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다른 사람들의 글에 댓글만 달다가 오늘은 짧게나마 제 생각을 올려봅니다.
내일이면 미국에 산 지도 어느덧 만 18개 성상이 됩니다.
제가 미국에 오던 88 년도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미국의 이민 환경도 엄청 나빠졌고, 한국의 거주 환경은 엄청 좋아졌습니다. 미국은 특히 911을 깃점으로 사회가 전반적으로 뒤숭숭해지고 각박해졌습니다. 다른 얘기할 것은 많지만, 이민에 대해서만 제가 느끼고, 아는대로 정리해 봅니다.
미국은 과연 기회의 땅인가?
미국이 기회의 땅이라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됩니다. 단지 기회의 땅이라는 것이고, 파라다이스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겠죠. 기회라는 것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기회라는 단어의 혼네(본음:적절한 우리말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서 일어를 사용했음, 이해구함)는 아마도 한국에서 일찌기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고생일 수도 있고, 그에 준하는 노력이기가 십상이라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그것에 대한 댓가는 성공이라는 것으로 귀결되겠지요. 2000 년대를 살다가 미국에 와서 정착을 하는 사람들과, 1980 년 대에 미국에 와서 정착을 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고생의 정도가 많이 다를 것입니다. 급여 50 만원을 받으며 연봉 1000만원을 꿈꾸던 80 년 대에 한국에서 바라보는 미국 생활은 파라다이스였고, 그렇게 기회를 바라면서 하는 고생은 정말로 견딜만 했습니다. 그런데 2000 년 대, 연봉 4,5 천을 받으며 안정된 직장생활을 누리던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국 이민의 삶은 기회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처절해 보입니다. 기대하는 수입도 한국이나 미국이나 별차이없어 보이고, 그나마 자녀 교육을 바라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땅에 오면 사교육비나마 절약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그것도 아니고. 중 고등학생이라도 있는 가장이라면 대학은 어떻게 보내야 하나 걱정도 태산이고. 좋은 대학보내기는 한국보다 더 어렵고. 영주권이라도 있고, 투자 비자라도 받고 오는 상태에서도 이런 고민은 기본인데, 하물며 방문/관광 비자를 받고 와서 신분변경이라도 하거나, 불체는 말할 것도 없고, 불안정한 신분으로 이 땅을 밟게 되면, 정신적으로 오는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란 나라에 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한 딜레마 속에서 고민을 하고, 공부를 하고, 각오를 하고, 준비를 하게 되는 사이에 기회를 파라다이스로 전환하는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생기겠지요. 요즈음에 오시는 분들에 던지고 싶은 화두는 이것입니다. "삶의 질과 장래성"
무엇을 해서 먹고 살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도착하는 순간 과거의 "나"를 잊어버리라는 말을 합니다. 제가 이 땅에 왔던 1988 년 9 월 15 일, 그 당시에는 이 말은 금과옥조였습니다. 하지만 2006 년 9 월 15 일에도 금과옥조인가?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가 그만큼 발전된 것이지요. 저는 요즘 오시는 분들에게, 가급적이면 한국에서 하던 일을 미국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라는 조언을 합니다. 지금은 광부를 수출하던 시대의 한국은 더더욱 아니고, 한국이 미국보다도 더 발달한 분야도 많은 시대입니다. 한국에서 하던 업무가 미국에서도 동등한 가치와 잠재성을 가진 분야도 제법 있습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아마도 무역 업무같은 것이 제일 접근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수입을 하던 사람은 이 땅에서 구매 대행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선박회사에 근무하시던 분들은 미국에서도 선박회사엘 Apply 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영주권 보유를 전제로 하겠지요. 청계천에서 전파상을 하시던 분은 전자제품 수리 가게를 시작하실 수도 있을 것 입니다. (참고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되는 업종으로는 IT 분야가 있겠지요. IT분야에서 소프트웨어나 보안 분야는 한국에서 하던 업무를 미국에서 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어쨋든, 한국에서 책상머리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이 땅에 와서 다운 그레이드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이리로 와야 하나 하는 느낌입니다. 당장 호구지책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않느냐는 말을 들을 때 제가 느끼는 것은 그래도 자신의 밸류는 지켜야 한다는 것이고, 이 땅이야말로 생각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는 곳인데.....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과거의 나"를 잊어버린다는 것은 각오를 단단히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과거에 나"가 하던 일을 이 땅에서 한번 펼쳐보는 것은 아주 의미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나를 다운 그레이드하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한번 다운 그레이드 되면 업 그레이드는 아주 아주 어렵습니다.
