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으로 변화하는 기온의 편차가 하루가 다르니
계절의 성찬이라 말하는 가을이 발 밑까지 성큼 다가왔음이라.
이제 곧 설악 대청봉에서 시작될 단풍이 북한산을 거쳐 지리산을 깨우고
내장, 한라로 달릴 것이니 순환하는 사계의 이치 속에서도 자연의 선물은
변함없이 모든 생물에게 축복의 오묘함을 있는 그대로 비추인다.
그제, 여름장마와도 같았던 폭우에서도 라디오에서는 가을을 알리는 최헌의
'가을비 우산속에' 7080음악이 심금을 울리었다.
병고로 신음하는 안타까운 사람도 -
이런저런 힘겨움에 제대로 된 웃음 한번 내뱉지 못하는 사람이어도 -
미소잃지 않은 내 이웃을 의지하여 '가을' 이라는 벤치에서 잠시만이라도 두 눈을
붙일 수 있는 여유를 한가위선물 큼지막한 보따리로 풀어 주시게.
작년과 마찬가지로 장남의 역할을 대신하여 고향을 찾는 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였다.
명절, 조상의 선영에 벌써 다섯해를 찾아뵙지 못하였으니 애지중지 길러주신
할아버지, 할머니의 서운함이 꿈결에서도 꾸지람으로 나무랄 듯 싶구나.
귀향 계획이 있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러시아워를 피하여 일찌감치 고속도로에
오를 수 있도록 배려를 더하였다.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사과와 배를 시작으로 각종 농축산물의 풍성함이
그 어느 때보다도 풍요롭다.
풍년에 이은 홍수출하로 농업인의 소득보전이 근심으로 자리하기도 하지만
추석 시차에 의한 작물별 한가위 특수를 만끽하는 농업인들의 웃음소리도 적진
않다.
애써 지은 농산물이 제 값에 거래되며 더불어 품질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가
하나일 때 일의 보람과 에너지는 가을하늘만큼이나 높고 푸르르다.
상암종합유통센터 출범을 위한 각종 설비 기자재가 확정되고
요식업 운영과 관련된 행정절차 뿐만 아니라 연휴기간 시멘트 양성을 위한
3층부 레미콘 타설까지 준공을 향한 모든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갑작스런 불볕더위 아래 전기 배선작업으로부터 구슬땀을 흘리는 근로자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하며 연휴기간 휴식과 더불어 재충전의 시간이 되길 기원하였다.
한가위 연휴가 시작되는 불금!
대형 영업점엔 한가위 성찬을 준비하기 위한 고객들의 발걸음으로 오전 오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지만 재래매장에서는 여전히 힘겨움이 토로되고 있다.
매장을 찾는 마지막 한 분까지 즐거운 쇼핑시간이 될 수 있도록 남은 직원들의
열정을 당부하였다.
고구마 수확시기를 조절하기 위하여 늦은 오후 행주내동 밭으로 달린다.
제직원들에 의하여 처음 시도된 자경지 밭이지만 여름날의 땀과 고통을 이겨낸
보람은 알알이 맺어있는 고구마로 오아시스와 같은 위로가 되기에 충분하다.
더하여 촘촘히 알맹이를 영글어가는 서리태도 탐스러움 그 자체로
가을날의 풍요로움을 선물하는데 이등공신으로 자리한다.
추석 명절 후 수확하여도 충분할만큼 씩씩하게 커가는 작물들이 한가위 값진
선물이 되었다.
퇴근길!
야자를 마친 딸래미와 갈매기살 파티...^^
입대한 제 오빠의 흔적을 벌써 잊어버렸음인지 편지 한장 건네지 않는
발칙함을 꼬집어 공격을 가하였다.
'중간고사 준비니 뭐니..,'
딸래미의 깜찍한 핑게들이 갈매기살과 뒤엉켜 석쇠위에 맛깔스럽게 구워지니
소주 한잔을 들이키지 않을 수 없다.
허약한 체구에 여름날의 훈련정도가 다소 버겁다는 아들의 편지가 귓가에
윙윙거리지만 참아내고 이겨내야할 과정이라 격려로 답신하였었다.
술잔 안에 담긴 아들의 얼굴 - 편안한 잠자리이길 소원하는 사이 딸내민
어느새 2인분의 갈매기살을 훔치고 있다.
잔치국수와 갈매기살 1인분을 더 주문하였다.
중천으로 급히 내달리는 상현달이 구름에 가려 있지만 새주의 한가위는
성큼성큼 그렇게 갈매기살 위에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