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다.
여름 제주를 보기위해 스케쥴도 다 짜고 항공권도 예매해 놓고..
근데 은지씨가 수목 이틀간 비가 온덴다.
부산역에 내릴때까지 고민했다.
그리곤 자고로 섬이라는 곳은 여자사람과 마지막배를 타고 방하나 어렵사리 구하야
손만 잡고 자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라는 선인의 가르침을 따르기로 하구선
노포동에서 통도사로 ㄱㄱㅆ
통도사 경내 관람은 pass 안내하시는 선생님께 영축산을 오를참인데 중간에
샘이 있을까 여쭈었더니 산불초소에 물이 있을 거라신다. 친절하시다..
이 때가 16:00경, 혼란과 공포가 시작되다.
빠와에이드 하나로 버티면서 산불감시초소에서 마지막 한 모금을 흡수했다.
그리곤 물을 찾았다. 없다!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하며 평소 저녁식사시간도 훨씬 지난때라 위에서도
격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찰라... 초코다이제 비스킷 하나를 두고 고민했다.
'내가 너를 취하면 갈증이 더할터인데...' 십분간 쉬면서 고민하다가 하나만 섭취했다.
하나는 넘겼는데 두개는 자신이 없다.물이 없어 당황한데다가 정상부근엔 가스도
가득차서 신불재로 가야하는데 시살등으로 가버리는 발람에 알바30분 ㅡ _-;
안내판에 이슬이 붙어 있길래 혀로 핥아 주었다. 깔깔깔 난 살아야한다.
그 좋은 신불평원을 갈증과 가스와 야간산행으로 지나쳐 버리고 ㅠㅠ
신불재가 날 구원하시었다. 샘터가서 물부터 들이키고 산장에 들러 맥주하나 ㅠㅠ 눈물의 수분들...
주인장님 참 친절하시었다. 내려갈때 돈을 안가지고 가는 바람에 돈이 위에 있다고 하니
내일 달라신다. -ㅇ-
여튼 올라와 데크에 혼자 별보면서 별보면서 밥을 먹어본다. 취침모드~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구름에 가득 뒤덮여 있다.
더 잔다.
따뜻해진다. 나가 보니 잠시 구름이 물러났다.
주섬주섬 밥도 먹고 정리할라는 찰라 주인장님 산행가신다며 올라오시길래 외상값 드리고
출발때 보니 열시쯤 탱자탱자~
신불산에 올라 혼돈의 영축산과 신불재를 본다.
가을에 여자사람과 오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스친다
근데 난 ㅡ _-;; 혼자 오겠지
간월산과 간월재
간월재에 뭘 짓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에서 생략했다. 내려가는 나무계단에 기름이
올라와 악취가 제대로다. 날씨다 더우니 기름이 밖으로 나온다. 이거 몸에도 안 좋다는데 ㄷㄷ
나도 익어간다.
그 기름쩌는 극악의 환경에서도 아름다와라
간월재에 도착하니 햇님이 정력이 왕성하시어 벤치를 레고블럭 마냥 쌓아올려
그늘막을 만들어 놓은곳으로 숨어든 뒤 에너지 보충 및 오침
간월산에 올라 멀리 가지산을 바라보니 오롯하여라
건너편 천황산 재약산도 크고 아름답구나
배내고개에 내려 할매가 해주시는 국수를 섭취한다.
할매께서 육수를 더 줄까 물으시길래 괜찮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육수를
항상 남겨서 꼭 더 주기 전에 물어보시단다. 먹어 보니 왜 남기는 줄 알았다.
소태다 소태 ㅡ _-
나 역시 육수를 절반 남겼다.
능동산에서 가지산을 바로보니 주욱 능선도 보이고 터널도 보이는데
오늘 목표는 저기였는데...저길 가자면 또 야간산행 해야
하자네.. 오늘 늦잠에 오침까지 취해주셨자네..
내일 가지산에서 천황산 갈려면 얼음골로 내렸다가 다시 올려야 하자네..
내일 맥주 약속도 잡혀 있자네.. 능선이 휜하게 보이니 더 가기 싫자네..
가자 영혼의 안신척 샘물상회로!
능선타다가 임도로 빠지고 또 능선타고 하다보니
해는 지고 ㅇ;ㅣ모ㅓㄴ아ㅗㅁ노
순간 인가의 불빛이 보이면서 개소리가 들린다.
샘물상회에 다다르니 개님 두분이 강인한 치아를 자랑하시며 크나큰 울부짖음
으로 맞아 주신다. 이렇게 황송할때가..
