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무지 더운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한여름 삼복더위에 덥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진작 거둔지 오래지만, 세월이 흐를 수록 연년세세 여름을 맞이하게 되면 이제 더위에 대한 노이로제에 걸린 듯한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오늘이 8월4일 8월의 첫 번째 금요일로 우리 열두회사랑산악회 정례 산행일인데,적어도 하루만이라도 더위를 피해 산행을 하는 방법과 장소를 찾아보며 생각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다.장마가 이어지던 며칠 전 비가 내릴만큼 내린터라 서울 근교 유명산 계곡을 찾으면 시원한 물줄기를 맞을 수는 있겠지만 어느 곳이냐 하는 문제도 고민거리였다.
몇몇 회원들과 이런저런 협의를 해서 여러 의견를 감안 전에도 몇 번 가 피서 족욕을 한 바 있는 관악산 계곡을 찾아가기로 결정을 했다.기록을 살피니 관악산 계곡을 찾은 때가 2015년7월18일 토요산행 시 다녀온 걸 확인하기도 했다.2년만에 찾게 되는 셈이다.북한산 계곡(2016.8.5 피서 산행)이 더 흐르는 물도 풍부하고 스케일도 크다는 점도 생각했지만 더운 날씨에 너무 멀다는 의견도 있어
이곳으로 결정을 한 것이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관악구청역) 3번 출입구 위에서 모이기로 했다.나는 가까은 곳이라 좀 일찍 나가 어느 건물 입구 가로수 그늘에 앉아 기다리니 먼 거리 신내동에 사는 원로목사 정동수 동기가 금방 얼굴을 보인다."아^^그 먼 곳에서 일찍 나오시네"하고 인사를 하니,"오다 보니 그렇게 됐구먼" 하며 서로 인사를 나눴다.
잠시 후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갈 무렵 정병대 등산대장에게 연락을 하니 모두 아래 지하층 만남의장소에 있다고 하며 곧 동기 일행이 올라온다.(김희중,나헌주,박상기,박인주,심인,이종주,정동수,정병대,황규철,양재록 동기 등 10명)
10시 정각 서울대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는 버스에 줄을 지어 타고 있는 동기 일행 모습이다.급한 김에 촬영을 하다 보니 '사진찍기 초딩' 실력이 나타난 셈이다.각도를 잘못 조절 해 45˚ 기울어진 피사체의 모습이 보기에 민망할 지경이다.
오늘 산행은 관악산 계곡 좀 깊숙한 곳으로 가야 하므로 아예 점심 식사를 준비해야 했다.전 같으면 하산 후 음식점에 들러 점심을 들곤했는데 오늘은 그럴 시간도 없고 산중계곡 피서의 분위기가 깨질 우려도 있어 시중 가계에서 맞춤도시락을 손에 들고 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배낭에 넣으면 부피가 쪼그라 들어 밥과 반찬이 속에서 뒤죽박이 될 건 너무 뻔한 이치 아닌가!
그래 불편하긴 하지만 별수 없이 교대로 들고 갈 수 밖에 없었다.
더운 날씨다 보니 자주 쉬며 걸었다.체력이 좀 딸린 동기들도 있고 더위를 못이긴 동기들도 있을 거다.관악산 계곡을 서둘러 갈 일도 없다.쉬엄쉬엄 가며 정담을 나누면서 그늘에서 잠시 서서 쉬고 있는 모습이다.
계곡을 찾아 가는 길,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라도 몇 개의 얕은 고개가 있기도 하다.오솔길 같은 좁은 길,오가는 두 사람이 비켜가기가 어려운 위와 같은 길을 호젓하게 걷고 있는 동기들 모습이다.
위는 김희중 장군 모습이고,아래 사진은 카페지기 박상기 동기 모습이며 그 뒤로 이종주 큰형님 모습이 보인다.
조금은 힘겹고 땀에 절은 몸이 불편을 자아내지만 함께 걸어오다 보니 드디어 관악산에서는 유명세를 톡톡히 타고 있는 "연주약수터"에 닿았다.대롱을 통해 철철 흘러 넘쳐나오는 약수를 한 초롱씩 받아 꿀꺽꿀꺽 마셔대니 몸속 열이 조금 가라앉은 듯도 하다.
