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관심 있는 독자의 머릿속에는 참으로 오래도록 남아 기억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최근에 경찰 후배와 점심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경찰 후배는 10여 년 전에 쓴 나의 일간지 칼럼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선배님이「행복의 기준」에 대하여 흥미롭게 해석한 수필이 가끔 생각납니다. 특히 귀한 손님을 모시고「맛집」을 찾아갈 때도 그렇고, 또.....”
「행복의 기준」을 말하면서 나의 옛 수필 한 대목을 떠올린다는 경찰 후배를 보면서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그는 내가 수필에서 말하는 <결론>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으므로, 그가 농담조로 옛 여자 친구를 말할 때도 별다른 의심(?)을 품진 않았다. 수많은 ‘행복의 요소’를 나열하더라도, 결론만큼은 ‘소박한 행복이 제일!’이라고 붙이면 ‘100점짜리 행복’이기 때문이다.
※ 내가 과거 최종 근무지였던 대덕경찰서에 기증한 수필집『청촌수필』도 관심 있는 후배들이 틈틈이 읽었다는 것도 흥미롭고, 뒤늦게나마 보람을 느낀다. ■ <책 기증 사연>은 하단에 덧붙임
[금강일보 / 윤승원의 세상風情]
‘행복의 기준’은 소박할수록 좋다
윤승원수필가, 논설위원
재기(才氣) 넘치는 말솜씨로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여성 음악인 Y씨가 얼마 전 방송 대담에서 흥미로운 말을 했다. 진행자가 ‘행복의 기준’은 어디에 두느냐고 질문한데 따른 답변이었다.
“저는 행복한 사람의 기준을 세 가지로 보고 있어요. 첫째, 값싸고 맛있는 음식점을 두 곳 이상 아는 사람. 둘째, 취미가 직업이 된 사람. 셋째, 귀신도 모르는 애인을 가진 사람!”
Y씨의 평범하면서도 상상을 뛰어넘는 재치 있는 대답에 진행자도 웃었고, 시청자인 나도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있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보통 사람도 평소 그렇게 느끼고 살지. 그런 사소한 것도 나름대로 행복이라면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있지. 자기만의 은밀한 행복은 멀리서 거창한 것을 찾을 일이 아니야!” 혼자 중얼거리면서, 그렇다면 나는 과연 저 명사가 말하는 세 가지 행복의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사는지, 슬며시 자문해 보았다.
먼저, ‘값싸고 맛있는 음식점을 두 곳 이상 알고 있다’는 것은 사소한 일 같지만 Y씨의 부연 설명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거리에 나가면 많고 많은 게 음식점이고, 거의 매일 출입하는 곳이 음식점이어서 평소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뿐, 막상 그런 조건을 갖춘 ‘만족스러운 음식점’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음식점 업주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서운할지 모르지만 엄밀히 따지면 ‘값싸고 맛있는 음식점’이 어디 있는가. 맛있는 음식이면 당연히 값도 비싸야 하는 것이 시장 원리인데, 값도 싸고 맛도 있다니, 그런 ‘밑지는 장사’가 어디 있나. 그러나 그런 음식점이 어딜 가나 존재한다. ‘박리다매(薄利多賣)’의 경영철학을 가진 서민적인 음식점이 얼마나 많은가.
손님들은 이런 음식점을 알게 되면 혼자 만족하지 않는다. 입소문을 내기 마련이다. 손꼽아 보니, 나도 그런 음식점을 몇 군데 알고 있다. 하지만 ‘값도 싸고 맛도 있다’는 판단기준은 전적으로 나의 주관적인 느낌이라서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땐 안내하기가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 다음, ‘취미가 직업이 된 사람’이야말로 가장 자신 있게 행복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적성에 맞지 않는 직업을 가졌다고 노상 불평하고 짜증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적성과 취미에 맞지 않는 직업을 선택했더라도 직업이 취미 이상으로 전문성을 갖춘 사람도 많다.
비록 직업이 취미와 연결되진 않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굳이 취미에 맞지 않는 직업일지라도 그들은 행복을 말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이다.
세 번째 ‘행복의 기준’에선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귀신도 모르는 애인을 가진 사람’도 행복한 사람이라니, 얼핏 농담으로 들려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그런 행복을 누리는 사람도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독신이 아닌 이상, 유부남 또는 유부녀가 배우자 모르게 애인을 두고 산다면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마음 졸이는 상황’을 겪어야 할까.
