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
"뚜르르~뚜르르~"
제희는 자신의 귓전을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귀를 막았다.
그러나 이내 얼굴을 찌푸리며 손을 뻗었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놓여져 쉴 세 없이
울고 있는 핸드폰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나야."
제희의 파트너였다.
여자는 눈을 들어 시계를 쳐다봤다.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에요?"
"거물을 하나 건졌어.
니가 상대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거물? 누군데요?"
"꽤 알아주는 대기업 회장이야."
"또 늙은이 뒤치닥거리 하라는 거예요?!
늙어서 잠 없는 거 자랑하려고 이 새벽에 부른데요?!! "
"그래도 이번 건은 꽤 액수가 커.
그리고 운 좋으면 첩으로 들일지도 모르지.
한순간에 니 팔자가 필 수도 있는 거야.
잘 요리해봐.
이런 기회 자주 오지 않는 거 알잖아."
"훗-. 그딴 건 꿈도 안꿔요.
거저 줘도 싫어.
후.....아무튼 알았어요.
어디로 가면 되는데요?"
제희는 전화를 끊고
바로 옷을 갈아입었다.
늦은 새벽에 불려나가는 일은
좀처럼 흔치 않은 일이었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토를 달지 않았다.
새벽이라 그런지 도로변에 차들이 다니지 않았다.
제희는 가까스로 택시를 잡아타고
약속장소로 갔다.
-스위트호텔-
제희는 호텔로비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역시 오너는 틀린 듯 싶었다.
이제까지 거의 모든 손님들은
모텔을 이용했었다.
그곳이 들키지 않을, 그리고 그 누구에게나
가장 적합한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제희는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그들을 향해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정지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꽤 풍채 좋은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얼굴은 생각보다 젊어 보였다.
오너라고 하기에 머리 희끗한 늙은이를 상상했었는데
그는 여느 중년 남자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제희는 그 남자의 앞으로 다가가 간단히 인사했다.
물론 상업적인 미소 또한 잃지 않았다.
남자는 얼굴이 반반한 제희가 마음에 들었는지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자신의 지갑에서 몇 장의 수표를 꺼내
제희의 손에 쥐어주었다.
"세어볼 필요 없어. 다른 때보다 많을 거야."
제희는 모욕적인 말에 반항이라도 하듯
손에 힘을 줘 돈을 구겨 넣었다.
그리고 몸을 씻으러 욕실로 걸음을 옮길 때였다.
남자가 그녀의 팔을 낚아채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아
그 자세 그대로 침대로 떨어졌다.
남자에게서 독한 스킨 향이 풍겼다.
제희는 그 향기에 머리가 아파옴을 느꼈으나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다.
남자의 손길이 제희의 몸을 스칠 때마다
입고 있던 옷들이 벗겨져 내렸다.
남자의 능글맞은 웃음에
제희는 애써 좋은 척 웃어 보였다.
점점 남자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따라서 제희의 몸도 들썩였다.
제희는 남자의 흥을 돋구기 위해
자신이 좀더 자극적으로 몸을 흔들었다.
격정의 몸부림 끝에
남자의 몸과 떨어진 후
재희는 평소처럼 몸을 일으켜
자신의 옷가지를 주워들었다.
"아가씨가 꽤 마음에 드는군.
얼굴도 반반하고 몸매도 좋고...
이런데서 오래 했나?"
"훗."
제희는 남자의 물음을 그저 웃어넘겼다.
남자는 나가려는 제희의 팔을 잡아
다시 자신의 몸 아래로 끌었다.
제희는 애써 미소지으며
남자의 손을 뿌리쳤지만 나이가 들긴 했어도
남자는 남자였기에 그 힘을 당해내진 못했다.
"왜 이러세요?!!
일은 다 끝났잖아요!!"
"아직 내 볼일은 남았어.
아까 전에도 우리 좋았잖아.
한 번 더 즐기자는데 왜 그래?
돈 더 줄 테니까 얌전히 굴라고!"
"필요 없어요!"
제희는 남자에게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썼다.
그렇게 몸부림을 치다
남자의 얼굴에 상처를 남겼다.
남자는 얼굴을 험하게 굳히면서
제희의 뺨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제희는 맞은 뺨을 손으로 감싸쥐었다.
얼굴이 부어오름과 동시에
정신까지 몽롱해져왔다.
그 와중에도 남자는 제희의 몸을
탐하려고 정신이 없었다.
"나 능력 좋은 사람이야.
나한테 잘 보이면 니년 팔자가 필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그만 발톱 세우고 내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어!
