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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17325E3A4DD5CC6D13)
이라크의 조각가 이스마일 파타의 작품 <기념비> 감상은 위치가 중요합니다.
두 팔을 어깨 너비만큼 벌린 후 손바닥을 약간 구부려 저 건너편에 보이는
<올림픽 ― 화합>의 기둥이 손 가운데 들어오게 하면 이 작품의 주제가 분명해
집니다. 두 손은 '너와 나" 곧 '우리'가 되고, 우리가 받들어야 하는 올림픽 정신,
'화합' 이라는 인류의 평화가 우리의 두 손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콜라병처럼 곡선을 그리며 율동감을 나타내는 선[線]의 의미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작가가 제시한 주제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의 상상력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올림픽공원 안에 전시된 219점의 작품 제목 중 <무제[無題]> 가 가장 많은 것은
작가가 관람자의 창의적인 작품 해석을 주문하는 표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나는 그 것을 ' 시인[詩人]의 눈으로 바라보라'고 달리 해석했습니다.
5월 19일 아침,
잠실 7단지에 거주하며, 성당에 다닌다는 천주교 신자 열세 분이 소마미술관을 찾아 왔습니다.
모두 60대 전후의 여자 분들인데, 평소 탐구하기를 좋아해 역사 강의도 듣고, 문학 강의도 듣고,
오늘은 조각작품 해설을 듣기 위해 오신 학구파들이라고 위례역사문화연구회의 정선영 선생님이 소개해 주신 분들이라
초록은 동색[同色], 나와 같아서 더 반갑고 더 동지[同志]의 친근감을 느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78E4344DD5D31528) ![](https://t1.daumcdn.net/cfile/cafe/11648A3E4DD5D53231)
나누어 드린 작품목록집에 해설 내용을 기록하며 간간이 질문을 던지는 분위기 탓에,
모처럼 기획전시마당에 있는 30 여점의 작품을 다 해설하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
노숙자처럼 땅 위에 쓰러진 모습의 작품 <버팀대> 앞에선,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더냐
또, 부부의 따뜻한 사랑을 담은 <가족> 앞에서는,
그 돌멩이 꽃처럼 피어나 깊고 아득히 골짜기로 올라가리라
<그리운 시냇가>의 끝 구절도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뉴질랜드의 작가 크리스틴 헬리야의 <오마타> 도 감상했는데,
고사리의 새 순 모양에서 태아를 연상시키는 어려운 관문을 아주 쉽게 통과하는 '여성의 연륜'을 증명했습니다. ^^^
![](https://t1.daumcdn.net/cfile/cafe/2033903A4DD5D4CA34)
천주교 신자들이라서 성경 구절을 가끔 인용했습니다.
작품 <점-88-4-1>와 <밑으로부터>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생명의 윤회에 대해서 창세기에 나오는,
" 하느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진리를 쉽게 동의해 주셨습니다.
생명의 시작인 '점[點]' 에 해당하는,
청동으로 만든 고깔콘처럼 생긴 검정색 꼭대기 부분의 속은 비어 있다고 실제로 두드려 소리를 들려주었고,
'흙으로 돌아가는 생명' 의 끝을 상징하는,
화살과 과녁처럼 생긴 꽃잎이 땅과 맞닿아 있는 철학적 의미를 잘 이해하신 것 같아 마음이 편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2F8D3B4DD5DBBB10)
두 줄로 늘어선 느티나무 사이로 높이 솟아 있는 <올림픽 ― 화합>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었습니다.
나이 들면 사진 찍는 것도 실례라고 하지만,
공부 열심히 하는 학구파[學究派], 이분들에겐 아름다운 모습이라서 전혀 실례가 되지 않습니다. ^^^
묵주 알 형상으로 쌓아 올린 저 뒤의 25m 작품처럼,
천주교 신자인 이 분들이 묵주 한 알 한 알 넘기며 성모 마리아께 기도하는 제목들이 모두 다 이루어지기를
작별 선물 삼아 마음 속으로 조용히 빌었습니다. **** |
첫댓글 항상 생의 의미를 일깨우는
철학적인 매력이 넘쳐나는
선생님은 타고난
마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