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로
양상태
허나,
어찌하다 보니 이 길로 들어섰다
외모로 평가되어 신분이 바뀌었다
출생의 줄기는 같아도 다다름이 달랐다
흔적을, 미움까지도 닦아주는 걸레는
찢기고 헤어져도 언제나 푸대접이다
젖어 한쪽 구석에서 눈물을 훔치고
빨고 삶아도 식탁에 오르지 못하고
행주와는 노는 물이 달랐다
거처 또한 다르다
여건만이 아닌 대상이
주어지는 일이, 해야 하는 과제가
방망이로 두들겨 맞기도
짤순이 통 속을 돌아
물 튕기며 반항을 해보지만
아무리 빨아도 행주가 될 수는 없었다
그래, 걸레는 걸레로
더 이상 헤지지 않기를 바랄 뿐
그러려니 하며
오늘도 의연히 닦고 지운다
너의 마음까지도.
첫댓글 걸레가 감격해서 눈물로 축축할 것 같아요~~
양상태님의 시는 음미할수록 내 마음의 히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