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후 대다수가 이렇게 지낸다 ***
정년 퇴직을 얼마 앞둔
후배들을 만나면 자주 물어오는 질문이 있다.
"은퇴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대답하기 힘든 물음이다.
나도 모른다..
보편적 대한민국
노인 백수의 노는 법은..
✴주야장창
배낭에 막걸리 한병 넣고~,
청계산에서 북한산으로
핸드폰에 미스트롯 뽕짝 백곡 깔아
볼륨 Max로 틀어놓고~,
무릎 연골
남아 있을 때 까지 심마니 흉내내며
살아가기.
✴손자가 좋아 죽겠다며
카톡 프로필까지
손주 사진으로 도배를 해 놓고,
할아버지가 외계인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7살 될 때 까지 보육원장 놀이하기.
✴허리가 온전한 그날 까지
선블록 떡칠 하여
전국 골프장 순회하며
나이스 샷에 중독되어 닐니리야 하다가
죽을때도 호주머니에
티 넣고 화장터 가기.
✴30만원들여
방통대에 중국어과 등록하여
뭔가 좀 남달리 학구적으로 보여
친구들 앞에서 공부한다고
떠 벌리며 장가계 패키지 여행
다시 열릴 날 기다리며
장학금 받기 위해
에어콘 잘 나오는 동네 도서관에서
기말 시험 공부하며 치매 극복하기.
✴말죽거리에서
쓰리쿠션 치다가,
저녁에 영동족발에서 막걸리 마시고
59년 왕십리 읊으며 집으로 가기.
✴옆집 눈치보며
섹스폰 대가리에 뮤트 끼워
자뻑 예술 하다가
비오는 날 밤에 양재천 다리 밑에서
소원없이 빽빽거려보기.
✴박물관 미술관 순회하며
노년의 품위에 맞게
심오한 예술적 기품을 심겠다고
경복궁 담벼락 옆 현대 미술관에서
먹줄 몇가닥 튀긴
300호 대형 추상화 앞에서
귀신 튀어 나올 때 까지 서 있거나
인문학적 소양을 업하기 위해
장 쟈크 루소의 800페이지 짜리
에밀부터 칸트 행님의
순수이성비판 까지
돋보기 끼고 수면제 먹기.
✴저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전원 주택 짓고,
좋은 공기 마시며 내입에 들어 갈 풀쪼가리는
유기농으로 내가 키워서 먹겠다고
인터넷으로 온갖 씨앗 봉다리는
다 사서 남새밭에 뿌리고
주말이면 친구들 불러서
장작불에 삼겹살 구워 먹을 생각으로
테레비 삼시세끼 프로그램 처럼 살아가기
아니면~
그것도 성에 안차서
아예 귀농하여 태백산 골짜기로 입산하기.
✴이미 한물간
큼직한 DSLR카메라에
묵직한 접사 렌즈까지 달고
뒷산에 흔하게 핀 야생화 앞에 안쓰럽게 쭈그리고 앉아서
열심히 눌러대며
자기가 봐도 정말 잘 찍었다며
SNS에 올려 자랑하며 지내기.
✴실업자에게 국비지원으로
공짜로 해주는 바리스타 교육 받고
집에서 커피콩 볶다가
휘슬러 후라이판 다 태우거나,
✴폼나게 살기 위해
만화 신의 물방울 44권 마스터 하고
이마트 5천원 짜리 와인으로
디캔팅 하여 맹물 만들기나 하면서
클래식과 재즈 까지 곁들여
마이가리 품격 LIFE 즐기기.
✴그냥 낚시터에서
찌만 쳐다 보며 평생 살기.
✴배달되는 조선일보
처음부터 사설까지
혼잣말로 대통령 욕 곁들여가며 완독하고,
삼식이로서의 당연한 의무인
분리수거를 마치고..
마누라 이마트, 코스트코 갈 때
짐꾼 겸 기사 노릇으로
뿌듯함을 만끽한다.
✴디지털 청첩장 받아
유행이 살짝 지난
기장이 약간 길고
헐렁한 양복 아래 위로 걸치고 간
예식장에서 오랫만에 만난
그렇게 친하지 않은 친구들과
뷔페 퍼다 날으면서
정치 와 코로나 이야기로
입에 거품 좀 내고
지하철 타고 집에 가는 길.
✴존재감 없는
단체 카톡방에서
남이 퍼 올린 글 읽어 보다가
공감이 가면 또 퍼다가
다른데 옮기면서...
남들도 분명히 좋아 할거라고 확신하며
핸드폰을 닫는다.
✴가끔 약속도 없고
심심하면 밀리터리캡 쓰고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부터
모란역 5일 시장터까지 기웃거리며
근처 칼국수집에서
한끼 떼우며 한나절을 지운다.
물론~,
코로나가 끝나면
그림이 달라지겠지만
바다 건너로~~
***딱히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은퇴의 핵심은~,
위의 하나가 됐든 둘이 됐든 마음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