미국의 교육 환경은 어떠한가 ?
많은 사람들이 자녀 교육을 이유로 이민을 생각한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한국의 교육환경과 미국의 교육환경의 격차도 많이 좁혀진 것 같습니다. 물론 본국의 교육정책이 자주 바뀌고, 갈팡질팡하는 면이 있지만, 어쨌든 본국의 교육 환경이 많이 발전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러한 전제하에서 미국의 교육이 한국과 비교해서 우위에 있는지는 다시 고려해 볼 포인트가 있습니다. 공립교육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미국의 공립학교 교육은 분명히 문제가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한국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공립학교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Standard라는 것에 있습니다. 대학 진학을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이른바 Big 5, Havard, Prinston, Yale, Stanford, MIT 이런 대학들이 아니더라도 좋은 학교에 입학을 하려면 학교에서 하라는대로 했다간 4 년제 대학도 가기 어려운 것이 미국 고등학교의 문제입니다. 지난 주에 겪은 제 얘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제 큰 아이가 10 학년이 되었습니다. 화학 과목을 신청했는데 학기가 시작되었는데도 대기명단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열받아서 아들놈을 데리고 꼭두새벽에 교무실로 쳐들어갔습니다. 담당 카운셀러 좀 만나자고 해서 카운셀러 방에 들어갔습니다.
" 우리 아들 과목 신청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
"AP History, Honors English, Jazz Band, Biology, German, Pre-Calculus 등이다."
"Chemistry는 왜 대기냐?"
"Chemistry를 들으려면 현재 과목에서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그러면 수강학생이 꽉 차서 대기가 아니고 우리 아들이 들어야할 과목 신청이 다 되었기 때문에 대기인 것이냐?"
"그렇다"
"Chemistry는 A period인데 현재 과목에서 A period 과목이 없으므로, 하나를 포기할 필요가 어디 있느냐? 더구나 Jazz Band는 번외과목으로 Jazz Band 때문이라면 Academic Class를 더 듣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 아니냐"
(*A period라는 것은 일종의 새벽반으로, 정규 수업시간 전에 하는 수업시간을 가리키는 용어임.)
이렇게 시작된 아침의 전투는 결국 교감과의 담판으로 화학과목를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날 대학 준비 세미나엘 참석해 보고서는 저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 아들이 화학 수강을 못했더라면 다음 학기에 당할 고생과 손해가 막심했을 것 입니다. 이 학교는 캘리포니아 1500 여개 공립고등학교 가운데 랭킹 38 등인데도 이런 식입니다. 학교는 캘리포니아 스탠다드에만 맞추면 되는 것이리면서 올라갈 수 있는 한계치에 대해 알려주지 않습니다. 물론 고등학교만 나와도 먹고 사는데는 지장없는 이 나라의 시스템이 이런 현상을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무지 Challenge라는 것을 보기가 어려운 것이 오늘날 미국 공립교육의 현실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한국의 교육이 오히려 경쟁력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느슨함을 극복하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정말로 무서운 아이들입니다. 5 % 가 95 %를 이끌고 가는 미국의 힘은 여기서 나온다고 보는데, 그 5 %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미국도 치맛바람/바짓바람이 불가피 합니다. "Children never succeed alone." 이 말은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합니다.