어느새 한분은 뒤로 가셔서 날 생포하시었다. ㅡ _-;;
흰 런닝셔츠 차림의 주인할아버지께서 개님을 소환하시고는
개님이 랜턴불빛에 민감하게 반응한덴다. 얼른 껐다.
필요한거 있으면 내려 오라시곤 밑으로 내려가셔서
얼른 집만들고 밥먹고 삽겹살 조금을 개님밥그릇에 조공했다.
다음에는 잘 좀 구브싱구브싱
자는데 뭔가 등을 떠밀길래 깨보니 바람이 겁네 분다 -ㅇ-
텐트가 날 밀고 있다!!!
귀차니즘에 입각하여 폴따위는 꺼내지도 않았다더니
텐트가 내 중력을 의지해서 바람과 격렬하게 악전고투 중이다.
그런데...나가기가 싫다 좀 있어보니
내가 누워있으면 텐트가 날라갈일이 없자네? 취침모드로 재변경
밤새 바람소리에 잠을 못이루고 평소답지 않게 일찍 일어나 정리하고 떠난다
오늘 하산 후에 맥주약속이 있어서 늦잠을
안 잔건 절대 아니다. 영감님께 들러 인사라도 드리고 싶었지만
아침 댓바람부터 민폐가 아닐까 싶어 피했다. 참 좋은신 분!
가는 내내 시야가 요모양에 구름이 싸닥션을 치고
아침부터 트위스트를 강요케 한다. 얼음골로 빠질까 고민고민 하다가
이 모진 시련을 이겨내면 엘프온니가 나를 막 반겨줄 것 같아 계속 올랐다.
그리고 이번 휴가동안 나와 격렬하게 또 뜨겁게 살갗을 마주한 오양과 천황산!
등로에 사람도 없고 천황재 근처엔 움직이는 생명체가 없는 듯 하다. 구름구름구름
요기도 가을에 여자사람과 오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재약산도 시야는 시 to the 망
그나마 능선너머로 넘어가면서 바람이 잦아들고 사자평이 보인다.
뭐 신라때 화랑야전교육대라든지 공비은거지라든지 화전민부락이라든지...
그럴만 하다고 느꼈다. 아름다와라~
여기도 가을에...ㅡ _-
하산길에 고사리분교...이름도 이쁘기도 하여라
층층폭포 수량이 좀더 많고 수심이 깊었다면 알탕인데 아쉽다.
하단폭포인데 발발떨면서 찍었다 ;;
이런 폭포가 내려가다 보면 하나 더 있다. 역시 가을에...
절대 부러워서 커플사진 찍어 놓고 모자이크 처리한거 아니다.
표충사는 원효대사때 죽림사로 창건...사명대사...검색
참 명당에 자리잡은거 같았다. 천황산 재약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떠 하니 앉아계신 자태가 아름다와라
이로 말미암아 휴가산행이 완료 되었다.
영알은 가을에...
첫댓글 저도 꼭 한번가보고 싶은데... 기회가 안되네요.. 영알 완주하신거죠.. 맛보기라도 수고하시고 고생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여름영알은 산뜻함이랄까요?^^ 완주하긴 했는데 보통 배내고개에서 가지산 운문산쪽으로 많이들 가시더라구요
조용한 시간을 가지셨내요. 부러움의 시간. 항상 좋은 산행하십시요.
감사합니다. 산행객들도 별로 없고 호젓하니 좋았습니다 님도 항상 좋은 산행하셔요
산불감시초소에서 영축산방향으로보면 오른쪽으로 내려가는길이 희미하게 있습니다 이 길을 100미터정도 내려가면 물이 있습니다(산객들은 잘 가지 않는곳입니다) 그리고 산불감시초소에서 영축산오름길 중간쯤에 샘이있습니다 아마 야간이라 못보신 모양이네요 이샘은 가뭄때에는 잘 나오지 않지만 요즈음의 경우는 잘 나옵니다. 또 영축산 정상에서 비로암(남쪽)방향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물이있습니다. 님이가신 산행길이 5월에서 6월, 9월에서 10월 연인과 걸으면 가장 좋은 영알의 산행코스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꼭 샘터를 찾아야겠습니다
사진잘보고 갑니다~~ 저랑 비슷한 시기에 종주 하셨네요..저는24일~26일까지 석골사출발~운문사~가지산~능동산~천왕산~제약산~영취산~신불산~간월산~배내봉으로 하산하였습니다...저도 가스때문에 몇번 고생 했었는데...
가스때문에 고생스럽기도 했지만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약산에서 영취산으로 어떻게 이동하신건가요?
쪽지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