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뉴 LS 600hL은 안팎의 디자인이 크게 변화했다. 풀 모델 체인지급이다. 반면 파워트레인과 편의 장비는 이전 모델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렉서스스러운 조용함이나 거동은 여전하고 안락함이 우선된 세팅을 지향하고 있다. 속도나 노면에 상관없이 정숙성을 유지하는 모습은 국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이다. ACC나 HUD 같은 편의 장비가 없는 것은 아쉬울 수 있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렉서스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데뷔 후 한동안은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지만 지금은 스포티함을 가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나온 렉서스의 신차 3대가 이전보다 한층 다이내믹한 스타일링을 지향한다.
LS는 ES와 함께 렉서스를 견인하는 모델이다. 판매는 ES가 가장 많지만 렉서스의 아이콘은 역시 기함인 LS이다. LS는 데뷔 후부터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는 렉서스의 스테디셀러이다. 그리고 렉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주역이기도 하다.
LS는 판매 풀 시즌이었던 1990년에 4만 2천대가 넘게 팔렸고 이후로도 꾸준히 2만대 이상을 유지해 왔다. 현행 모델이 나오고 본격적으로 북미 이외의 시장에서도 판매가 됐던 2007년에는 글로벌 판매가 7만 1천대를 넘었다. 그리고 데뷔 후 첫 17년 중 15년 동안 미국의 고급차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의 미국 누적 판매는 17만 대 이상으로 BMW와 메르세데스에 뒤지고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내년에는 다시 미국 판매 1위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뉴 LS는 풀 모델 체인지가 아닌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다. 토요타 코리아의 올 뉴라는 수식어는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페이스 리프트의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마케팅이다. 요즘은 풀 모델 체인지와 페이스 리프트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게 유행이기도 하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객 평균 연령은 높은 편이다. 따라서 연령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 렉서스가 이전보다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이번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는 F 스포트 버전도 추가된다. LS에 F 스포트 버전이 추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 스포트는 프런트 스플리터와 리어 디퓨저, 단조 알루미늄 휠, 스포츠 머플러 등이 포함됐다. 보디 킷을 비롯한 주요 파츠는 토요타의 자회사인 TRD(Toyota Racing Development)가 개발했다. 국내 판매되는 모델은 기본형인 LS 460 수프림부터 LS 600hL 4시터까지 총 5개 트림이다. 시승차는 최고 사양인 LS 600hL 4시터이다.
EXTERIOR
외관을 보면 풀 모델 체인지라고 할 수 있다. 완전히 달라졌다. 크게 바뀌었지만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능한 디자인이다. 올해 국내 출시된 GS와 같은 패밀리룩이 채용됐다. GS만큼이나 민첩해 보인다. 한편으로는 중후함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전보다 좋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시승 행사에는 여러 색의 LS가 있었지만 검은색이 가장 잘 어울린다.
같은 패밀리룩이지만 한 사이즈가 큰 차에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얘기이다. 하지만 덩치가 큰 LS에도 멋지게 적용됐다. 뉴 LS는 각도에 따라서 실제보다 차가 작아 보이기도 하고 커 보이기도 한다. 앞뒤 오버행은 10mm, 20mm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짧다. 겉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구분하기 힘들다. 측면의 하이브리드와 트렁크의 LS 600hL 로고로만 구분이 가능하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5,210×1,875×1,465mm, 휠베이스는 3.090mm이다. 구형 대비 전장만 30mm 늘어났고 나머지 수치는 동일하다. 일본차, 그러니까 일본 브랜드의 차는 대체로 전장 대비 전폭이 좁은 편이다. LS도 7시리즈, A8보다 조금은 전폭이 좁다. 반면 S 클래스보다는 조금 넓다. 타이어는 245/45R/19 사이즈의 브리지스톤 투란자 EL42이다.
INTERIOR
실내의 디자인도 뉴 GS와 같다. 구형과는 완전히 달라졌으며 GS와는 같은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구형에 비한다면 분위기가 밝아졌다. 특히 다소 부담스러웠던 빨간색 우드 트림은 보다 자연스러운 색상으로 바뀌었다. LS의 실내는 눈이 편하고 마무리에서는 흠 잡을 구석이 없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모니터이다. 12.3인치의 와이드 모니터는 시인성이 뚜렷하고 크기가 늘어났음에도 각종 폰트가 선명하다. 내비게이션의 화질도 괜찮은 편이다. 센터페시아의 버튼 수는 줄었지만 더 많은 기능이 모니터 안에 내장돼 있다. 컴퓨터 마우스를 연상시키는 컨트롤러의 움직임도 한결 자연스럽다.
시트는 크기가 넉넉하고 가죽의 질도 좋다. 당연히 모든 조절이 전동이며 자신의 체형에 맞춰 세밀한 조절이 가능하다. 다른 부분에 비해 계기판은 화려함이 떨어지는 편이다. 디자인이 평범하다. 차기 모델에는 계기판도 디지털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어 레버 뒤에는 많은 버튼이 모여 있다. 다이얼은 컴포트와 에코, 스포트, 스포트 S+ 모드를 선택할 수 있고 하이브리드 모델이어서 EV 모드 버튼도 추가됐다. 그 뒤에는 블라인드와 시트 조절, 시트 냉난방 버튼이 마련돼 있다.