너같은 것들은 이런 거 아무 것도 아니잖아!!
한 두 번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앙탈을 부려!!!"
"아악!!!"
또 다시 남자가 제희를 향해 달려들자
갑자기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곱씹는 것 같았다.
그때처럼 몸이 떨려오고 점점 굳어져갔다.
그리고 두려움이 엄습했다.
가슴이 콱 막히는 것처럼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그냥 일이라고 생각하려고 해도
좀처럼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어떻게든 남자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가려했지만
남자의 우악스런 힘에
제희는 또 다시 제압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날처럼....
처참히 짓밟혔던 그 날처럼....
똑같은 상황이 재현되었다....
"다음에도 이용하지. 오늘 좋았어."
남자는 자신의 볼일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있는 제희를 향해
지갑에서 수표 몇 장을 꺼내 던져주고는 방을 빠져나갔다.
마치 거지에게 적선이라도 하는 냥....
제희는 들이닥친 수치스러움과 굴욕감에
침대커버를 힘껏 부여잡았다.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나는 듯
그녀의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이를 앙다물고 두 눈을 꾹 감았다.
다시는 흘리지 않으려 했던 눈물이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 사이로 흘러
그녀의 뺨 위를 하염없이 적셨다.
그 눈물과 동시에
잊고 싶었던 기억이 다시 되살아나
제희는 또 다시 미친 듯이 몸부림쳤다.
"아아악!!!!!!!!!!!!!"
미치도록 소리쳐도
지금 그녀 곁에 달려와 줄 사람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없었다.....
이 아픔 역시 오로지 그녀의 몫이었다...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1.
[ 중편 ]
욕망 8
순진한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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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471
04.09.16 10:40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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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자로서는 참지못할 고통으로 사는군여.. 세상이 저렇게 만들었다는게 안타깝네여..
맞아요...여자이기 때문에 겪는 고통이 더 크겠죠...그 고통의 원인이 바로 같은 사람과 세상이라는 것도 문제구요...
ㅠ,.ㅠ 불쌍한 제희!!~ 그렇지만 이젠 제희의 수호천사가 나타나겠쬬??>ㅁ<///// 이번에두 잘봤어요!!~ 담편 또 기대할께요~
☆지금처럼☆ 님 또 뵙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휴~그 남자..예감이 좋지 않은데.. 제희가 그만 아퍘음 하네요... 재밌게 봤습니다^^ 담편 언른 주세요~~
oki6050님 오늘도 뵙게돼서 반가워요^^ 낼 또 뵈요^^
1편부터 쭈욱반는데 넘희 재미있네용~ 담편도 기대할께용~ 어혀어혀 써주세용 궁금해요,,^^
1편부터 쭈욱반는데 넘희 재미있네용~ 담편도 기대할께용~ 어혀어혀 써주세용 궁금해요,,^^
성준이 있자나요~ 성준이가 달려와줄거예요~ ㅎㅎ
헤~^^; S2정믜늬S2님 잼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열심히 쓸게요!!
불쌍해요.. 제희가 얼릉 힘내
shinepak님 유리구두y님 반가워요^^ ㅎㅎ 꼬리말로 인해서 정말 많은 힘을 얻는 답니다..계속해서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재밌어요..... 담편도 빨리 보고 싶네요~ 순진한 여우님 건필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사랑이밥먹여준다님 고마워요!! 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오옷!! 기다리고 있었는데 7,8편이 올라와있었네요. >_<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담편도 목빠지게 기다릴께요~ 순진한 여우님, 홧팅요!! 글구, 리플..ㅠㅠ 엄청 엄청 놀랬고, 감사한거 아시죠? >_<
연보리님~반가워요~!!그리고 님 소설도 잘 봤어요^^ 님도 건필하세요^^
머야 ㅜㅜ 저 늙은이 쭈끌쭈글중뇬탱이 밤탱이 두리뭉실 배딱지 아저씨 미어 ㅜㅜ
휴~~~마음이 아프네요.,,,
재미써요;ㅎㅎㅎ 이번걸로 한 2~3번째 올렸나?ㅎㅎ 아무튼 재희너무 불쌍하는데요;;금방 그만큼 수표를 받았어라도 이제 그런일 그만줬으면 좋겠어요;;재희도 평범하게 살았음 하구요;ㅣ;
ㅠㅠㅠ넘 슬퍼ㅠㅠㅠ왜 우리나라 남자들은 정말 저따위야?저거 밖에 안되?
세상에...어쩌다..어쩌다..
성준이는 뭐하는거야..ㅠㅠㅠㅠ 제희 저 바닥생활에서 꺼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