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었다.
어딘지 모르게 영혼이 사라진 듯한 피어스,
오센치 점프를 뛰는 가넷.
90점대가 나오기 힘겨웠던 저질 득점력.
사라진 패싱 플레이.
팀의 근간과도 같았던 수비의 실종.
주전 가드들인 론도와 레이의 부상.
이어진 JO의 부상까지...
- 과거의 영광 속에서 한줄기 광영을 찾아내다.
사실 셀틱스는 팀의 프론트와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까지도 07-08의 영광에 얽매여 있습니다.
팀의 구성과 전술은 물론이고,
향후의 전망까지도 이 시기와 비교해 희비를 이야기 해왔습니다.
그건 지금까지도 마찬가지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질의 경기내용과 성적을 보였기에
이 팀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닥감독과 선수들은 이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전 보다 더 그 당시의 모습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 덤프 트럭에 가솔린 엔진을 달다.
상대 엔드라인까지 가서 리딩가드를 압박하는 모습.
리딩이 주된 역할이 아니라
가장 빠르게 하프코트를 넘는게 주된 역할이었기에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앞만보고 달려 나가는 포인트 가드의 모습.
07-08 시즌 이후 사라졌던 모습니다.
론도의 리딩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사실 셀틱스 최고의 스피드는 론도였습니다.
몇년간 발이 빠른 가드들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그 가치가 드러나지 않게 되었지만,
한 때는 리그 TOP5안에 들어가던 준족이었습니다.
현재도 사실 TOP10안에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스퍼스의 하프코트 오펜스가
당대 최고의 스피드라는 피닉스를 맞아
스피드로 맞짱을 뜰 수 있었던 까닭은
토니 파커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07-08 당시의 론도가 셀틱스에서 이런 존재였으며,
지금의 어리버리가 바로 이런 존재인 것입니다.
- 송태섭에게는 달재씨가 필요해.
0708당시의 론도도 그렇고,
지금의 어리버리도 그렇고...
주위 상황에 상관없이
한가지 임무에만 충실하게 되는 건.
이 선수들이 여러가지 일을 맡길 수 없을만큼
산만하고 협소한 시야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론도가 자리를 잡고,
지금의 위치에 오르는데는
빅3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큰 힘이 되었지만
에디 하우스의 존재 또한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튼실한 기본기가 바탕이 된 안정감.
슛팅 능력과 경험 등.
론도의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선수였습니다.
또한 그러면서도 불안한 론도의 위치를
넘볼만한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지금의 어리버리는 당시의 론도보다 더 불안한 선수입니다.
론도와 비슷한 체구에 비슷한 롤을 가지고 있지만,
경기 중의 모습은 영락없는 폭풍토니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의 에디 하우스, 달재씨와 같은 존재가 꼭 필요한 것입니다.
네, 그런 선수가 보였습니다.
이트완 무어 말이죠.
2라운드 55픽이라고 들었는데,
생각외로 기본기가 아주 탄탄해 보입니다.
그 기본기가 바탕이 되어서인지
슛팅, 패싱, 수비까지 거의 모든 플레이가 아주 안정적입니다.
플레이 메이킹 또한 젊은 선수답지 않게
공격적이지 않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안전 제일을 추구합니다.
폭풍토니의 재림을 보여주는 어리버리에게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성격과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론도에게 까지
이보다 완벽한 달재씨는 나오기 힘들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선수가 왜 그정도 픽까지 떨어졌는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안전만을 추구하는 성향 때문에
주전포가로서 가치가 떨어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 성향 때문에 벤치자원으로서는
높은 가치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인데 말이죠.
어쨌든 스틸픽의 냄새가 모락모락 나는 기분 좋은 선수임은 틀림없습니다.
사실 론도가 최근의 3경기를 보고 느끼는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트랜지션 오펜스 전개시 셀틱스에
포인트가드의 운영능력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그걸 대신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거든요.
오히려 지금 더 필요한 것은 이 느림보팀에
가솔린 엔진을 달아줄 수 있는 존재.
과거의 토니파커, 지금의 론도와 어리버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어쩌면 이 최근의 경기들에서 닥감독은
론도에게 이걸 말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원투펀치체제로의 전환.
07-08당시, 아직 팀의 공격이 정립되기 이전에 셀틱스의 공격은
피어스-가넷, 레이-가넷의 원투펀치가 핵심이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피어스와 레이가 1옵션을 맡고,
2옵션을 맡은 가넷이 페인트존과
퍼리미터의 균형을 잡아주던 모습이었습니다.
향후 지나치게 제한 받았던 레이의 공격비중과
성장한 론도의 비중까지 확보해 주는 과정에서
이 틀이 깨져나가기 시작했고,
여기에 빅3의 노쇠화까지 겹치면서
모션오펜스를 추구하는 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팀의 코어들뿐만 아니라
벤치들까지도 일정의 득점기회를 확보하게 되었고,
어느 한 선수에게 지나치게 기대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선수들이 기회를 확보받게 된 것에 비해
팀의 코어인 빅3는 충분히 기회를 받지 못 하게 되었습니다.
활약이 꾸준하지 못 하고,
스탯시트가 매일 매일 롤로코스터를 타는 듯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게 되었구요.