2열은 앞좌석보다 현란하다. 센터 콘솔에는 순간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버튼이 있다. 2열 승객은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버튼이 많아도 상관이 없고 조작법을 파악하는 재미도 있다. 센터 콘솔에는 오디오와 공조장치는 물론 블라인드, 시트 조절 버튼이 모여 있다.
그리고 뒤의 커버를 열면 엔터테인먼트와 마사지 리모컨이 있다. LS의 2열 시트 마사지 기능은 탁월하다. 기분 탓인지 오히려 구형보다 마사지가 약해진 느낌은 있지만 다른 메이커보다는 좋은 수준이다. 등 전체를 골고루 문지르는 기분이 그만이다.
모니터는 천정에서 펼쳐지는 타입인데 이보다는 1열 시트 등받이에 개별적으로 하나씩 있는 게 더 좋을 듯싶다. 우드로 마무리된 테이블도 특징이다.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펼쳐지고 회전도 가능하다. 슬라이딩은 되지 않는다. LS의 2열 실내등은 작은 버튼으로 밝기 조절도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때문에 트렁크 용량이 준중형차 수준으로 줄어든 것은 단점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안팎의 디자인은 풀 모델 체인지급이지만 파워트레인은 그대로 사용한다. 파워트레인은 394마력의 힘을 내는 5리터 V8 엔진과 CVT의 조합이다. 전기 모터를 더한 종합 출력은 445마력이다.
LS의 정숙성이야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엔진 자체의 소음도 적지만 보닛 안쪽에도 두꺼운 흡음재가 붙어 있다. 그리고 하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차단이 잘 되어 있다. 아스팔트가 아닌 노면을 달릴 경우 엄청난 소음이 올라오기 쉬운데 LS는 그마저도 상당부분 걸러내고 있다. 엔진 회전수를 높이 올려도 실내로 밀려들어오는 소음이 크지 않다. 정숙성면에서 여전히 렉서스다운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
LS 600hL은 빠르게 속도가 붙는다. 덩치와 무게가 있다 보니 빠르게 달린다기 보다는 육중하게 돌진하는 느낌이다. 체감은 늦지만 실제로는 빠르다. 0→100km/h 가속을 6초 이내에 끝낸다. 반면 100km/h 이후의 가속력은 출력에 비해 인상적이지는 않다. 정지에서 200km/h까지 약 23초 정도가 걸린다. 아우디 S4와 비슷한 수준이다.
200km/h을 넘어서도 속도는 꾸준하게 붙고 250km/h 이상도 바라볼만하다. GS의 구형과 신형만큼의 차이는 아니지만 LS 역시 고속 안정성이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고속에서도 편하게 직진할 수 있다. 이전에 비한다면 땅에 붙는 느낌이 생겼고 운전대로 전달되는 감각도 좋다. 구형을 탔을 때는 210km/h 제한이 걸리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파워트레인의 감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고속 안정성이 좋아지긴 했지만 하체도 여전히 컴포트함을 지향한다. 어지간한 충격은 모두 흡수하고 1, 2열 상관없이 포근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특히 뒷좌석 승차감이 좋아진 게 특징이다. 하지만 에어 서스펜션은 가장 단단한 모드에서도 부드럽다. 독일제 기함에 비하면 서스펜션의 모드 차이가 크지 않다.
LS 600hL은 언더스티어의 양도 많다. 고속으로 완만한 코너를 돌 때도 한 쪽으로 무게가 쏠리면 밀리는 힘이 강하다. 저속에서도 방향 전환을 해도 밖으로 밀리는 경향이 크게 나타나서 조심스럽다. LS의 차급과 가격을 생각하면 ACC나 HUD가 없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당연히 있어야 할 장비이다.
LS는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독일 3사의 기함과는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차별화는 확실히 되고 있다. 이것이 렉서스만의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거기다 기존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스포티한 스타일링으로 새로운 고객까지 노리고 있다.
주요제원 렉서스 뉴 LS 600hL
크기
전장×전폭×전고 : 5,210×1,875×1,465mm
휠베이스 : 3,090mm
트레드 앞/뒤 : 1,610/1,615mm
공차중량 : 2,365kg
트렁크 용량 : 286리터
연료 탱크 용량 : 84리터
엔진
형식 : 4,969cc V8 DOHC VVT-i
보어×스트로크 : 94.0×89.5mm
압축비 : 11.8:1
최고출력 : 394마력/6,400rpm
최대 토크 : 53.0kg,m/4,000rpm
총 시스템 출력 : 445마력
변속기
형식 : E-CVT
기어비 :
최종감속비 : 3.916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45R/19
구동방식 : AWD
성능
0→60마일(약 96.60km/h) 가속 : 5.5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연비 : 10.0km/L (4등급)
이산화탄소 배출량 : 185g/km
시판가격 : 1억 7,93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