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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별처럼 반짝이는 추억으로 채홍조 3년 만에 다시 찾은 김삿갓 계곡 드넓은 광장을 끼고 청명한 하늘이 내려와 멱 감는 곡천동 맑은 물에 내 마음도 두둥실 떠오른다. 축하행사가 이어지고 전국각지에 시인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저마다 다른 향기로 사열하여 반겨주는 펄럭이는 시화들 마대산 병풍처럼 삿갓을 에워싸고 낯익은 풍경들이 가슴에 와 안긴다. 시화를 먼저 일일이 감상하고 계곡의 김삿갓 묘에 예하고 내려오니 어스름 땅거미 지고 별들이 하나 둘 해맑은 얼굴로 인사한다. 축사와 시낭송과 음악이 어우러져 우리들의 신명도 별처럼 반짝이고 싸늘한 밤 공기도 아랑곳없이 삼매경에 빠져든다. 열 시경에 행사가 끝나고 민박집에서 따뜻한 하룻밤 쉬고 아침에 찾아간 장능과 청령포 몇 번째 와 보는 곳이지만 늘 마음이 아릿하고 숙연해진다 천혜의 감옥에 육신은 가두어도 영혼은 지금 어느 하늘가에서 자유로우리라 그 슬픈 역사의 애증은 초록색 강물에 유유히 흘러가고 하늘을 찌를 듯 관음송만 청청하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신하처럼 사열하고 서 있는 강가에 한가로운 솔바람 자적하고 가을 하늘처럼 넉넉한 가슴에 들국화 같은 향기로운 추억이 새겨진다. 이렇게 멋지고 넓은 자리를 펴고 전국의 시인들을 불러주신 김삿갓시선님께 감사드리며 행사준비에 여러 날을 골몰하셨을 관계자 선생님들께 심심한 감사와 노고를 위로합니다 가슴시려 고향으로 바람부는 날 어머니 품속처럼 꺼리낌없이 다시 찾고 싶은 영월은 시인들의 가슴에 별처럼 반짝이는 고운 추억으로 아로새겨질 것입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충남문우님들과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두막 정모 후기 채홍조 오두막 첫 정모에 참석해주신 오두막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서울에서 먼 길 마다치않고 참석해 주신 오두영 교수님 제주에서 선물로 받으셨다는 멋지고 귀한 선물 감사합니다 아주 소중하게 잘 간직하겠습니다. 사랑방 길모퉁이 이사모 회장님이신 그림움님 내외분 심장사님 내외분 강짜님 내외분 효탑골님 내외분 청명골님 저희 집 지을 때도 오셔서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고 내외분이 함께 다니시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쉰둥이님 내외분 당직까지 바꿔서 참석해주신 열의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 계획하시는 사업 잘되시길 기원합니다. 오실 때는 솔로몬아빠님 가실 때는 오교수님과 함께 가셨는데 잘 들어가셨는지요. 예삐얼짱님 내외분 지금쯤 멋진 여행 하시고 계시겠지요 현대시선에 신인상 수상하심을 축하합니다. 앞으로 주옥같은 문향 많이 기대하며 문운을 빕니다. 시인상 시상식 때 꼭 불러주실 거죠 멀리 밀양에서 참석하신 연산홍님 내외분 손수 오두막을 그려 넣어 직접 제작하신 예쁜 화분 정말 아름다운 예술품입니다 잘 간직하며 소중히 사용하겠습니다 밀양보다 더 먼 부산에서 혼자 용감하게 참석해주신 꾸러기님 시인보다 더 시적인 표현으로 차근차근 말씀하시는 모습 참 인상적이었답니다. 함께 수원으로 올라가셨는데 볼일 보시고 잘 내려가시길요 인천에서 내려오신 솔로몬 아빠님 황토 집 지으려고 하신다고 그러셨지요 많은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제저녁에 내려오셔서 낚시를 하시다 참석하신 강과나님 낚시는 즐거우셨는지요 청주에서 아들내미 딸내미 데리고 아침 일찍 온 우리 딸내미 엄마 도와주느라 고생 많았어요. 