여기서 상당한 시간 쉬면서 오순도순 정담을 나눴다.오늘은 이상하리만치 약수터가 한적할 뿐이다.
평일이어서 일까,날씨가 너무 더워 그럴까.우리가 쉬는 동안 몇 사람 지나가는 걸 제외하고 한가로이 우리들 끼리 조용한 가운데 꿀 같은 대화를 나누다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아래 사진은 등산대장 정병대 동기가 맨 나중에 자리를 뜨며 배낭을 치켜둘러 메고 있다.(10시55분)
같은 장소에서 방향만 좀 달리해 삼성산三聖山(481m) 모습을 담아 넣었다.삼성산을 향해 동기 일행이 나무숲 바위 능선을 따라 두 패로 나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담고 싶어서다.
이 삼성산은 관악산과 별개의 산이지만 대부분의 산행인이 관악산이려니 하고 지나치고 있다.엄연히 고유의 이름을 지니고 있는데도...
이 삼성산은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과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금천구 시흥동에 각각 접하고 있기도 한다.
지난 역사에 원효,의상,윤필 등 세 고승이 신라 문무왕 17년(677년) 조그마한 암자를 짓고 정진하던 곳이 관악산 삼막사의 기원이며,이 세 고승을 지칭 하여 삼성산이라 했다는 설이 전해져 오다가, 고려 말에는명승 나옹,무학,지공이 수도한 곳이라고 해 삼성산이라 한다는 설이 이어 내려오다가, 1836년 프랑스 모방 신부가 조선에 들어와 전도활동을 하는 중 헌종 5년(1839년) 기해박해 때 앵베르 주교,샤스탕 신부 등 세 선교사가 처형 당하여 이곳 삼성산에 시신을 수습 안장한 후 천주교에서는 삼성산성당을 건립 천주교 성지로 관리해 오고 있다.
한편 이곳 삼성산에는 염불암,망원암,안양사,성주암 등 다수의 사찰이 있어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다.
뒤따라 오고 있는 동기들을 기다리고 있다.평이한 길이지만 날씨가 너무 더운 탓으로 일행이 함께 가기위해 '임시휴식'을 하고 있다.위 사진 박상기 동기의 모습과 김희중 동기의 모습이 보이고, 아래 사진 정병대 동기,이종주 동기,나헌주 동기 모습이다.
우리가 바라던 목적지인 관악산 계곡에 닿았다.코스는 힘들지 않아도 날씨가 무더운 탓에 '땀과의 전쟁'을 하고 온 셈이 되었다고도 하겠다.짙은 숲속 터널을 통과하듯 여러 고개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걷다보니 모두 지치기도 했으리라.그러나 등산은 유산소운동으로 심장과 폐의 기능을 강화시켜준다.
또 산을 오르고 내릴 때 하지와 상지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므로 근육이 발달할 뿐만 아니라 육체운동에 따른 탄수화물이 많이 소비된다고 한다.이때 막걸리는 다른 술에 비해 알코올 성분이 적고 유산균,단백질,비타민이 풍부하여 한두 잔 씩 마시면 혈액순환에도 좋다고 한다.물론 과음은 안되지만.
자리를 잡아 한동안 두서 없이 얘기의 꽃을 피웠다.둘이도 좋고 셋이도 좋고,또 얘기를 나누다가 다른 곳에 합세하여 함께 분위기에 맞춰 정담을 나누기도 하고,나름 이리저리 오가며 분주한 설렘이 있었다고 하겠다.
몇몇 동기는 우선 더위를 식히고자 물속에 들어가 흐르는 계곡물에서 짜릿한 시원함을 맛보기도
한다.
계곡물이 하도 맑고 깨끗해 바닥이 훤히 보이는 모습을 찍어 올려 봤다.(12시30분)
얼마나 지났을까.어느 동기가 한쪽 바위 옆에 놓인 점심 도시락이 든 비닐봉지를 열고 꺼내 먹을 채비를 하니,다른 동기들도 하나둘씩 도시락을 꺼내기 시작하더니 별도로 시간을 정하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점심밥 먹기'가 돼버리기도 했다.
