 사랑하는 이필복군, 여기 백설위에 고이 잠들다.'
가을에 산악반 동기들을 그 부모가 집으로 초청하여 저녁을 대접하였는데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지금도 '어머니 저 왔어요.' 하며 들어올 것 같다고 눈물지었다.

잘 삶은 돼지 보쌈.

낙지볶음, 맵지 않아 좋다.

마지막 식사는 경상도식 칼국수, 이건 내 입에 맞다.

개업을 하느라 약간 늦게 도착한 임종윤 동기.



참석한 우리 동기들은 장성호, 윤덕기, 최낙규, 고석환, 박주철, 임종윤, 그리고 미국에서 온 이기진 등 여덟 명이다.
모임은 1차를 설매네에서 끝내고 2차를 폴 앤 메어리라는 음악홀에 갔지요.
몇 나오지도 않은 모임에서 장성호와 윤덕기는 먼저 집으로 가고.



미국에서 온 이 기진이가 비싼 싱글 몰트를 한병 샀네요.
이를 카톡방에 올렸더니 박주철선생이 샀다고 해서 정정.

안주는 과일로.

전체 분위기는 내가 한동안 자주 갔으나 없어진 올리버와 비슷하다.
한 면을 빼곡하게 채운 LP.



우리가 신청한 곡은 비틀즈의 Yesterday
와 가사가 아름다운 스퀴타 데이비스의 The end of world.
트리오 로스 판쵸스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등.
주철이가 미국 연수가서, 기진이가 미국 이민 초기에 영어가 서툴러 고생한 것들을 웃으면서 이야기 할 때가 되었네요.
김해에 있는 산악반 동기 오규철에게 전화를 걸어 기진이를 바꾸어 준다.
우리 모두가 학창시절인 50년 전으로 돌아갔었다.
모두 들 만나서 반갑고 즐거웠다.
다음날 이기진부부와 식사를 하고 내 Facebook 펜인 이기진처에게 내가 쓴 책을 전해주려고 전화를 하였더니
연락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도 6개월에 한 번씩은 나오겠다고 약속을 하였으니 그때 다시 보자.
첫댓글 난, 체력이 달려서 2차까지 가서 양주 마시기는 어렵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