‘남녀 간의 우정이란 노년에 가서야 가능하다’는 옛말도 있잖은가. 숨겨 둔 애인과 친구관계를 넘어 ‘혼외(婚外)자식’이라도 생긴다면? 더구나 그가 공직자 신분이라면 축첩(蓄妾)이라는 공직윤리 위반으로 불명예스러운 감찰을 받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마다 ‘행복의 조건’은 취향이나 삶의 방식에 따라 다를 것이다. 공감이 가는 수많은 ‘행복의 기준’ 가운데 은밀하고 위험부담이 큰 행복은 수신(修身)이 전제돼야 하는 일이어서 크게 부러워할 것은 못된다.
현실적으로 절실한 나의 ‘행복의 가치 기준’은 소박한 것일수록 좋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는 건강문제, 경제적인 문제로 자식들에게 짐이 되거나 걱정을 끼치는 일 없어야 행복을 말할 수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아내와 자식·며느리가 공감하면서 빙그레 웃어 줄만한 따뜻한 ‘삶의 이야기’ 한 편 써서 읽어 주는 ‘소박한 행복’을 오래오래 누릴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 (2010년 10월 10일 금강일보)
윤승원 수필집『청촌수필』,『아들아, 대한민국 아들아』 경찰서 기증한 사연
언론보도 (금강일보, 뉴스1, 충청투데이 등)
▲ 일간지 고정 칼럼 란에 게재됐던 글을 모아 수필집을 엮었다. - 이 수필집을 펴내자마자 필자의 최종 근무지였던 대덕경찰서 직원들에게 200여권 기증했다.(2012년). 필자의 졸고 수필을 아직도 기억해 주는 경찰 후배가 있다는 사실에 반갑기도 하고, 보람도 느낀다.
[출판/문학] 가슴 따뜻한 일상의 소망, 그 누가 읽어도 좋지 아니한가
금강일보 최일 기자|승인 2012.09.04 01:27
윤승원 본보 논설위원 에세이집 ‘청촌수필’ 출간
경찰 출신 수필가, 칼럼니스트 크고 작은 에피소드 105편으로
치안 현장 현직 경찰관엔 격려, 현대인들에겐 삶의 철학 전달
‘수필은 행복을 넘치게 누리고 사는 사람이 읽어야 할 글이 아니다. 경찰서 유치장에 들어오는 사람이 읽으면 더욱 좋은 글이 수필이다. 왜 막가는 세상이 되어버렸다고 개탄하는가. 왜 강력범의 집에서는 수필집 한 권이 발견되지 않는가.’
청춘(靑春)이 아니다. 청촌(靑村)이다.
경찰 출신의 수필가, 칼럼니스트인 윤승원 선생(금강일보 논설위원)이 가슴 따뜻하게 풀어 놓은 진솔한 에세이집 ‘청촌수필’(도서출판 맑은샘)을 펴냈다.
‘아름답고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소망을 이야기하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1장 우리집 ‘가보 1호’ 보셨소, 2장 윤승원의 세상풍정, 3장 대전수필문학 권두에세이, 4장 한 가정의 아버지가 쓴 가족사, 5장 생활 속의 이야기, 6장 자랑스러운 내 고향 ‘청양’, 7장 경찰 작가가 쓴 치안 현장의 애환 등으로 구성됐다.
‘수필의 향기, 인간의 향기’를 주제로 한 청촌수필에는 총 105편의 수필과 칼럼에 80여 장의 관련 사진·삽화가 곁들여 있다. 표지디자인과 삽화는 저자의 아들 윤종운(서양화가) 씨가 맡아 훈훈한 부자애를 느낄 수 있다.
윤 선생은 청촌수필에 치안 현장에서 불철주야 고생하는 현직 경찰관과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 군복무자에게는 용기와 자부심, 예비역들에게는 무한한 자긍심이 담긴 응원의 메시지, 복잡한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과 요행을 바라는 현대인에게 불변의 삶의 철학과 기본을 제시하는 고전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또 경찰 지휘관에게는 조직관리 덕목과 지혜로운 단상의 철학을 모색해 보는 안내서, 자녀의 밥상머리 교육 소재를 찾고자 하는 부모에겐 귀 기울여 볼만한 말씀 자료가 된다. 아울러 수필문학을 공부하는 젊은이에게는 진솔이 글의 성패를 좌우함을 일깨워주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출향인에게는 애향심을 샘솟게 한다.