이만 줄입니다.
첫댓글 쩝...
교육은 복합적인 것들이 오랜기간동안 쌓여 발전해 나가는 부분으로 한국과 미국의 비교를 한다는 자체가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이며, 본인의 단순경험이나 그리 길지 않은 이주생활에서 오는 짧은 생각으로 미국의 전체의 교육그림을 보고 평가한다는 말은 이해가 가지않음.
하나더 사립하고 공립이 존재하는 이유를 보면 그 차이를 알수 있으나, 대부분의 미국의 명문대학의 부모들도 한국의 서울대 입학한 학생들의 학부모들의 평균 연봉이 높은것처럼 높은 연봉을 자랑한다. 뿌리에 있어 직업도 좋고 학력도 좋다 ....... 종마가 좋아야 그 후손이 좋아진다는 얘기처럼...... 모든 학교내 프로그램이 내 입맛에 맞기를 원하다면 굳이 학교를 보내지 않고 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임
자기인생에 만족하는사람은 굳이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겠지요. 오직 불만있는사람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도 그들일 것입니다.
한국에서 교육은 애들에게 지옥입니다.학우들끼리 친구가 아닌 경쟁자로만 보고 있고,어렵게 대학교 들어가더라도,취업하기 힘듭니다. 전 애들에게 무리하게 교육시키지 않는 미국 교육 정책이 맞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선 애 잡죠!
미국도 대학은 사람잡는다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어딜가나 부모님들 정신없군요? 우리나라 부모님들 이제 당신들을 위해 시간을 좀 써주세요? 병들 나겠습니다. 우리 부모님들 병나면 우리 자식들 홀로 서있기 힘듭니다.
정말 이런말씀 드리기 그런데 지난번에 쓰신 교육에 관한 글도 그렇고 본인이 겪으신 것을 너무 generalize 하셨다고 보여집니다. 저도 미국에서 공립학교로 다 들었는데요 제가 보고 겪은것과는 너무 차이가있네요^^ 우선적으로 다음학기에 들을 클레스는 그 전학기중간과 끝쯤에 이미 다 신청을 합니다. 신청을 제출하고나면 그 다음학기가 시작하기전 자신의 스케쥴표가 나옵니다. 이때 잘못된 부분이 있거나 마음이 바뀌어서 클레스신청을 변경하고싶을때 변경서를 부모님사인과 함께 제출합니다. 그러면 2학기시작전에 딱 정해진 (바뀐)스케쥴표가 다시 한번 더 나눠집니다. 확인차원이죠^^ 그리고 2학기 시작후 약 2주정도안에 변경서 제추
제출이 가능하며 왠만해서는 특별한 이상이 있지 않는한 학생이 원하는데로 바꿔줍니다. 만약 어떠한 이유로 이 변경사항이 안받아들여진다면 카운슬러가 학생을 call out 해서 설명해주고 어떻게 할것인지 상담합니다. 그 카운슬러분이 유독 이상한 카운슬러라고 여기어지네요. 그리고 a period/또는 0 period같은 경우는 모든 클레스가 오퍼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아시고 계시겠죠. 그리고 만약 자녀분의 HYPSM진학을 원하신다면 학교로 쳐들어가셔서 카운슬러와 대립하신것은 아주 어리석은 행동이셨다고 제가 감히 말해야하겠습니다.. 사립대학교는 카운슬러의 레커멘데이션, 즉 그 학생의담담카운슬러가 이 학생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
해 높이 관심을 가지고 비중있게 봅니다. 제가 감히 말씀드리겠는데 이번 스케쥴같은 경우는 학생이 충분히 카운슬러를 찾아가서 본인이 해결하실수도 있을만한 일도아닌 일인데요 이런 작은것조차 학생스스로가 해결을 못하면 그 학생의 independecy가 의심스러워지죠... 글 읽어보심 알지만 학생이 부모님과 같이 가기 전까지는 자신이 waiting list에 왜 있는지조차 파악안했다는게.. 부모님이 일부러 카운슬러에게 땡큐노트나 할리데이카드등을 통하여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다 그 좋은 렉을 얻기위해서!) 