그리고 무슨 일이든지 잘 풀리고 부자 되라고 휴지를 잔뜩 사 오신 여러 오두막님들 감사합니다 저는 몇 년을 휴지를 살 일이 없겠어요 함께 오신 사모님 여러분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시고 설거지까지 말끔하게 해주시고 가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 참석하신 오두막님들과 여의치 않아 참석하시지 못한 오두막님 여러분 가슴 시려 자연으로 바람 부는 날 언제든지 고향처럼 부담 없이 깃들다 가십시오 늘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2007년 8월12일
상주 여행 채홍조 어제 밤새 비가 온 하늘은 아침에도 회색빛이다 요즘 장마가 가다 되돌아온 걸까 며칠째 빗줄기가 가늘다 굵어졌다 절정기 휴가철을 시샘하는지 햇빛 본지도 한참 된 것 같다 사람들은 그래도 들뜬 마음으로 산으로 바다로 떠나느라 북새통이고 한쪽에서는 물난리로 재산과 농경지와 목숨을 잃고 아프간에 인질로 잡힌 우리나라 봉사단은 이십 일이 넘었다는 뉴스가 번갈아 나온다 아침에 일찍 밭으로 나갔다 며칠 새 잡초는 기운이 치솟아 온 밭을 점령하고 여기는 자기네 영역이라 시퍼렇게 주장하고 있다 참깨 꽃도 하얗게 땅콩 꽃도 노랗게 피어 해맑은 얼굴로 나를 반긴다 며칠 전에 순을 쳐 준 서리테는 자신들의 영역에는 어림도 없다며 잡초들을 발밑에 거느리고 무성한 가지와 잎을 펼쳐들고 위풍당당하게 사열해 있다 밭둑에 덩굴 잡초들이 엉키고 설켜 울타리 망을 빽빽이 기어오른다. 날카로운 작은 가시 온몸에 촘촘히 세우고 닿기만 하면 할퀴며 깊이 뿌리 박고 튼튼하고 억센 줄기로 버티고 서 있다 울타리 상하지 않게 조심하며 낫으로 그 질긴 삶의 밧줄 잘라버리는 나는 금세 비 오듯이 땀이 흘러 속옷까지 함빡 젖는다. 둘둘 말아가면서 칡덩굴과 가시덩굴을 쳐 울타리 옆에 뭉쳐두고 검붉은 보랏빛 포도송이처럼 매달고 활짝 웃는 칡꽃을 보며 이 꽃으로도 정원의 그늘막을 만들면 멋질 것 같은 생각을 해본다. 땅벌이 몇 마리가 윙윙거려 자세히 보니 돌 틈에 벌집이 제법 큰 것이 있고 이십여 마리가 열심히 집수리를 하고 있다 작년에도 두어 번 쏘인 적 있어 뒷걸음질치면서 빠져나왔다 그야말로 가만히 있는 땡삐 집을 건드릴 뻔했다 침입자라고 한꺼번에 달려들어 수십 방을 쏘는 무서운 땡삐 벌집이 있는 자리는 고스란히 남겨두고 반대편 밭둑으로 가서 다시 풀을 배어 나오는데 또 빗줄기가 후두 둑 달려나온다. 집으로 돌아와 아침 먹고 계속 지붕을 뛰어다니는 빗소리 들으며 서성이다 이럴 때 잠깐 여행이나 떠나자고 대강 준비하고 1시가 넘어 집을 나섰다괴산을 지나 연풍의 고속도로 오락가락하는 빗속을 달린다 차들은 자동차 경주를 하는지 거침없이 달려나가고 곳곳의 과수원의 나무들 하얀 봉지 주렁주렁 매달고 힘겹게 무거운 가지 늘어뜨리며 새파란 들판에 키 재기하는 벼 논에 백로 몇 마리 옷을 다 적시며 열심히 논을 매고 있다 구불구불 이어진 산능선 뽀얀 운무에 싸여 골짜기 타고 무럭무럭 떡시루에 김이 오르듯 하늘로 서서히 빨려 올라가고 짙푸른 녹음이 청청하게 살아난다 상주 곶감조합의 지인한테 들러 차 한 잔 마시고 요즘 귀한 상주 곶감과 감자 한 상자를 선물 받았다 곶감을 일일이 포장하여 계란 팩에 넣어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얼려 판매하고 있었다 선명한 주홍색의 달콤하고 시원한 맛 이것이 상주 명물 곶감의 새로운 변신이다바로 앞에 정말 돈이 엄청나게 들어갔을 것 같은 멋진 바위와 분재로 정원을 잘 가꾸어 놓은 집이 있었다. 지인과 함께 그 정원을 구경하며 나는 연방 감탄사와 디카의 셔터를 터트린다. 