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2월호 사람의 향기 초고 원본: 주식회사 ‘강한손’ 김용태 대표이사
“‘사람’을 위한, 꼭 필요한 기술개발을 위하여!”
슈퍼 루키(super rookie)라는 표현이 있다. 주로 스포츠계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신인 선수를 수식하는 말이다. 그리고 여기, 젊지만 주목받는 기업계의 ‘슈퍼 루키’가 있다. 김용태 대표이사가 창립한 주식회사 ‘강한손’이 그 주인공이다. 2017년 3월에 창업되어 역사는 짧지만, 탄탄한 저력을 보유한 신생기업이다. ‘강한손’ 김용태 대표이사를 만나 (주)강한손과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주식회사 ‘강한손’과 대표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병원의 행정직 직원이었다가 ‘셀바스헬스케어’에 입사하며 장애인보조기기 세계에 입문하고, 창업까지 하게 된 김용태입니다. 저희 ‘강한손’은 대전시에 소재하고 있는 회사로, 총 6명의 인원이 근무 중입니다. 우리 속담에 ‘작은 고추가 맵다’고 하죠. 비록 소수의 인력이지만 일본 고베학원대학교 사회재활학 석사학위를 보유한 이사, 보조공학기기 전문 연구원 등 직원들 모두 장애인보조기기 분야의 전문가들입니다. 가진 지식만큼 의욕도 충만하죠. 이런 인력 구성 덕분에 장애인 재활기기 시장 상황과 기술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출시하고 있어요. 몇 번을 돌이켜도 이렇게 유능한 사람들과 만나고 함께하게 된 건 제 인생에 있어 ‘행운 중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지면을 빌려 우리 식구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Q. 처음부터 장애인 및 보조공학기기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A. 제가 보조공학기기를 접한 건 ‘셀바스헬스케어’에 입사했을 때입니다. 의료 및 재활기기 업체라 마냥 낯선 분야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장애인을 위한 각종 보조기기를 보고 ‘아, 이런 것도 있구나!’ 하며 놀라게 됐죠. 마치 재활기기의 새로운 지평을 접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점자정보단말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시각장애인의 정보문화 생활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죠. 제가 일상적으로 누리는 IT생활이 그분들에게는 접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그 무엇이라는 게 충격적이었어요. 그때부터 시각장애인 이용자분들의 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된 것 같습니다. 국내영업 실장으로서 제품을 홍보하고 기획에도 열심히 참여했죠. 그리고 어느 순간 보조기기 기술은 ‘장애인’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기술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장애․비장애를 구분할 것 없이 그저 사람의 삶을 조금 더 편안하게 바꾸는 기술인 거죠. 예를 들자면, 촉각도서를 꼭 시각장애인들만 보지는 않잖아요. 아이들이 책의 흥미를 갖도록 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일도 있으니까요. 보조기기 또한 응용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강한손’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셀바스헬스케어’에서 근무하던 중 시각장애인 안마사분들이 손목과 손가락의 관절 통증을 겪는 현실을 보았을 때였습니다. 찾아봐도 당시 그분들에게 도움이 될 보호구 내지는 보조기기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따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어 구상을 시작했고, 엄지손가락 보호구 ‘엄지서포터’가 탄생하게 되었죠. 그것이 주식회사 ‘강한손’의 시작이었습니다. 회사 이름이 그 제품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시각장애인분들의 손을 응원하는, 든든하게 맞잡아주는 이미지를 떠올렸거든요. 그 후 2018년 엄지보호대가 보조공학기기 박람회에서 각 부처의 내빈과 관람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기업 운영에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열심히 분발하다 보니 오늘까지 왔네요. 현재에도 다양한 방면에서 제품 개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3월에 타이머와 네비게이션 기능을 결합한 보조기기 ‘강한손TT’를 비롯한 신제품을 출시하려 계획하고 있어요.
Q.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요.
A. 사실 창업 얘기를 꺼냈을 때 다들 격하게 말리더라고요(웃음).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현재 충북대학에서 후학양성에 힘쓰고 계시는, 점자정보단말기로 벤처 신화를 이룩한 윤양택 전 ‘셀바스헬스케어’ 사장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분이 회사를 인수합병하면서 전 직원에게 주식의 일부를 무상으로 증여해 주셨거든요. 회사가 상장되면서 그 지분은 ‘강한손’을 설립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틈틈이 경영 노하우 전수와 기술 자문도 제공해 주시고 있죠. 덕분에 신생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시행착오 없이 회사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물론 저와 같이하고자 ‘셀바스헬스케어’를 나와 준 동료들에게도 한없이 고마운 마음입니다. ‘강한손’은 저 혼자만의 회사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는 기업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서로의 손을 잡아주고 또 이끌어주었기에 오늘이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남은 길도 같이 손 잡고 잘 해보자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Q. 기업을 경영하며 느낀 보람된 순간을 소개해주세요.
A. 당연히 저희 제품을 쓰시는 이용자분들로부터 “이거 참 잘 만들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맛봅니다. 모든 개발진의 공통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또 저희 제품을 통해 장애인분들의 삶이 개선되고,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볼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솔직히 그 맛에 힘들고 지난한 개발 과정을 견디는 거죠. 하지만 이따금 정말 아쉬운 심정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볼 때 재활 및 보조공학기기 시장은 고객층과 수요가 확실한 일종의 ‘블루오션’이거든요. 외국은 이런 가능성을 일찌감치 깨달아 연구를 시작했고, 5천만 불 이상의 시장 규모를 자랑할 만큼 성장했어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원과 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소극적인 태도 탓에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보조공학기기 사업을 하는 기업이 성공했다는 사례가 매우 희박할 수밖에 없어요. 그 여파로 이용자분들의 욕구는 넘치는데, 그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죠. 그래도 느리게나마 과거보다는 나아지고 있으니, 계속 부딪히다 보면 길이 뚫리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 및 향방이 궁금합니다.
A. 우선 장애인 직원을 채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저희가 제품 홍보를 기관이나 학교로 직접 찾아가서 하고 있거든요. 조금 더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진 후, 재활통신망을 통한 홍보를 담당할 인력을 구할 예정이죠. 또 ‘사람’을 위한 기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업의 원동력은 자금이나 다른 무엇이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직원)들이 모여 사람(이용자)들을 위한 무언가를 창출하는 조직체라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이용자분들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엄지 척!’이 되는 그런 기업으로 남고 싶습니다. 개인적 바람을 덧붙이자면 언젠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모든 디지털 기술이 집약된 세계지도를 제작하고 싶어요. 점자 지구본이 달린 테이블 형태의 지도죠. 지구본에서 특정 정보를 찾으면 테이블 지도에 지리적 내용이나 국가의 주요 문화재 등이 촉각으로 표현되는 거예요. 물론 음성 출력은 기본이고요. 그런 개발을 통해 시각장애인분들이 박물관 큐레이터 등의 직업을 개척할 수 있게 되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죠. 아직 상상에 지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의 생활이 한층 더 윤택해질 수 있도록 언제고 현실로 구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든든한 손길로 여러분들의 등 뒤를 받칠 수 있는 ‘강한손’이 되도록 분발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신혜령 기자
* 이 원고는 국정 148호에 기재할 목적으로 쓴 글이며, 가필첨삭이 이루어지지 않은 원본입니다. 수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기사와는 제법 큰 차이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그냥 삭제하기 아까워서 등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