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에서 발견한 새로움
11월 18일, 나는 수능 날에 체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할 체험은 바로 작가 체험이었다. 나는 ‘보건 교사 안은영’이라는 책을 읽고 정세랑 작가님에게 푹 빠져 정세랑 작가님과 관련된 영상과 글들을 찾아보았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정세랑 작가님과 김이나 작사가님이 출연하신 ‘톡이나 할까?’ 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프로그램은 직접 말로 인터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답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다. 영상의 질문들 중 하나는 ‘글을 쓸 영감을 어디에서 얻는가?’였고, 정세랑 작가님의 답변은 굉장히 신선했다.
정세랑 작가님은 눈 앞에 보이는 버스를 타고 목적지 없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것들이 바로 글의 주제가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체험으로 정세랑 작가님의 버스 타며 사색하기를 결정했다. 그런데 내가 체험을 하기로 결정한 시기가 목포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왔을 때여서, 나는 버스를 타지 않고 엄마의 차를 타되 엄마께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마치 버스처럼 내가 잘 가지 않는 익숙하지 않은 길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출발하기 전에 나는 휴대폰을 챙기면서 내가 멋지고 새로운 풍경들을 많이 찍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찍고 싶은 것이 나오면 잠시 내려서 사진을 찍곤 했는데, 집에 와서 내 사진첩을 보니 새로운 사실이 있었다. 내가 찍은 것들은 죄다 하늘 사진 뿐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하늘과 함께 있다. 하늘은 꼭 어디를 가야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존재도 아니고, 고개를 들기만 하면 보이는 아주 사소하고 흔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늘이 그렇게 아름다웠다는 것을 이 체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하늘의 색이 너무나도 예쁘고 조화로웠다. 사람들은 늘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놓치지 말자고 말한다. 나는 이번 체험을 작가 체험으로 이름 지었지만, 사실 내가 얻은 것은 작가의 삶의 이해보다는 이 구절의 완전한 이해였다. 생각해보면 나는 늘 바삐 움직였거나 지쳐있었다. 앞만 보고 달려가거나 바닥만 보고 걸어가거나. 그래서 나는 가장 가까이 있는 한 폭의 그림을 알아채지 못하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이번 체험을 통해서 나는 내 주변의 가장 아름다운 존재인 하늘을 다시 한번 보는 시간을 가졌고, 더 나아가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존재인 가족들에게도 내 마음을 전했다. 익숙해서 몰랐던 감사하고 소중한 존재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앞으로도 꾸준히 내 마음을 전하며 살 것이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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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