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님의 탄신일을 경축하기 위해 늦은 밤 강구막회에서 조촐한 파티를 벌였습니다.
낮에 선장님의 남동생내외가 방문한데 이어 밤에는 선장님의 여동생과 친정 어머니께서 손수 홍미닭발 본점에서
포장해 온 무진장 매운 오돌뼈를 안주삼아 갑판장이 여의도의 단골 와인샵에서 득템한 와인을 홀짝였습니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문제는 다음 날 아침에 발생을 했습니다.
아랫배가 살살 아프고 *꼬가 화끈거리는 증상에 시달리며 지난 밤의 무모함을 자책한 갑판장입니다.
찬바람이 쌩하니 부는 아랫배를 이불자락에 묻고는 곰곰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의 음식이 언제부터 이리도 악랄해졌는지 말입니다.
무교동 일대의 낙지집이 한창 번성하던 시절(20세기)에는 고추와 마늘의 매움 만으로도 충분히 열광을 했었는데 말입니다.
지나침은 부족함 만 못하다는 현인의 가르침을 새삼 되뇌여 봅니다.
마라롱샤(麻辣龙虾)
척 보기에도 입안이 얼얼해질 것 같아 보이는 진득한 마라궈에 민물가재를 넣은 마라롱샤도 쓰촨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랍니다.
중국의 쓰촨 차이(사천요리) 중에는 음식명 앞에 '마라(麻辣)'를 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마라'는 화자오(花椒 중국 산초의 일종)의 얼얼함과 고추의 매움를 뜻하는 말로 음식명에 이 두 자가 붙어 있으면
얼얼하면서도 매운 맛이 나는 음식 임을 의미합니다.
마라롱샤(麻辣龙虾)
마라궈에 어른 엄지 만한 민물가재를 넣어 익힌 마라롱샤를 먹을 때는 입이 화끈거리며 두통이 날 정도로 정신이 없지만
막상 음식을 삼키고나면 신기하게도 기분좋은 청량감이 입안에 남습니다. (그래도 땀에 푹 젖습니다.)
양 손에 비닐장갑을 겹겹히 끼고 딱딱한 껍데기를 벗겨 먹던 마라롱샤의 알싸한 맛이 혀 끝에서 맴돕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 마라롱샤를 맛볼 수 있는 곳을 갑판장은 알지 못합니다.
훠궈
구하기 힘든 민물가재 대신 쏙이나 갯가재를 구해다 '마라쏙'이나, '마라갯가재'를 만들어 먹어도 대충 비슷한 맛이 나지 싶습니다.
좀 더 쉽게 접근을 하자면 (홍탕을 잘하는)훠궈전문점을 찾아내서 그 집에다 미리 청을 드려도 되겠고,
만일 식당 측에서 난색을 표하면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직접 쏙이나 갯가재를 구해다 홍탕에 넣어 먹어도 되지 싶습니다.
물론 식당 측에는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사례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몇 년 전 외대 근처에서 약 2년간 영업을 했던 '황하탕면'이 생각납니다.
마라의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말입니다.
첫댓글 글렌모린지는 아직 남았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직은 남아 있지 말입니다.
새빨간 거짓말일 수도 있지 말입니다. -.,-
몇년 전 북경 여행중 먹어본 "무지 매운 민물가재탕'이군요. 혀가 얼얼하면 칭따모 맥주 한잔 마시고 또 손이 가던 민물가재의 고소하고 매운 맛이, 아침부터 입 안에 침이 괴게 만드네요....
청두에 가실래요? ㅋㅋ
갈치 드시러 가시게요? ㅋㅋ
청두는 내륙이라는 지적입니다.
은갈치는 먹는것이 아니라 보는거임...ㅎㅎ
중국 은갈치는 보는 것이고 내륙에서도 나는 신기한 생선이군요^^
은멸치가 많다더만...
중국 슈퍼에 파는 홍탕 다시다 풀어서 마라와 건고추 넣어서 육수를 만들고,
양고기 샤브샤브로 향채와 먹으니 어지간한 한국 훠궈집보다 못하지는 않다는...
무지 간단하니 구해다 시도해보시길...
한국 훠궈집이 많이 그리운가 보군요...ㅋㅋ
제맛을 내기 위한 향신료를 구하는 비용이 배보다 큰 배꼽이 될듯하여 가까운 중국식당에서 그냥 사먹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