갖가지 돌들의 배치와 분재들의 조화 마당의 잔디가 깔끔하게 어울린다 오 년 정도 꾸미고 가꾸었다며 집주인 내외가 반겨주고 차를 내어 오신다충의사를 거쳐 사벌 왕릉 지나 경천대 관광지로 갔다 돌탑이 즐비한 산책로를 숨가쁘게 올라 팔각정 전망대 한눈에 보이는 굽이진 낙동강과 빗속에 더욱 산뜻한 풍경화를 바라보며 대자연의 넓고 푸른 품속에 티끌 같은 나를 세운다 한 마디로 아름답다로 밖에 표현할 말이 없다호수가 온통 연꽃으로 뒤덮인 중덕지 호수에 섰다 빗속에도 몇몇 낚시꾼들이 텐트 치고 낚시를 즐긴다 넓은 초록 우산 수없이 펼쳐든 연분홍빛 연꽃 긴 목 대 세우고 다소곳이 피어있거나 꽃망울 매달고 빗줄기에 맞춰 발레를 한다 한 뿌리 캐 우리 집 연못에 심고 싶은 욕심에 겁도 없이 손을 물속에 넣고 더듬어 보았다 어디서 몰려왔는지 크고 작은 거머리 떼가 새까맣게 달려든다 기겁하여 거머리를 떼어냈는데 벌써 발등은 피가 나고 있다 빗물에 호숫물에 옷은 흙탕물로 얼룩지고 돌아오는 차 속에서도 온몸이 스물 스멀거린다 언니가게에 들러 송어 회와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홉 시가 조금 넘었다 여전히 비는 오락가락하고 짧은 시간에 알차게 한 여행이었다 2007년 8월 7일
운수 사나운 날 채홍조 세 사람이 손발이 어느 정도 맞아간다 형부와 남편은 무거운 귀틀목을 들어올려 놓으면 나는 삼각자로 재어서 먹줄치고 남편은 전기톱으로 재단하고 맞는 위치에 갖다놓고 드릴로 구멍을 뚫고 형부는 긴 나사못을 꽝꽝 박는다 뒷산에 메아리가 꽝꽝 울리고 햇볕도 따뜻하다 오후에 아들한테 전화가 왔다 예당 영업하러 내려왔는데 차가 도로에서 고장 나 보험회사를 불렀다고 부품을 사다 수리를 받고 올라오면 많이 늦어질 것 같다며 한참 있다가 카드결제 메일이 들어왔다 현대부품 287,000원 무언가 크게 고장이 났는가 보다 우리도 네 시까지 일하고 문경에 형부 모셔다 드리고 올라오려고 두 곳만 더 올리면 3단째 귀틀목이 다 올라갈 것 같아 열심히 드릴로 나무에 구멍 뚫고 있던 남편 갑자기 따악 소리와 함께 3단째의 귀틀목에서 10m 드릴 날이 부러지면서 드릴을 쿵 떨어뜨렸다 드릴은 전기가 연결된 상태로 휙 돌아 줄이 감겨 끊어지면서 멈추었다 곁에 사람이 있었다면 크게 다칠 뻔하였다 얼른 전기코드를 빼고 깜짝 놀라서 괜찮으냐고 물었다 다행히 통나무 위에 있어서 다친 곳은 없었다 기분이 안 좋아서 사진이나 찍고 일을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디카의 전지가 없어 찍지 못하고 일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문경으로 달렸다 도착하여 형부를 집앞에 내려드리고 그대로 돌려나오니 5시30분이었다 다시 수원으로 오면서 오늘은 일진이 사나운 날인 것 같아 더욱 조심해야겠다 생각했다 수원에 7시20분쯤 도착하니 며느리는 저녁 준비한다고 2층으로 올라가고 이 실장은 퇴근도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며느리 혼자 가게에 남아 있게 할 수 없어서 기다렸다며 2층으로 올라오니 온 집안에 음식 태운 냄새가 역겹다 감자탕을 맛있게 잘하는 며느리는 우리 힘들게 일하고 오니까 줄려고 뼈를 삶고 있었는데 가게에 손님이 너무 오래 상담을 하는 바람에 가스레인지에서 다 타버려 온 집안이 연기로 꽉 차있어 사방의 문을 열어놓고 환기하고 있었다 하마터면 화재가 날 뻔하였단다 정말 오늘은 참 운이 나쁜 날인가 보다 나는 그런 미신은 믿지도 않지만 머피의 법칙처럼 이상하게 나쁜 일이 세 곳에서 다 터지니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다 피곤하고 힘든 하루였다 그래도 두 손녀딸 재롱 한 아름씩 안고 하하하 웃어본다 2007년 3월 15일