님이 하신 행동은 현명하시지 못한것같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난리치는 부모님들을 카운슬러가 제일 꺼려하는 타입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교의 카운슬러들은 매해 학생과 적어도 한번 면담을 통하여 이 학생이 어떠한 대학 (예를들어서 주립대인지 사립인지 등등)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첵업하고 상담합니다... 이런 상담을 통해서 학생이 들어야할 과목을 제대로 이수하고있는지, 그 대학이 리콰이어하는 과목에 모자라는 것이 없는지 관리해줍니다... 또 학생들이 스케쥴을 짤때 주로 아너스나 ap같은경우는 선생님의 추천이 필요한데 이런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서도 충분히 학생이 자신의 스케쥴을 제대로 짤수있는 여건이 이뤄집니다... 무슨 학교를 자녀분이 재학중이신지 몰라도 자녀분이 부모님께 제대로 말씀드리지 않거나 귀찮아서 대충 이런 상담을 넘
기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참고로 말해야할게 a period가 학교에서 오퍼된다고해서 아무나 다 들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그 교시에 이미 학생이 많이 듣고있다면 못들어갈수도있는것입니다. 그 학생이 스케쥴을 신청할때 처음부터 a period를 신청했는지? (7개클레스들으니까 당연히했었어야했겠죠) 안했다면 거기서부터 학생의 잘못인거구요... 했다고해도 모든학생이 0period를 다 들을수있는게 아니라 랜덤으로 뽑히는것이기때문에 안되도 이상할게 없는겁니다...
그리고 challenge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학생의 능력만 받쳐준다면 충분히 challenge가능합니다.. 한예로 능력있는애는 10학년떄부터 3-4개씩 ap듣는거고 보통애들은 ap적개듣는거고 그런겁니다... 제가 아는 10학년짜리 동생의 스케쥴을 말해볼까요? ap euro, ap calc bc, ap spanish 4, ap psychology, honors english, varsity water polo, concert band 이렇게 듣는애도 있습니다. 다 학생의 능력에 따른것이지 challenge가 주어지지 않는것이 아니랍니다...
님은 과학이 없잖아~ 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친구가 과학을 전공할 생각이 없기때문에 과학분야 클레스를 2년 (9학년때 바이오와 켐들어줬다고하네요)만 들은것으로도 아이비가는데 지장없습니다.. ^^
그리고 공립교육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계신데 그러하면 왜 사립학교로보내실생각은 아니하시는지요?
정말 감사합니다... 전 아직 미혼이기 때문에 아직 애들 교육문제는 잘 모르겠고.. 미국이 과연 기회의 땅인지? 에 대한 의문이 저를 고민스럽게 만드네요. 전 현재 미국에 와 있는데... 이민초기에 오신 분들처럼 네일?에서 일을 해야 하는지? 고작 1300불 버는 일을... 모든사람들이 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이민 온 한국사람들은 다 그 일을 한다 그러니까 너도 한국에서 하던일 다 잊고 그일을 해야한다?! --- 저를 참 혼란 스럽게 합니다.
뉴욕 플러싱에는 지금 중국사람들과 조선족분들도 많이 와 계십니다. 그분들이야 솔직히 자국의 급료수준과 비교해서 10배?(100) 이상의 돈의 버실수 있지만,,, 자존심 버리고,,, 험한일 하실 수 있지만,,, 한국의 급료수준은 정말 많이 뛰어 오른 것 같아요
나를 버려라??? 나를 버려! 그렇게 결심하다가도... 참 힘드네요! "션 코너리"님 정말 좋은 말씀 가슴에 와 닿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