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 수산업을 시작하면서
지난 이야기는 “用人術(3)”이었습니다. 공자님의 사람 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인데 공자님은 본인의 처신도 중요하고 사람을 잘 길러서 용처에 맞게 써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살아가는 雜스런 이야기입니다.
우리 처에서 담당하는 정비시장의 한계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전담반이 가동되었다. 어느 누가 처장이 되어도 또 다른 부서의 처장이 되어도 “기존시장 공고화” 및 “새로운 사업 창출”은 해결해야할 고민거리이다. 시장은 기술발전, 고객의 Needs, 주변 여건 등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공기업은 민첩성에서 항상 뒤진다.
* 주: 그렇다고 민첩성에서 뒤지는 공기업이 항상 패배하는 것은 아니다. 민첩성이 뒤진다는 것은 그만큼 신중하고 안정성이 있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과감한 투자와 신속한 결정으로 신사업에 뛰어들어 도산한 민간 기업을 세기에는 열 손가락이 부족하다.
나주에 내려와 혁신도시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혁신도시 랜드 마크인 배메산 돌보미사업을 우리 회사가 하게 되었다. 회사 앞에 있는 배메산 숲 가꾸기 및 호수공원의 환경보호를 하게 되었는데 지역사회 봉사활동의 일환이다. 나주시장, 전남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협약식 세레머니가 열리고 식목행사와 기념비를 설치했다. 우리 회사의 산과 호수가 되었으니 주위를 산책하는 직원들의 마음도 달라질 듯하다.
배메산은 영산강으로 드나들던 배들을 묶어 놓았던 산이라 하여 배메산이라 명칭 되었다는 설(나주시청)도 있고 뱀이 많다고 하여 명칭 되었다는 설(지역주민)도 있지만 인공 산이 아닌 자연그대로의 야트막한 동산이다. 배메산 주변의 호수공원은 인공으로 조성되었지만 수면적도 상당하고 수생식물이 자랄 여건이 되므로 산과 호수가 그런대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루는 해당업무를 주관하는 실장님이 와서 농담을 한다. “처장님, 전력사업처 매출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畜産業을 시작했으니 매출부족분을 메꾸도록 하겠습니다.” 호수공원에 오리와 거위를 풀어 놓았더니 벌써 알을 품고 있단다. 산란을 위해 비 가리개도 설치를 했으니 조만간 번식을 하여 2마리가 10마리가 되고 10마리는 100마리가 될 테니 매출은 걱정하지 말란다. 립 서비스지만 우리처의 매출을 책임지겠다니 고마운 말이다.
사옥 내에 조그마한 연못이 있다. 50평 정도의 규모의 연못인데 분수와 나무다리만 있고 생명체가 없으니 직원들이 가까이 하질 않았다. 본사 낚시회 회원들이 잡은 붕어를 풀어놓자고 하여 지금은 100여 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다. 아직은 붕어들의 야성이 강해 사람이 다가오면 다리 밑으로 숨어버려 좀처럼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있지만 붕어가 있다는 소문에 점심시간이면 많은 직원들이 연못가에 나오는 사내 명소가 되었다.
연못가에서 축산업을 하는 실장과 만났다. “실장님, 나도 水産業을 시작 있으니 회사 매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러다가 우리 회사 주업이 3차 산업인 발전설비 정비서비스에서 축, 수산업등 1차 산업으로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말인즉 그렇지만 회사 내 연못에서 수산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아 더 이상 저수지에서 잡은 붕어들의 입식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지하주차장 위에 조성된 연못이라 바닥이 콘크리트이며 이를 자갈로 덮어 놓아 정화기능이 부족하여 수생생물의 서식이 가능치 않아 보였다. 담당자에게 부레옥잠을 띄어 놓으라 했다. 부레옥잠은 오염된 물에서도 번식력이 강하고 수질정화도 하는 식물이라 일정부분 효과가 있을 것이나 실증이 되어야 수산업의 지속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점심 식사 후 밥을 한줌씩 주는데 그것을 실제 잘 먹고 있는지도 봐야 한다. 과수나 곡식은 농군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데 인공연못의 붕어들이 내 발걸음을 듣고 건강하게 번식하려는 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비즈니스 토양이 좋지 않은 곳에서 새로 시작한 수산업이 성공 할 것인지 실패할 것인지는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한다. 그간 우리 회사의 발전설비 정비사업은 경쟁자 없는 좋은 환경에서, 정부의 정책적 보호아래에서 사업을 했으니 기술자립의 어려움은 있었으나 Blue Ocean내에서 땅 집고 헤엄치기를 한 것이다. 하지만 신규로 시작하는 수산업은 콘크리트 바닥과 자갈이라는 근본토양이 척박하고 인위로 뿌려놓은 부레옥잠이 이론처럼 크게 번식하여 붕어들의 서식여건을 만들어주고 먹이가 되는 수생생물들을 살게 해줄지 미지수라 조심스럽게 확장하려 한다. Red Ocean에서 시작하는 사업들은 과감한 투자보다는 가능성과 환경에 대해 실험적 접근을 하는 것도 바람직한 비즈니스 전략이기 때문이다.
새로 시작한 수산업의 성패는 적어도 일 년을 지켜봐야 한다. 인공연못에서 산란을 하고 새끼붕어가 생긴다면 완전한 성공을 하는 것 이지만 1미터도 되지 않는 깊이와 수생식물의 자생 가능성 등 사업여건상 성공 가능성은 10%미만으로 보인다.
신사업 개발을 위해 Task Force Team에서 작성한 보고서도 Business환경, Risk, Value Chain 등이 면밀하게 분석되었는지 분석결과를 토대로 시장접근을 하려 하는지 살펴봐야한다.
2015.05.17 전력사업처 임순형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