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질의 맥박
초연 김은자 수필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문인화 공부를 하면서 화제畵題를 그림 위에 쓴다. 붓끝에서 잉태되는 예술의 세계는 천변만화하는 세상 그 자체다. 명사에 ‘질’이라는 어미를 붙이면 동사의 명사화가 된다. 사모하는 모국어의 다양성에 감탄하면서 ‘질’이란 글자가 들어가는 단어를 발굴하다가 조금만 여기에 써 본다. 호미질, 괭이질, 가래질, 써레질, 품앗이 질, 낫질, 작두질, 지게질, 도리질, 마당질, 거둠질, 풍구 질, 까붐 질, 갈퀴질, 되질, 쓰레질, 비질, 총채질, 걸레질, 싸릿비 질, 넉가래 질, 장대질, 헹가래질, 부채질, 풍로 질, 고무래 질, 구두 질, 물레질, 방망이질, 다듬이질, 체질, 키질, 숟가락질, 젓가락질, 왼손 작질, 집게 질, 외손 질, 죄암 질, 시장질, 부라 질, 투레질, 걸음 질, 재롱 질, 말놀음질, 부침질, 지짐질, 부침개질, 입질, 귓속질, 고함질, 이간질, 곁눈질, 싸움질, 주먹질, 고자질, 뜨께질, 편지질, 뒷걸음질, 달질, 저울질, 반말질, 다툼질, 팔매질, 돌팔매질, 삿대질, 쌈박질, 매질, 뒷발질, 숨바꼭질, 달음박질, 뜀박질, 줄달음질, 날도둑질, 달음질 밥투정 질, 솎음 질, 썰음질, 난도질, 행주질, 물걸레질, 충동질, 협잡질, 채찍질, 대못질, 호령질, 목수질, 딸꾹질, 되새김질 등등이 있다.
붓질에도 음양의 조화를 보는 맥박을 감지하려면 영적인 교감에서 방향을 트는 붓질의 행로를 느끼면 맥박을 보듯이 양증인가 음증인가를 진단하게 된다. 목에서 앞부분에서 촉지하는 총경 동맥과 뒷목 부분에서 촉지되지 못하는 혈류를 비교하는 음양 맥진에서 뒷목 부분의 추골 동맥은 손목에서 촉지하면, 추골동맥과 같은 양으로 맥박이 뛰기 때문에 비교 맥진으로 간심비폐신 오장의 병변이 있으면 손목의 촌구 맥에서 크기와 넓이로 구별하고, 담소위대방광 육부는 총경 동맥에서 맥의 크기와 넓이로 어떤 장부에 병이 있는가를 진찰한다. 오랜 수련을 하고 심안이 열리는 경지라야 비교 맥진에서 거의 오진을 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삼만 명 이상의 제자를 길러낸 나는 한국에서는 물론 일본에 가서도 기적적인 임상효과를 보았다. 한 길을 십 년을 가면 도사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난 삼십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인술을 펴는 일을 했다.
붓질을 그림에만 국한하지 않고 문학작품을 쓰는 작업에서도 말의 맛과 글의 맛을 꽈배기 하는 창작의 경작은 나만의 기승전결을 엮어가며 종이책 네 권과 전자책 마흔일곱 권째 집필하는 중이다. 건강에서도 평인 지맥이라고 하는 음양이 태극기 모양처럼 똑같은 것이 최상의 건강상태이듯이 그림에서도 음양의 조화는 마찬가지 이론을 접목 할 수 있다. 정중동이 있는가 하면, 동 중정도 있고 명암의 강도와 시대적 고전과 현대가 조화롭게 호흡하는 상황을 느낄 수 있다. 불가에서의 가르침도 중도의 가르침이라서 사랑하지만, 단점을 볼 줄 알고, 미워하지만 장점을 볼 줄 알라고 가르친다. 붓질의 맥박을 수필로 쓰면서 한쪽으로 치우친 사유에 얽어 매인 누군가의 벗으로 위로가 되어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발간한다.
― <머리말>
- 차 례 -
머리에 두는 글
제1부 붓질의 맥박
붓질의 맥박
연민의 포물선
그윽한 선율
나 떠난 후에
나이 들면
제2부 대청마루 너스레
대청마루 너스레
도피의 계단
명줄 끊는 마음은
미소 한 뼘
반 접어 첫날
제3부 개복숭아 온정
개복숭아 온정
보는 만큼 보인다
상경하는 아우
생각의 정원
샤덴 프로이테
제4부 세월을 읽는다
세월을 읽는다
시인의 성지의 밤 캠프파이어
엎친 데 덮치는 고난
요양보호사의 기억 속에 문 박사
위로받고 싶은 우울증
제5부 정곡 박사님 산수를 기리며
정곡 박사님 산수를 기리며
트바로티 카페에서
환자는 병원의 ‘돈줄’이다
황혼의 여인이란 이유로
병원 병상에서 받는 전화
● 서평
[2020.09.10 발행. 130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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