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일병 구하기
일년전인가 난 양재 하나로 마트에서 후라이팬을 하나 산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바닥이 넙덕한 그런 팬이 아니라 짜장면집
그 것처럼 속이 움푹패인 냄비같은 그런 팬이였다.
부억 도구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이지만, 당시 혼자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식기도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왠지
넙덕한 팬보다는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그런 팬이 좋것다는
생각에서 그걸 샀다. 하지만 게으른 이 몸, 그거 사다 놓고
일년 내내 부억의 벽에 걸어 놓고 먼지좋은 일만 시키고 있었
다.
하나, 오늘 그 넘을 한번 사용하였으니 모처럼 큰맘 먹고 이
넘의 벽학이가 짜장면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 넘의 짜장면
전화 한통이면 철가방이 가지고 올것이지만 이 놈의 동네는
당채 짜장면이 맛이 없다. 짜장하나도 못만들면서 음식점
차려 놓고 장사하것다고 그러는 사람들 보면 참 답안나온다.
난, 싸구려 음식이라도 맛이 없으면 그만 딱 먹기 싫어진다.
차라리 내가 해먹고 만다. 뭐 이런식이다. 짜장면은 먹고
싶고 철가방이 가져다 주는건 맛이 없고, 결국 인터넷을
검색하여 짜장면 만들기에 돌입했다.
아까 말했듯이 짜장만들기 좋은 후라이팬은 일년전에 준비되어
있고, 짜장과 면만 만들면 맛있는 짜장면을 내가 손수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였다. 인터넷 검색에서 본 짜장 만들기
는 의외로 간단했다. 돼지고기 약간과 양파와, 감자와, 양배추를
먹기 좋게 잘게 썰어서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춘장을
넣어서 같이 볶으란다. 거기에 소금및 후추등을 넣어서 간을 하고
물과 감자전분을 넣어서 약간 더 끓이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든 짜장을 면에 부어서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흠...
의외로 쉬웠다. 재료를 탐색하여 본 결과 모든 모든 재료는
다 있고 감자전분과 춘장만 사면 되는 문제였다.
참고로 감자전분 500g짜리-700 원 해찬들 춘장 - 450g 짜리 1500원
인가 주고 샀다. 총 재료비 2200원.
일단 난 짜장을 만들기 전에 면을 만들어야 했다.
면은 밀가루에 소다와 소금을 약간 넣고 떡치기 하지 좋을 정도로
반죽한다. 여기서 떡치기란 본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밀가루를
손으로 반죽하여 길게 늘어뜨려 돌리면서 도마 위에서 떡!떡! 치면서
국수면발을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보았는가? 어느 짜장면 집에서는
주방장이 그 떡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휘릭~~휘릭~~떡!떡!
난 그것이 하고 싶었던 것이다.
스텐레스 대야에 밀가루를 부었다. 소다를 붓고, 소금을 뿌리고
물을 뿌리고 반죽을 했다. 소다? 얼마나 넣어야 되는지 알지 못한다.
소금? 일단 반죽에 필요한 재료라 하였으니 안짤 정도로 뿌리고
물을 한 그릇 붓고는 주물럭거린다. 주물럭 거리다 보니 물이 많다.
밀가루를 더 넣고... 가만, 밀가루를 더 넣었으니 소다와 소금을
좀 더 넣어 줘야 되는건 아닌가? 흠... 이거 면이 생명이라는되
쬐금 골치가 아퍼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쨌든 물과 밀가루를
조정하여 밀가루 뭉터기를 만드는데는 성공했다. 그리고는 그 밀가루
뭉터기를 손으로 주물럭 거려 자지처럼 길죽하게 만들었다. 그리
자지처럼 길죽하게 만든 까닭은 아까 말했다 시피 떡치기를
하기위해서다. 길죽한 그것의 양쪽을 손으로 잡고 언제가 보았던 그
주방장 모양으로 도마 위에 쳐봤다.
떡! 소리는 나는데 왜 안길어 지는 걸까? 흠...
두어번 아무리 시도해도 주방장이 했던것 모양으로 반죽이 길어지지도
않을 뿐더러 가늘게 나오는 면은 고사하고 뚝뚝 끊어지는 것이다.
조또~~ 생각처럼 안되네... 어쩌지?
면을 못만들면 짜장이 안되는 것 아닌가? 으~~음.....
결국 난 반죽을 넢덕하게 만들어 칼로 썰기 시작했다. 마치 칼국수
모양으로...그렇게 썰은 국수 모양의 그 것을 한쪽에 몰아 놓았다.
이로서 면은 해결됐꼬!!
짜장이야 뭐 기술적인 문제에 걸릴 것이 없어 보였다.