평범하지만 따뜻한 가슴으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소박한 인정과 아름답고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크고 작은 에피소드가 숨어있는 이 책은 학교 폭력과 교권 실추에 대한 해법과 과제, 막말과 무례한 언어가 범람하는 시대에 국민정서를 순화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윤 선생은 “난잡하고 거친 언어가 세상을 더욱 혼탁하게 한다.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과 낯 뜨거운 언어가 인터넷과 시중에 예사로 범람한다. 인격과 품위를 상실한 언어, 말초를 자극하는 언어가 건강한 국민 정서를 해친다. 각종 매체들도 여과 없이 이를 흥미 위주로 확대 재생산해 낸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내 자식이 읽어도 좋은 글, 내 아내가 읽어도 좋은 글, 훗날 내 손자녀가 읽어도 좋은 글을 써서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심정으로 이 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청촌은 청양촌인(靑陽村人), 순박한 청정지역의 촌놈을 뜻한다. 순박하다는 것은 시골 태생인 것만 뜻하는 게 아니다. 법 없이도 살아가는 선량한 사람, 양심을 갖고 정의롭게 살아가는 사람을 일컫는다”며 “살아가면서 아무리 좋은 글감을 발견해 글을 썼더라도 혼자 만족하는 것은 일기에 지나지 않는다. 본시 ‘이야기’란 혼자 간직하고 있을 때보다 나눌 때 더 큰 가치와 다양한 의미가 살아난다”고 덧붙였다.
충남 청양에서 출생한 윤승원 선생은 대전수필문학회장, ‘충남경찰사’ 편찬위원, ‘충남경찰문집’ 기획편집위원, 경찰청 ‘생활질서 문화대전’ 작품집 편집위원, 충남지방경찰청 ‘호국안보 백일장’ 심사위원, 대전 대덕경찰서 치안정책정보관(2010년 경감으로 퇴직)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삶을 가슴으로 느끼며’(1993년), ‘덕담만 하고 살 수 있다면’(1997년), ‘우리 동네 교장선생님’(2000년), ‘부자유친’(2002년), ‘아들아, 대한민국 아들아’(2005년) 등이 있고, ‘경찰고시’ 최우수작품상, ‘전국공무원문예대전’ 수필 부문 행정자치부장관상, ‘경찰문화대전’ 수필 부문 금상 등을 수상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출판/문학] 경찰 후배들에게 전하는 사랑
최일 기자 2012.09.04 01:27 금강일보
『청촌수필』 200권,『아들아, 대한민국 아들아』80권 기증
▲ 지난달 29일 대전 대덕경찰서를 방문한 윤승원(가운데) 선생이 자신의 신작 에세이집『청촌수필』과 2005년 발표한 산문집『아들아, 대한민국 아들아』를 기증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이 대덕경찰서장 주현종 총경, 왼쪽이 대덕경찰서 방범순찰대 의무경찰(최 일 기자)
윤승원 선생은 최근 대전 대덕경찰서에 신작 에세이집 ‘청촌수필’ 200권과 2005년 발표한 산문집 ‘아들아, 대한민국 아들아’ 80권을 기증하며 후배들에 대한 애틋한 정을 다음과 같은 글에 담아 전했다.
대덕경찰서 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2010년 대덕경찰서에서 30여년 경찰 생활을 마감하고 영예스럽게 퇴임한 윤승원입니다. 그간 인사 이동으로 저와 함께 근무했던 많은 직원들이 자리를 옮긴 것 같으나 ‘페이스북’(대덕경찰)에 들어와 보니, 정들었던 얼굴들도 여전히 많이 보여 반가웠습니다.
경찰을 떠나 자유로운 사회인이 된 지 어느덧 2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경찰에 대한 관심은 현직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경찰에 대해 좋은 소리든, 쓴 소리든 언론에 보도되면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처럼 여겨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동지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청춘을 다 바쳐 일했던 직장이니 어쩔 수 없는 애정과 관심이지요.
퇴직 후 문단에서 활동하는 수필가로서, 또는 지방 일간지 논설위원으로서, 이런 저런 많은 글을 써오다가 이번에 신작 에세이집을 펴냈습니다.
출판사에서 금방 나온 책을 펼쳐 보면서 가장 먼저 옛 경찰서 동지들을 떠올렸습니다. 이 책 속엔 과거 제가 경찰 생활하면서 체험했던 일들도 다수 수록돼 있고, 경찰 공무원으로서 느꼈던 희로애락 등 삶의 애환도 적지 않게 담겨 있는 까닭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퇴직 후에는 경찰청 치안정책 고객평가위원으로 위촉돼 각종 치안정책을 평가하는 입장이 됐고, 또한 지방 일간지에 사설과 칼럼 등 다양한 글을 써오면서 국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치안 문제와 경찰관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하면서 경찰 조직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과 대안도 제시하고, 잘 하는 일에는 찬사의 글을 쓰는 등 나름대로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일선 치안 현장에서 일해온 실무자의 입장과 이를 국민의 눈높이에서 평가하고 분석하는 고객(국민)의 입장을 두루 경험하고 있는 셈이니, 객관적인 시각으로 과연 무엇이 ‘국민중심 경찰활동’인지 판단하는 중립적인 입장도 가질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퇴임식 날 경찰서를 생전 처음 찾아온 저의 아내와 두 아들 앞에서 저에게 보여준 여러분들의 <따뜻한 환송식>을 잊지 못합니다. 저에게 과분한 축하의 꽃다발을 안겨주면서 현관에까지 나와 석별의 손을 흔들어 주시던 여러분들의 따뜻한 환송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 증정하는 저의 졸고 에세이집은 그에 대한 작은 보답입니다.
