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마님과 노복 21회
금동이가 다시 물러가려 하자 금련은 특급주를 구해오느라고 수고했는데 한잔 맛이라도 보고 가라고 붙든다.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금동이에게 의자에 앉으라고 하면서 금련은 얼른 일어나 찬장에서 조금 전에 치웠던 술잔과 젓가락을 도
로 꺼내다 놓는다.
금동이는 마지 못하는 듯 궁둥이를 의자에 절반쯤만 걸쳐서 앉는다.
금동이의 잔에 금련이 술을 따라준다. 그리고 자기 잔을 들어올리며 말한다.
“마셔보라구. 향기가 아주 그만이야”
금동이도 말없이 잔을 든다.
금련은 입으로 잔을 가져가며 금동이를 헷끗이 고운 눈으로 바라본다.
금동이의 얼굴에 살짝 홍조가 어린다.
그리고 두 사람은 동시에 술잔을 기울인다. 말하자면 건배를 한 셈이다.
“맛이 어때? 좋지?”
“예”
“전에 특급주를 마셔본 일 있어?”
“아니오. 이것이 처음인데요”
“그럼 한 잔 가지곤 안되지. 쭉 마시라구. 몇 잔은 해야지”
“취한다구요”
“취하면 가서 자지 뭐. 내 방에서 자도 상관 없고...”
그 말에 금동이는 약간 놀라듯이 그러나 수줍은 듯한 묘한 눈길로 금련을 바라본다.
금련은 일부러 그 시선을 살짝 피하며 젓가락으로 안주를 집는다.
“자, 안주도 먹어”
“예”
“금동이하고 둘이서 술을 마시니까 술맛이 한결 좋은 것 같은데...”
“히히...”
“금동이는 어때?”
“저도요”
“그럼 됐지뭐야. 자, 쭉 마시라니까”
금동이는 잔을 들어 꿀컥꿀컥 단숨에 비워낸다.
“잘 마시는데... 자, 한 잔 더...”
“이러다간 정말 취하겠는데요”
“취하면 내 방에서 자라니까”
“그럼 안되죠”
“왜? 내 방에서 자면 어때서?”
“마님 방에서 제가 자다니, 큰일날 일이라구요”
“하하하... 왜 큰일난다는 거야? 술이 취해서 내 방에서 자는데 무엇이 어때서?”
“만약 다른 사람들이 알면 어떻게 되겠어요. 주인 어른 귀에 그 말이 들어가기라도 하면...”
“취해서 그냥 잠만 잤는데 무슨 상관이야”
“남들이 그렇게 생각하나요”
“그럼 어떻게 생각한다는 거야?”
금련은 재미있다는 듯이 눈 언저리에 야릇한 미소를 떠올리며 묻는다.
금동이는 대답 대신,
“흐흐흐...”
묘하게 웃으며 살짝 고개를 떨꾼다.
그때, 방문이 열리고 한손에 보따리를 든 춘매가 들어선다.
金甁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