밥은 도시락이어서 각자 여기저기에서 들 수도 있지만 준비해온 간식은 한곳에 공동으로 모아져 있으니 또 다시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다.막걸리,음료수,과일,과자 등등.원래 먹는 것은 즐거운 법이라 주거니 받거니 식사 후 다시 자유로운 시간이 되었다.
우선 시원한 계곡물 속에 몸을 담그고 붉콰한 얼굴로 시원함과 즐거움을 혼자 독차지하고 있는 이종주 큰형님의 모습이 우리 동기 일행 전부를 대변하는 듯도 하다.
활짝 웃고 있는 심인 동기의 모습과 바닥에 편하게 누워있는 정병대 동기의 모습이다.
한가한 시간이다.박인주 동기,황규철 동기,심인 동기 셋이 뭔 얘긴지 모르지만 모두 진지한 모습으로 보여 멀리서 카메라를 맞춰봤다.
한가롭고 자유스러운 시간을 즐기는 여러 모습을 담아 봤다.맨 아래는 박상기 동기가 혼자 바위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을 담아 봤다.
정동수 동기는 마침 내가 옆을 지나가는데 "여기 나 한번 찍어주소"해 찍고 나니 뒷쪽에는 황규철 동기가 무아지경 속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편한 모습으로 있다가 어디서 온 전화인지,걸어간 전화인지는 몰라도 말걸리 몇잔에 불콰한 얼굴빛으로 전화하고 있는 김희중 동기의 모습과 바로 앞 나헌주 동기는 '나하고 상관 없다'는 듯 엉뚱한 곳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우연히 카메라에 잡혀 올려 봤다.
어느덧 오후 2시가 지나가고 있었다.아직 날씨는 더운데 계곡의 물과 그늘 아래서 한가하게 노니면서도 집에 갈 하산길이 신경이 쓰인다.부지런한 동기는 벌써 짐을 챙겨놓은 이도 있고 시나브로 배낭을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하산길이다.애초 한낮엔 더위가 극성을 부릴테니 4시 넘어가자고도 했으나 오후 3시가 가까워지자 모두 배낭을 챙긴다.바빠서 그런게 아니라 야외에 나와 지내다 보면 습관적으로 "이제 가야지..."하는
일반적 심리현상이려니 하는 생각이다.
오늘 하산길은 애초 무너미(관악산과 삼성산 사이의 고개를 무너미라 함)를 지나 안양 쪽 "서울대식물원"을 거쳐 안양예술공원(옛 안양유원지)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여론에 의해 관악산 주 계곡을 낀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울퉁불퉁한 돌맹이가 박힌 길을 가다보니 의외로 힘이 들었다.
한 40분 정도 걸었을까.마침 앞서 간 동기 일행이 중간 정자 쉼터에 앉아 쉬며 후진을 기다리고 있다.
멀찍이 가버린 줄 알았는데 여기서 보니 반가웠다.일행이 모두 다시 한곳에 모였다.
정자 쉼터에서 얼마 안가니 관악산 호수공원이 나온다.전경이 좋다고 생각했던지 심인,정동수 두 동기가 촬영을 부탁한다.호수 옆에서 오늘 산행의 마무리를 장식할 사진으로 삼고 싶다.
관악산 입구 들머리에 닿으니 오후 4시10분이 되었다.이제 헤어질 시간이어서 모두 인사를 나누고
신림동 쪽과 봉천동 쪽으로 나뉘어 버스정류장을 향했다.
더운 날씨에 탈 없이 계곡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웠다.
열두회사랑등산회원 여러분,오늘 8월 평일산행을 이렇게 마무리 하고보니 뭔가 부족함이 많았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듭니다.그러나 하루 단 몇 시간일망정 맑고 깨끗한 관악산 계곡물에서 발담그고
동기들 끼리 오순도순 정담을 나눈 것으로 만족했으면 합니다.부족했던 점은 앞으로 더 채우고 보충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동기 여러분,늘 더 건강 유의하시고 다음 산행에 다시 만나기를 바랍니다.고맙습니다.
