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지하철 전도를 통해
영의 아내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를 생각하니 아찔하다
이십 년 전
비장한 꿈을 품고 시작한 보험 영업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참조
그토록 꺼렸던 보험 영업이지만
활동이 자유롭다 보니 날마다 지하철 전도를 해야
살 수 있는 내 처지로서는 이보다 좋은 직업은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보험 영업은
지하철이 다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전했고
그러한 수고의 열매였는지 주님께서는
보험 영업인의 꿈인 MDRT(연봉 1억) 달성까지 이루도록 해 주셨다
그렇게 마냥 돈을 잘 벌 줄 알았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
하지만 주님의 뜻은 다른 데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일이 안 풀리기 시작하더니
270일간의 광야 생활을 통해 다른 길을 가도록 하셨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다른 길에 또 다른 길을 주셨고
...다시 새 일을 행하리니 참조
드디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다는 것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그리고 이제야말로
"...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나님께 바치라"(마 22:21)
세상 법까지 지켜가며 일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영업 허가증이 필요한데
아내의 자격증으로 영업 허가증까지 손쉽게 발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나온 날을 되짚어 보면
"이 일이 갑자기 되었으나
하나님께서 백성을 위하여 예비하셨으므로..."(대하 29:36)
늘 이런식이었다
때마다 필요한 사람을 만나게 해 주시고
위기 때마다 피할 길을 내어 주셔서 안전한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주님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지하철로 들어가라
열차가 출발하기 위해 문이 닫히는 순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듣기 싫어도 네가 하는 말을 듣게 된다
...
이 명령에 순종한 열매였기에 나는 오늘도 잠잠할 수 없었다
요즘 날씨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에서
승강장이 외부에 있는 곳에서 열차 기다리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하지만
"...주께서 나의 결박을 푸셨나이다
내가 주께 감사제를 드리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리이다
내가 여호와께 서원한 것을 그의 모든 백성이 보는 앞에서 내가 지키리로다"(시 116:16~18)
주님께서 내게 주신 은혜만 생각하면
지하철 전도가 아무리 힘들어도 기꺼이 감당해야 했다
오늘은 전도지 한 장 받지 않은 칸이 대부분이었고
건네는 전도지를 신경질적으로 내치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의 경건한 자들의 죽음은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귀중한 것이로다"(시 116:15)
그러한 반응에도 자아를 철저히 죽이고
꿋꿋이 주님의 살아계심을 전한 수고를 귀중히 보셨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