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개 첨단업종의 공장을 내년말까지 수도권에 신·증설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 국내 최대 공업도시인 구미시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지역균형발전에 어긋나는 처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구미경실련은 지난 5일 "이번 조치는 참여정부에 대한 마지막 기대마저 포기하게 만드는 행위이며,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포기하더라도 수도권에 대기업이 공장을 신·증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막아야 하고, 만일 이를 강행한다면 앞으로 있을 모든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구미경실련을 비롯한 구미시민들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구미공단 입주업체인 LG그룹 산하 대기업들이 지역에 신규투자를 꺼리거나 수도권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수도권에 공장 신·증설이 가능해진 기업은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LG마이크론, 대덕전자 등 5개 대기업 계열 부품생산업체들이며 이 가운데 LG그룹 산하 3개 업체가 구미공단에 공장을 두고 있다. 수도권 투자규모는 LG전자 1조1천억원, LG마이크론 2천600억원, LG이노텍 400억원 등 LG그룹 산하 4개 계열사가 1조7천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앞서 구미공단 입주업체인 LG필립스 LCD를 비롯한 외국인투자기업 25개 업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허용해 구미시를 비롯한 시민단체로부터 반발을 샀다.
특히 구미시민들은 구미공단 입주업체로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LG필립스 LCD가 경기도 파주에 대규모 신규투자를 하고, 구미공단에서만 휴대폰을 생산하는 삼성그룹도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213만6천평에 이르는 크리스털밸리를 조성하고 있어 구미공단 디스플레이산업의 미래에 대해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