저로서는 생생한 현장 체험을 바탕으로 수년간 많은 고민을 하면서 쓴 글이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절실한 현안 문제와 경찰 가족의 삶을 다룬 글도 수록돼 있으니, 모쪼록 일선에서 불철주야 국민의 평안한 삶을 위해 고생하는 현직 경찰관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직무를 수행하는 데도 참고가 됐으면 합니다.
아울러 대덕경찰서 전·의경 대원들에게『아들아, 대한민국 아들아』 80권을 보냅니다. 이 책은 저자가 ‘의경 아버지’로서 현역 복무하는 전·의경에게 보내는 사랑과 격려의 메시지를 담아 화제가 됐던 책입니다.
오랜만에 옛 동지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으니 반갑고, 신간 서적 발행을 계기로 소중한 인연 또한 이어나갈 수 있게 돼 큰 영광과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경찰서라는 직장은 정서가 거칠고 삭막한 곳입니다. 죄지은 사람 잡아 가두는 유치장이 있는 곳입니다. 교통사고 다툼, 형사사건 다툼, 집단민원 다툼 등등 살벌한 얼굴을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곳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시를 읽고 수필을 쓰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활자 매체가 눈에 들어옵니다. 언젠가 경찰관 手記를 모집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경찰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기를 쓸만큼 나는 한가하지 않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경찰관의 여유는 누가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자기 시간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경찰서 유치장에 저의 졸저 수필집이 비치되어 경찰관 근무자도 읽고, 유치인도 읽습니다. 한 권의 수필집이 민들레 홀씨 역할을 할 때가 있습니다. 존경하는 정 박사님의 따뜻한 격려가 일선 경찰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제가 이따금 만나는 현직 경찰관들이 저의 수필 중 한 대목을 기억해 준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정 박사님의 귀한 가르침도 감사합니다.
첫댓글
항상 읽어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행복의 조건 중 저는 장청선생에게서 느낀 점 한가지를 추가한다면 자신의 직업에 대해 만족한 줄 아는 것이 아닐까요?
인간역정 중 과거와 현재 미래가 있는데 자신의 직업과 취미가 현재에서 과거로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삶은 인간 행복 중 가장 행복한 것임을 장천선생에게서 찾았습니다.
행복은 크기와 질량으로 따질 수 없는 자기 마음 가짐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를 끊임없이 실천하는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지는 과거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의 행복의 고리를 탄탄히 이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작기로 말하면 나 이외의 사람의 마음을 담을 수 없는가 하면 크기로 말하면 세상의 모든 사람을 담아도 넉넉한 크기가 아닐까요,
그리고 마음에 담는 것은 인정과 덕성 선악 등등 모두를 담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그런 마음을 끝까지 간직하고 행복하게 느낄 수 있으려면 실천적 의지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천선생의 경찰의 직업에 대한 행복감은 우리 나라 경찰의 이상이요,
희망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경찰서라는 직장은 정서가 거칠고 삭막한 곳입니다. 죄지은 사람 잡아 가두는 유치장이 있는 곳입니다. 교통사고 다툼, 형사사건 다툼, 집단민원 다툼 등등 살벌한 얼굴을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곳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시를 읽고 수필을 쓰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활자 매체가 눈에 들어옵니다. 언젠가 경찰관 手記를 모집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경찰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기를 쓸만큼 나는 한가하지 않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경찰관의 여유는 누가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자기 시간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경찰서 유치장에 저의 졸저 수필집이 비치되어 경찰관 근무자도 읽고, 유치인도 읽습니다. 한 권의 수필집이 민들레 홀씨 역할을 할 때가 있습니다. 존경하는 정 박사님의 따뜻한 격려가 일선 경찰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제가 이따금 만나는 현직 경찰관들이 저의 수필 중 한 대목을 기억해 준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정 박사님의 귀한 가르침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