5시경 남해고속도로를 달려 부산에 8시쯤 도착했다 동생은 저녁을 지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겨울 여행 2007 채홍조 아침 9시35분 집에서 출발했다 서리꽃이 하얗게 핀 들녘 어스름 안개 자욱한 산들이 스쳐 지나고 경부고속도로는 오늘도 갖가지 차들로 가득 차고 넘친다 다들 어디를 그렇게 바쁘게 가시는지 자동차 경주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곳곳에 무인카메라가 설치되어있고 그 앞에서는 귀신같이 속도를 늦추는 차들 천안에서 논산 가는 민자고속도로를 달려 정안 휴게소에 잠시 들려 쉬고 다시 호남고속도로 전주에서 내려 남원 순천 간 17번 국도를 달리며 나는 연방 디카의 셔터를 눌러대었다 웅장한 지리산 줄기 하얀 눈으로 단장하고 주위의 높고 낮은 산 여린 보랏빛 안개 옷 입고 잘 닦여진 깨끗한 도로 옆의 가로수가 새파란 하늘을 쓱쓱 비질하며 야트막한 산비탈마다 죽은 이들의 아담한 아파트와 알록달록한 우산 펼쳐든 농촌마을이 정겹다 3시경 여수에 도착하여 돌산으로 들어갔다 에이 자로 치솟은 돌산대교의 멋지고 단아한 자태 종려나무 가로수가 이국적인 아름다운 여수항이 한눈에 보이는 도로를 따라 7년 만에 다시 찾아온 향일암 동백꽃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아직 몽우리만 맺혀있고 더러 양지 녘에는 피어있기도 하다) 꼬불꼬불 웅장한 바위 틈 길 돌아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출입구를 들어가면 바다를 향하여 제비집처럼 매달려있는 절묘한 자태 바위 위에 아찔하게 서 있는 향일암의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바다도 하늘도 푸른 한 폭의 풍경화에 나를 덧칠해 세워본다 5시경 남해고속도로를 달려 부산에 8시쯤 도착했다 동생은 저녁을 지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에 동생이 챙겨주는 옷과 이불 식품 등을 싣고 서부산~대구 민자고속도로로 밀양에 도착하여 붉고 푸른 단청 멋진 영남루에서 바라보는 밀양 시가지 그림 같은 아름다운 강을 가로지르는 기차 강물 따라 펼쳐진 한 폭의 풍경화 조용하고 아늑한 소도시이다 강을 끼고 작은 산비탈에 밀양문화원 박물관 영남루 무봉사라는 절과 작곡가 박시춘선생님의 옛집과 노래비 아랑각이라는 전설의 작은 누각과 영남루가 한자리에 모여있다 문화원에서 목우회 회원 18명이 분재전시회를 열고 있다 작년에도 이맘때쯤 다녀온 그 전시회는 주로 작은 소품들을 전시한 소담한 전시회지만 규모는 알차 보인다 박물관에 들려 토기 도자기 서화 고서들을 둘러보며 잘 갖추어 놓은 깨끗한 시설 사진은 찍지 말라고 안내되어 있다 아래 작곡가 박시춘선생님의 옛집 노래비 동상 무봉사라는 절과 아랑의 전설이 있는 작은 누각을 둘러보며 작년에 들리지 못해 아쉬워든 영남루에 올라 옛 선비님들의 풍류에 취해본다 대동분재원에 들려 연산홍님을 만나 사진 한 장 찍고 책 두 권 전해주고 넓은 하우스 안의 활짝 핀 매화꽃들과 여러 가지 수천 개의 분재들을 감상하며 얼마나 일이 많을까 정말 연산홍님은 대단한 분재원을 운영하고 계신다 예쁜 도자기도 직접 만드시는 것 같은데 그것도 배우고 싶고 나는 왜 이리 욕심이 많은 걸까 돌아오는 길에 연산홍님의 귀한 선물을 받고 바쁘신 중에도 신경 써 주셔서 고마웠다 다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김천에서 중부 내륙 고속도로를 달려 상주 문경 괴산을 거처 음성으로 돌아오니 이틀 동안 950k 운전하느라 피곤했던 남편은 드디어 몸살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2007년 2월 5일
첫댓글 사진을 다시보니 그때 생각이 나내요.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