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공천자와 예비후보자 현수막들이 거리에 걸렸다. 후보마다 중앙당 구호를 담은 것이 많아 지방선거인지 중앙선거인지 사실을 헛갈리게한다. 예비후보들이 내건 현수막에도 중앙당 냄새는 진하게 배어 있다. 어느구의원 예비후보는 2층 높이의 큼지막한 걸개그림을 내걸었는데 정청래 국회의원 사진이 후보만큼이나 크다. 누가 봐도 ‘누보나 민주당후보이며 정청래 심부름꾼이며 정청래가 지원하는 후보로구나’ 삼척동자도 알수있다
치솔하게 속보이는 짓이다 . 새민련은 정당 공천을 하지 않기로 했으니 그렇게라도 해서 정당 프리미엄을 누리겠다는 것이다. 며칠 전 여야 대표들 역시 국회연설에서 이 문제로 날을 세웠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막말까지 주고받았다. 시비는 분명하다. 당연히 약속을 지키는 편이 옳다. 약속을 지키는 측이 오히려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 참 딱하다.

정치적 유불리의 문제에 매달릴 문제가 아니다. 왜 기초공천을 폐지하겠다고 했는지 초심(初心)을 확인해야 한다.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는 것을 풀어주자는 뜻이었다. 국회의원이 심부름꾼을 심는 편법 운영을 막자는 취지였다. 그리고 공천을 돈주고 받고 팔고 사고 못하게 하려고 했던것이다 그런데 새민연도 공천만 안 했다뿐이지 지구당 위원장이 미리 내천 해놓았던 상태 아니었던가. 공천을 하건 않건 처음 취지는 빛이 바랜 것이다.구민들에게 사기친것이다
정당 공천을하면 구청장이나 구 의원 후보가 정당 이름으로 나서면 좋은 점도 많다. 당장 유권자는 큰 고민을 덜게 된다. 선거를 치러보면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정당 지지도와 정당후보 지지도에 큰 차이가 없다. 대부분의 유권자가 후보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이 소속 정당이다.
정당공천제의 큰장점은 정치건달 양아치 같은 터무니없는 후보를 걸러줄 수 있고, 지명도가 없지만 유망한 정치신인을 발굴해 키울 수도 있다. 그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정당 공천을 배제하자고 했던 것은 지방자치가 아닌 지역국회의원 정부로 운영되왔기 때문이다. 관료들이하던 구청장를 주민이 직접 뽑는다고 자치가 되는 건 아니다. 기초단체마저 중앙정치에 휘둘리고, 국회의원.당협위원장이 자기 수족을 심는 식이라면 많은 예산을 들여가며 선거를 할 이유가 없다.
노태우와 김대중의 야합의 부산물인 지방자치를 다시 시작할 때는 정치적 목적이 가장 컸다. 단식까지 하며 이를 밀어붙인 김대중 당시 평민당 총재는 지방자치를 의회정치와 함께 민주주의의 양대 축이라고 말했다.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 그에게 당시만 해도 관권선거가 큰 절벽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목적이라면 다 이뤄진 게 아닌가.
국회의원이 구청장을 자기 보좌관 다루듯 대하고 구정과 공무원인사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 무슨 귀신 씨나라 까먹는 지방자치인가 .구청 직소 민원실장까지도 감을 국회의원들이 자기들똘만이 하녀들을 구청장에 압력을 넣어 해쳤먹는데 ~~구청장도 이들간섭에 소름기치고 더려워 구역질이 절로날것이다 지방선거 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후보는 안 보이고, 야당 국회의만 부각된다. 우리 동네에 무엇을 할 것인가는 뒷전이고, 중앙정치 쟁점이 이슈로 등장한다. 못사는 서민 무지랭이라고 국가적 정책에 관심이 없을 순 없다. 하지만 구청장를 복지.교육.전시행정이나 거시경제정책헛공약 빈공약을 보고 고른다는 건 웃기는 일이다. 중앙정치의 바람을 타고 승패가 갈려도 선거가 끝난 뒤 중앙당이 지방 행정에 책임을 지는 꼴은 본 적이 없다.
정당 중심의 바람 선거는 결국 구청장 소속당의 간섭을 받는 일당 지배를 가져왔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는 사치스러운 죽은말이 됐다.공천을 받으려는 사람은 지역구 국회의원.당협위원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상향식 공천을 한다며 제도를 이리저리 바꿔도 결국 공천권은 국회의원 .당협위원장의 손에 있다 . 국회의원.당협위원장의 심부름꾼을 심어놓을 작정이라면 차라리 기초단체의 자치는 포기하고 광역단체에 맡기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세금도 덜 쓰고, 일도 효율적이다.특히 재정자립도가 빈약한 마포구는 실제 구의원이 할일이 없어 필요없는 곳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풀뿌리 민주주의는 물 건너간 것 같다. 이미 선거는 중앙당끼리의 대결로 판이 짜였다. 선거가 끝나면 어느 당이 이겼느냐를 따질 것이 분명하다. 제도적 담보 없이 새민련이 일방적으로 공천을 하지 않는다고 당초의 취지를 살려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개혁은 말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야 한다.더군다나 새민연도 형식만 공천하지 않았을 뿐이다. 삼철수의 사진을 흔들고, 지역구 국회의원 사진을 현수막에 걸고 정당기재를 하면서 정당공천이 아니라고 한다면.지나가는 개가 웃을일이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또 어떤 수단이 등장할지 모른다. 새민연이 약속을 지키는 건 평가해줘야 하지만 구민을 졸로보는 야바위꾼이라는 비난을 받을것이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면서 무공천의 부작용만 부각될 수 있다. 지방선거에서 기초공천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끌고 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새민련은 합당의 명분이니 난감하게 됐다. 또 ‘철수’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제도개선을 함께 하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우회적으로 지원하느니 공천하는 게 떳떳하다. 자칫 명분도 실리도 다 놓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약속 공방을 하는 것으로 기초공천 문제는 접을 것인가. 아니라면 초심을 가슴에 새기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어렵지만 물러서는 용기를 발휘해야 할 때다. 박원순이 걸개 그림을 걸어놓는 어리석은 짓보다 차라리 공천제로 선회하는 것이 현명한 정치를 하는 것이다 .언제 새민연을 철수 할지 모르는 삼철수와의 약속은 지키지 않는 것이 좋을것이다 .새민연이 무공천하는 것은 친노의 고도의 작전에 말려든것이며 지방선거후
당권을 송두리채 친노에게 조공하는 자충수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