첫댓글 점점 심해지는무더위 감당하기힘들정도 계곡의물찾아더위를식혀보겠다고 부지런히오른관악산계곡 늦게나마자주온비에
계곡물은시원스럽게흐르고있네 흐르는물에몸을담그고있자니부러울것없네 준비해온도시락과간식으로 배불리먹고 추억의담소로시간을보내는 동기들의모습 보기좋네 한가지서글픈것은나를비롯해 많은친구들의머리를보니 이렇게대머리가많을수가 새월은우리의육신을비켜가지않구만 이렇게모인것만으로도건강한것아닌가자위도해보네 또한중촌의산행기를 읽은재미솔솔하네 어럽더라도10년만써주소감사하고건강들을비네
지난해는 여름더위가 더위를 먹어서 많이 더웠을가요!?,금년여름은 그런데로 평년 기온일가 생각됨니다.
우리나라 4계절은 겨울에서 봄인가 쉽더니 어느새 여름 이고요 비 한바탕 내리고 나면 갑자기 하늘이 높아보이면서 가을 로 접어들어서
비 한번내리고 또 비한번 내리면 조석으로 쌀쌀 하다가 어느새 엇 추워 하면서 손이 아랫바지 주머니속을 찿아 총총걸음을 재촉하는
동지섯달 벌써 한해가 훌쩍 가버리면 한살더 보태서 주름살 늘려 보기흉한 노인네 되 갑니다
어영부영 칠십중반에 들어서 뒤 돌아보면 뭘했는지도 모르고 한해 한해 숫자만 채우는가 싶으요
남은 인생 아무 생각없이 건강하게 지내다 갑시다
이번 산행기를 쓰며 겪은 소회를 말씀드리려 합니다.우리 산행한 날이 4일(금요일)이고 다음날 오후부터 산행기 작성에 착수 밤 늦게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안도의 한숨을 쉬며 제목 "[작성중]..."을 지우고 정식 제목을 쓸려고 했더니 작성한 글 상당량이 없어졌음-날라가 버림-을 알았습니다.왜일까? 하고 생각을 해봤으나 내 짧은 컴퓨터 실력으로는 알 도리도 없고 복구할 방법도 모르니 답답했습니다.맥도 풀리고...
의기 소침,낭패한 심정에 휩싸였습니다.그 이후 일요일,월요일을 그냥 허송하며 지내고 말았습니다.컴퓨터 프로그램을 윈도우7에서 윈도우10인 "엣지"로 바꾼 탔이라는 걸 알았습니다.겨우 화요일 밤에 다시 작성한 게
바로 위 이번 산행기입니다.말하자면,구형 컴퓨터 기능이 최신 프로그램과 서로 호환互換이 안 될수도 있어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고도 합니다.
참 애 많이 먹었습니다.
글을 다 정리해 놓고 다시 오,탈자를 검토하고 맨 아래쪽에 벌써 이종주 형님의 댓글이 달려 있더라고요.읽어보니 그날 즐겁게 잘 놀았고 수고했다는 말씀까지는 좋은데,끝에 가서 "~어렵더라도10년만써주소~"하는 구절이 있어 읽고보니, 물론 농담이시겠지만 내 나이가 금년 75세이고니 10년이면 85세가 될거고,이종주 형님은 금년 춘추가 79세로 내년 초 팔순을 앞두고 있어 그땐 89세가 되는 셈법이 아니요?
인생사 모르는 일이겠으나 너무 과한 말씀으로 들려 몇자 적었소.
더운날씨에 계곡에서 즐거운 하루였읍니다. 2년전 같은 장소에 산행했을때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은 아무도 안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출발시부터 산행거리가 멀어 무리가 있을것 갔다는 건의가 있으나 그냥 계획대로 진행했읍니다.
그사이 우리회원들이 생각하는 체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증거 입니다. 다행히 오늘 산행이 끝날때까지 특별한 문제가 없음은 아직도 회원들이 혈기왕성하다는 증거를 보여준 것이니 그저 기쁠 뿐입니다. 총무님 수고하셨어요.
동기들 부럽습니다 건강한 모습둘로 산행할수있다는건 정말 행복입니다. 진도 영남 친구는 사경을 해매고있어 안타까움을 금할길이 없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