피어스에게 거의 대부분의 득점기회를 몰아주는 현재의 모습은
론도와 레이의 부상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지만,
지난 몇년간 거의 사라졌던 피어스의 폭발력이 되살아났으며,
그 폭발력이 몇 경기가 지속되는 꾸준함까지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0708당시와 비교했을 때는 아직 부족하고,
체력적인 부담 또한 느끼는 듯 보이지만,
퀴즈, 푸조와 같은 선수들 덕에 플레잉 타임을 적절히 관리받고 있기 때문에
아직 더 좋아질 수 있는 여지까지 가지고 있다 생각합니다.
이는 피어스 뿐만 아니라 가넷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슈팅자체가 상당히 안정적이 되었습니다.
부상 이후 그가 보여준 모습 중에
최근의 이 경기들이 가장 좋은 듯 싶습니다.
그런면에서 생각해 볼 때,
론도와 레이가 돌아온 이후에도
당분간은 이런 체제가 그냥 유지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 셀틱스의 성적이 상승세로 돌아선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팀 공격의 핵심인 피어스와 가넷이 살아났음입니다.
때문에 억지스럽게 모션오펜스를 추구할 게 아니라
돌아올 레이와 이들의 창끝을 당분간 날카롭게 하는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 벤치의 꾸준함.
지난 몇년간 저 역시도 그랬고,
여러 셀틱스의 팬들이 벤치에서의 득점원을 원했습니다.
그간 정말 안정적인 득점원이 없었습니다.
폭발력을 지닌 선수들은 제법 있었지만
그 득점이 꾸준한 선수들이 없었죠.
0708 이후에 말이지요.
사실 보스턴의 벤치에서 가장 필요한 존재는
빅3가 쉴 수 있는 시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줄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때문에 뜬금없는 폭발력보다 중요한 건,
변함없는 꾸준함인 것이고
이런 이유로 0708만큼 완벽했던 벤치들이 이후에 없었던 것입니다.
빅베이비와 배스의 트레이드 또한 이런 면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빅베이비는 배스가 지니지 못 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스는 빅베이비가 지니지 못 한 꾸준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빅베이비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셀틱스의 현 상황에서는 배스가 빅베이비보다 더 필요한 선수인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점퍼 하나만 놓고 생각해보더라도 말이죠.
푸조의 영입 또한 이런 면에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슈팅이 생각외로 아주 안정적입니다.
포지 이후 이렇게 안정적인 슈터는 제 기억에 없는 듯 싶습니다.
스탯 시트를 확인하지 않았기에 함부로 말하긴 어렵지만
체감상 당장 포지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듯 싶을 정도입니다.
듣기 보다 탄탄하지 못 한 수비력,
오픈 슈팅을 제외하고는 내세울 것이 없는 빈약한 공격스킬,
부상의 빈도수 등....
여러 아쉬움 점이 있기는 하지만,
퀴즈라고 하는 나름 쓸만한 보험이 있고,
안정적인 슈팅력과 운동능력 그 자체만으로도
레이와 피어스의 백업을 맡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어보입니다.
- 마지막 남은 한 조각 찾기....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하우스와 포지를 대신할 존재들은
이제 마련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것은 P.J. 브라운을 대신할 존재를 찾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건실한 수비력과 리바운드 능력을 지닌 선수말이죠.
현재 셀틱스에 빅맨 물량은 제법있지만,
이런 존재는 없습니다.
아마 이건 해결되기 어려운 숙제가 아닐 듯 싶습니다.
현 리그에도 그리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셀틱스가 가진 재정적 여유 또한 불충분 하기 때문입니다.
뭐, 다음 시즌에 주전 센터가 바뀌고
JO가 벤치로 내려온다면 가능해질지도 모르겠네요.
첫댓글 힐님 마지막 하워드 사진 빼주세요~ 예전에도 티맥이 사진 넣으셔서 티맥이 안온 것 같아서리...ㅋㅋㅋ 농담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ㅎㅎㅎ
앞으로의 셀틱스도 기대되고 힐님의 좋은 글도 더불어 기대되네요 후후~^^
저 딴지는 아니구요, 하워드가 보스턴행에 대한 언급을 한 적이 있나요?
보스턴 해럴드에서 하워드가 보스턴과의 계약 가능성 또한 열어놓겠다는 말을 했다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물론 보스턴 지역신문이고, 립서비스임이 틀림없기에 큰 의미없는 기사지만 말이죠.
오버더힐님이 말씀하신데로 하워드는 보스턴과의 계약 가능성을 열어놓는다고 했지요. 일종의 립서비스일 겁니다. 하지만, 하워드에게 이번 2연전의 승리는 보스턴의 승리에 대한 갈망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증거로 하워드는 지금 팀원들에대한 질책을 계속 하고 있지요.
올시즌 그린의 시즌아웃이 더더욱 아쉬워지는 순간이네요.. 사실 그만한 벤치자원이 없는데 ㅠㅠ 지금 피어스, 가넷 외 모든 멤버들의 분전이 참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정말 배스와 프조를 얻은것은 보스턴에게는 행운중에 행운이죠. 두 선수다 꾸준함을 보여주어서 보스턴 벤치는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ㅋㅋ 정말 PJ브라운같은 선수를 얻을 수 있다면 우승도 조심히 생각을 해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ㅋ
캐이먼이 시장에 나올것 같긴 한데.. 잡을 방법이 없네요 ㅜ.ㅜ
케이먼도 내구성이 그닥이라... 별로 잡고 싶진 않네요 ㅠ
저도 조닐과 바꾸는 것 정도면 몰라도(샐러리가 안맞고, 호넷츠는 유망주와 픽을 요구하고 있죠) 유망주나 픽을 주면서까지 반년 렌탈하고 싶진 않네요;;
굿굿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