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시미, 날로 먹는 겨울 한우의 참 맛
고기 좋아하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육사시미가 얼마나 맛있는지. 부드럽고 여리여리한 그 감촉, 혀끝에서 녹아드는 그 고소함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좋은 고기는 반드시 생으로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당신은 육식동물~
그런데 한우 사시미라는게, 얼마나 비쌉니까. 벽제갈비에서 먹었다가는 한달 굶어야 될 지경이죠. 오늘은 가장 최근에 발견한 한우전문점을 소개할까 합니다. 보통 가격이 착한 곳은 분위기가 꽝이기 마련인데, 여기는 가게도 너무 예쁩니다. 다음엔 와인도 가져가려구요. (아, 사장님께서 코르키지를 안받겠다고 하시더라구요...이런 횡재!)
인사동 '아자부'입니다. '아름답고 자유롭고 부지런하여라' 이런 뜻이라고 합니다. 이름이 너무 예쁩니다. 이다음에 딸을 낳으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네요. 인사동 낙원상가에서 덕원갤러리쪽으로 가는 골목에 있습니다. 맨밑에 전화번호 적어 놓겠습니다. 두레라는 유명한 한정식집과 건국주차장 옆이구요.
경기도 파주의 방축 한우를 쓰는 집입니다. 소를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는 거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들어가서 등급판정서를 보여달라고 해야겠습니다. 일단 가게는 너무 예쁘네요. 한옥인데다 은은한 느낌까지.
아, 이거 한우 맞습니까? 가격이 한우 가격이 아닌데요. 고기 공급을 잘 받게 돼서 이 가격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육사시미가 나왔습니다. 전 육회랑 불고기를 주문했는데 조금 맛보라며 가져다 주시네요. 정식으로 시키면 더 양이 많겠죠? 저기 동글동글 초록색으로 보이는 것은 매실 장아찌입니다. 기름장에 찍어서 매실과 함께 입어 넣으니, 씹다가 천국가는 줄 알았습니다. 신선한 한우의 맛이 이런거구나, 싶더군요. 전 사실 육사시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처음 먹어본다는 동생도 황홀한 표정이었습니다.
이어 육회가 나옵니다. 조물조물 무쳐낸 달큰한 향이 코를 자극하더군요. 육사시미를 안드셔본 분들은 육회로 시작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원한 배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거든요.
아침부터 사진보면서 힘들어집니다. 점심은 인사동가서 먹어야겠어요. 육회에 레드와인 한잔 딱 곁들이고 싶네요. 소주도 좋구요.
점심에 마신 낮술이 아직 안 깬 관계로 복분자를 마셨습니다. 복분자와도 잘 어울리더라구요.
가게 안에 와인 잔도 마련돼 있습니다. 와인을 가져와서 그냥 마셔도 된다고 합니다. 인사동에 보통 코르키지 2-3만원 받는데, 공짜라니. 너무 착한 서비스인거죠. 분위기도 완전 와인바라 앞으로 여기를 애용할 것 같은 예감이 들더군요.
매실주도 서비스로 주셨습니다. 1등급 매실을 공급 받는 데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매실과 한우라, 미식과 웰빙의 상징 아니겠습니까.
재료와 맛에 대한 사장님의 집착이 너무 보기좋았습니다. 인상도 선하시더라구요.
이때쯤 국물이 있어야 하는데, 했더니 국물이 나오네요. 한우로 만든 국밥입니다. 시원~하더군요. 점심때는 와서 국밥만 한그릇 먹어도 든든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5000원이라니요. 인사동에선 만둣국만 먹어도 6000원인데.
밑반찬도 정갈합니다. 솜씨있는 집이라는 얘기죠. 우린 또, 반찬이 있어야 되잖아요? 너무 맛있게 먹고 있으니까 반찬을 몇가지 더 내오십니다.
이번엔 불고기가 나왔습니다. 역시 한우죠. 사장님께서 예전에 광양불고기집을 하셔서 그 비법으로 불고기를 하신다고 합니다. 달지 않고 입에 착 달라붙는 그 맛이, 광양불고기 양념이 맞더군요. 두꺼운 철판에 지글지글 구워져 나오는데, 이런걸 밥도둑이라고 하죠.
쌀도 찰져서 밥이 맛있었구요. 도대체 둘이서 얼마나 먹은 건지.
다 먹고나서야 정신이 들어서 등급판정서를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좀 야박했나요? 그래도 확인할 건 하고 가야죠. 1등급 육량 A의 암소맞더군요.
연말엔 와인들고 가서 고기파티 한번 해야겠습니다. 명절엔 부모님도 모시고 갈거구요. 간만에 훈훈한 집을 발견에서 너무 흥분했습니다.
+나오는 길에 한우메뉴 10%할인쿠폰을 받았는데요. 혹시 제 블로그 보고 가시는 분 있을 것 같아서 사장님한테 그런 분 있으면 똑같이 10% 할인해달라고 부탁해 두었습니다. 요 부분 프린트해가시면 쿠폰과 똑같은 할인을 받으실 수 있을겁니다. 식사메뉴말고 한우메뉴만 할인되니까 참고하시구요. (02)732-7459 인사동 아자부입니다. |
출처: Lifestyle Report 원문보기 글쓴이: 이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