일단 일년전 오늘이 올것을 예지하여 사두었던 그 먼지의
팬을 씻어서 자랑스럽게 도마 옆에 놓는다.흐흐흐~~~
그리고 눈물 약간 흘리면서 양파를 까고, 양배추 썰고, 감자 썰어서
한꺼번에 팬에 쓸어 넣고 식용류를 뿌리고 볶았다. 어느 정도 볶아
졌다 생각되었을때 춘장을 넣고 흠...양이야 뭐 보기좋게 색깔 날 정도로
그리고 순서에 입각하여 물을 붓고 전분을 넣고 한소끔 더 끓였다.크아~~
이로써, 짜장만들기 끝난 것이다. 이제 저 칼국수 모양의 면발을 삶아서
거기에 뿌려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
앗! 근데, 이럴 수가. 짜장에 돼지고기를 안 넣은 것이다. 으~~이미
짜장 소스 만드는 순서는 다 끝났는데 어쩌지? 아무래도 돼지고기가
안들어 가면 짜장이 졸라 맛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친다. 내가 이
고생을 한 것도 다 맛있는 짜장을 먹기 위함이 아니던가? 맛없는
짜장은 철가방한테도 있지 않던가?
하여 난 부랴부랴 돼지고기를 꺼내어 잘게 썰어서 그 넘을 작은
후라이 팬에 따로 볶았다. 그리고 볶은 그것을 기존의 짜장에다
쓸어 넣고는 한소끔 더 끓였다.
그제서야 난 맘이 흡족해 졌다. 흐~~~
이젠 아까 썰어 놓았던 저 넘의 칼국수, 아니 칼면을 끓는 물에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은 이미 아까부터 끓고 있다. 근데...그 면들을
넣을 려고 보니 한 곳에 몰아 두었던 그것들이 떡처럼 달라 붙어서 떨어
지질 않는 것이다. 이런~~~ 뜨바~~~조까튼 것들....
왜 안떨어지고 지랄이야....아~~흑~~~~!!!
이를 어쩌나? 다시 칼질을 하자니 나의 존심이 허락치 않고 그냥 집어
넣차니 이건 큰~~~ 떡이 될것 같고...어쩌랴? 흑흑~~ 눈물을 머금고
수제비처럼 찢어 넣기 시작했다. 그 순간 약간 모리에서 쥐가 나는듯한
느낌이 스쳤다.
수제비 짜장이라니?
바야흐로, 도대채 듣도 보도못한 새로 메뉴가 하나 탄생하는 순간이다.
오늘 점심은 수제비 짜장으로 때웠다.
맛? 묻지마라...
어쨌든 졸라 많이 남았다. 좀 싱거운 감이 있어
좀있다 저녁때 소금이나 춘장을 더 뿌리고 한번 더 끓여볼 예정이다.
물론 저 엄청난 수제비들이 왕창 뿌러날 것이다. 하지만
나의 사전에 버린다는 것은 없다. 무슨 수를 쓰던 다 먹긴 먹는다.
다만 입이 좀 고생할 뿐이다.
오늘 짜장의 추억은 악몽으로 남으리라. 방바닥이 온통 허연 밀가루다.
쩝...실험정신의 댓가는 고롭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으리...
다음번에 피자를 만들어 봐야지... 흠흠...
오늘에 요리강습~~끝!!!
첫댓글 깔깔깔~ 미친다 미쵸, 백학님의 짜장일병 구하기를 보다가 배꼽 날아갔다. 특히 후반부에서~ 어떡하나, 백학님 불쌍해서, 수제비자장을 드시다뉘... 힛~ 다시는 만들어 먹겠단 말 안하시거 찌? 아무리 맛 없다해도 그들 나름대로 노하운지 하우슨지 있는거라우 낄낄~
캬캬...이런 컄컄...ㅋㅋㅋㅋ...피자는 저에게 물어보세요. 이래뵈두 한때 프랜차이즈 교육담당이었습니다. 그리고 요리는 책에있는데로 안됩니다(재료비로 돈 만 더들지요.). 캬캬캬...청소 언제할라꼬~~
:"실험정신의 댓가는 고롭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으리...":-사랑스러운 백학, 아니 백사.요즘처럼 흏흏한 세상에서는 백학처럼 고고한 것보다 백사처럼 음흏한게 더 시인촌장의 분위기에 어울리는게 아닐까싶어 추천, 왕추천!!
흐흐...우리 언제 시간내서 방하나 빌려서 백학요리나 맛보면서 하루밤 보내 볼까여? 푸흐흐... 일명, 엠티라고들 하던데...뭐 우리는 문학기행정도로 해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