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칠십 행세도 이제 한 보름밖에 안 남았다. 금년을 넘기면 칠십 하나가 된다. 그 동안 손자 손녀 보살피며 육아일기도 쓰고 동화책도 한 권 내고 나니 요즘은 딱히 할 일이 없다.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아무 일도 안 해도 된다는 사실. 사시장철 놀고 먹으면서 빈둥거려도 하등 심기가 불편하거나 가책을 느끼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과거의 가장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노 쌩큐!" 할 것이다. "나를 이대로 가만히 내버려둬. 난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아."
하도 할일이 없어 소일삼아 바둑을 다시 시작한지 1년쯤 됐다. 대학시절 이래 만년 18급이었던 내 바둑 실력은 이제 겨우 6~7급쯤 되는 것 같다. 이것도 1년 동안 용맹전진한 결과다. 요즘 내 일과는 오전엔 컴퓨터 켜고 흘러간 옛노래들을 섭렵(?)하거나 유플러스 영화들을 감상하며 보내고, 오후엔 기원에 나가 바둑을 둔다.
참새가 방앗간 들락거리듯 수시로 코인 노래방에 들어가 노래 연습도 한다. 키 보이스, 방주연, 은희, 산울림, 노고지리, 샌드 페블즈, 템페스트, 민희라, 윤연선, 최진희,조용필, 나훈아, 태원, 심수봉, 태준, 박건, 조관우, 송창식, 유심초, 높은음자리, 김씨네, 김수희, 문주란 등등이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이다. 코인 노래방에서 나 혼자서 그들의 노래를 불러도 얼마든지 행복한 게 바로 나다. 같이 부를 친구가 있을 땐 더 즐겁다. 그 친구가 여자면 더할 나위 없겠지. ^^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많아도 하나도 걱정할 게 없다. 극장에 가면 되니까. 경로우대로 5천원이면 언제든 입장 가능하니까 부담도 전혀 없다. 그래서 워낙 좋아하던 영화 관람 원없이 하고 있다. 어린 시절 만화책 신간 나오면 닥치는대로 읽어치우듯 요즘 영화를 그렇게 보고 있다. 어릴 땐 만화책만 읽고 있으면 꾸중하던 부모님이나 계셨지, 지금은 그런 분도 안 계신다. 영화도 더 이상 볼 게 없으면 뮤지컬이나 연극 쪽으로 눈을 돌린다. 사태가 이 지경이니 내가 왜 과거 어딘가로 되돌아가고 싶겠는가? 나는 지금의 내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첫댓글 이작가님! 感祝드립니다..
萬壽無疆하시오소서~^^
여풍님도 여전하시던데요 뭘. 건강하게 사시다가 반갑게 또 만납시다. ^^
한동안 뜸했었지 ♬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며 자주 만납시다. 참 핸폰 019- *** 잘 연락되고 있는지 -- ???
010 으로 바뀌었으면 알려 주시압 ㅎㅎㅎ
회장님도 만수무강하십시오. 바뀐 전화번호, 주소, 변경요청했습니다. 언제든 반갑게 만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