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0일, 토요일>
오늘은 영남길 제9길 죽산성지순례길과 제10길 이천옛길을 걷기 위해 오전 5시 30분에 집을 나서 오전 5시 40분 경 9711A번 좌석버스 첫차를 타고 신사역을 거쳐 서울남부터미널에 도착, 오전 6시 50분 발 경일여객 1329번 시외버스를 타고 죽산터미널로 향합니다~
영남길 제9길 죽산성지순례길은 천주교 탄압이 극심했던 시기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닌 길이며, 죽산면소재지를 출발하여 죽산성지에 이르면 넓고 아름답게 조성되었지만 잊은 터로 불리게된 슬픈 천주교 순교성지인 죽산성지를 통과하게 됩니다~
죽산성지를 지나면 일죽면의 넓은 들을 지나게 되는데 멀리 보이는 성당 건축물과 함께 이국적인 풍광을 감상할 수 있으며, 장암리, 화봉리, 금산리까지 이어지는 들길은 영남대로 주변에 있던 여러 재미있는 전설과 민담을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 소요시간 : 3시간 30분 (9.9km)
☆ 코스 : 죽산면소재지 ~ 죽산성지 ~ 일죽면 장암리 ~ 일죽면 화봉리 ~ 일죽면금산리
오전 7시 50분 경 죽산터미널에 도착해서 간단히 몸을 풀고 오전 8시 경 죽산교 방향으로 오늘의 영남길 완주 트레킹의 첫 걸음을 내딛습니다~
죽산교를 건너며 인증사진을 남긴 후 죽산천 천변을 따라 갑니다~
장원교 하부 굴다리를 통과하는 죽산천 천변길에는 양계장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여름철이라 향기가 다소 참기 어려워 신속히 벗어납니다~
무더위로 벌써부터 땀이 흥건해지지만 초록 물결의 시원스런 산야가 도보객에겐 다소 위안이 됩니다~
죽산천 인공습지에 도착해서 잠시 데크길을 따라 습지공원을 둘러 보고 갑니다~
죽산천 인공습지는 다양한 습지식물과 수목 등이 자생하는 곳으로 비점오염물질을 저감시키고 지역 주민들의 산책 및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저멀리 좌측으로 지난주 오르내렸던 죽주산성을 돌아보며, 농로를 가로질러 갑니다~
송문주로 하부 굴다리를 통과하고 다시 농로를 따라 갑니다~
산정 위로 가득한 하얀 구름을 바라보며 길목낚시슈퍼 앞 소교를 건넙니다~
넓은 들판을 가로질러 좁은 숲을 오르면 바로 죽산성지가 넓게 펼쳐집니다~
죽산성지에 도착해서 인증 스탬핑과 인증샷을 마칩니다~
천주교 4대 박해 중 하나인 병인박해(1866년)때 많은 천주교인들은 현재 죽산면사무소 자리에 위치해 있던 죽산관아에서 참혹한 고문을 받다가 이곳에 끌려와 순교하였다고 하는데, ‘치명일기’와 ‘증언록’에 그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만 해도 25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원래 이 부근은 고려시대 몽고의 3차 침입 때 송문주 장군이 이끄는 죽주산성을 공격하기 위하여 몽고군이 진을 친 곳으로, 오랑캐들이 진을 쳤던 곳이라고 하여 이진(夷陳)터라고 하였었으며, 이러한 유래를 지닌 ‘이진터’는 병인박해 때 ‘거기로 끌려 가면 죽은 사람이니 잊으라’ 하여 잊은터가 되었는데 후에 음이 변하여 ‘이진터’란 이름으로 다시 바뀌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순교자 '김도미니꼬' 는 박해를 피해 깊은 산속에 숨어살았는데 어느 날 천주교 신자인 것을 안 마을 사람 10여명이 찾아와 열일곱 살 난 딸을 내주지 않으면 포졸을 데리고 와 가족을 몰살하겠다고 위협하여 그녀는 여러 가족을 생각하여 할 수 없이 피눈물을 흘리며 딸을 내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인간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모욕과 고난을 당하면서도 신앙을 고수하다가 순교의 길을 걸어간 것인바, 당시 상황으로 보아 이렇게 밝혀진 순교자 외에도 수많은 무명의 신도들이 끌려와 처형되었을 것이라고 전해집니다~
죽산성지내로 잠시 들어가 아름답게 잘 정돈된 성지 이곳 저곳을 두루 살펴 보았습니다~
죽산성지 대성전에도 들리고 작은 덩쿨장미터널을 지납니다~
죽산성지 입구 주차장으로 되돌아 나와 차도를 따라 갑니다~
이색적이고 천주교구 영성관도 지납니다~
다시 넓은 들판이 펼쳐지고 우측 농로를 따라 갑니다~
농로를 따라가다 죽림15교를 건넙니다~
농로 끝에서 중부고속도로 하부 굴다리를 통과합니다~
우사들을 지나서 다시 강한 햇빛을 피할 수 없는 농로를 따라가야 합니다~
큰 바위가 많은 마을 장암리 안내판을 지납니다~
장암리(長岩里)는 1914년 행정구역 통ㆍ폐합에 따라 장현리ㆍ광암리ㆍ점리를 병합하면서 마을에 큰 돌이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마을 곳곳에서 아들 순산 기도처인 장군바위, 안동바위, 문간바위, 벼락바위, 멍석바위 등 큰 바위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과거에는 가로지른 산 밑에 터를 잡아 마을을 형성하였는데 이 산에 소나무가 많아 '갈솔미', '가루살미'라고 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장암리 차도를 건너 우측의 하천변을 따라 갑니다~
하천변으로 소나무길이 이어지며 도보객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줍니다~
하천을 건너 광천마을로 접어들어 느티나무 아래 쉼터에서 잠시 더위도 식힐겸 마을어르신들과 담소도 나누며 휴식을 취하고 갑니다~
삼대를 이어져 내려온 효자 가문, 현풍 곽씨 충효각과 안내판을 지납니다~
15세기 중반부터 일죽면 장암리와 화봉리 송산마을과 광천마을에 집성촌을 이루며 살았던 현풍곽씨 가문에는 삼대를 이어 효자ㆍ효부가 있었습니다~
1665년(현종 6년)에 태어난 곽천재(郭天宰)는 천성이 정직하고 효성이 지극하였다고 하는데 어머니 전주 이씨의 병환이 깊어지자 그 변을 맛보아 약의 효력을 살피었고 부모가 돌아가심에 여막살이 3년을 죽으로 연명하였는바, 궁궐에 알려져 정4품 문관에게 주던 봉열대부(奉列大夫)의 품계를 받았으며,
곽천재의 며느리 이천 서씨(利川徐氏)는 시부모님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며 숙종은 며느리에게 정려를 내렸고, 곽천재의 손자인 곽제두(郭齊斗) 또한 효자로 어느 날 노친을 모시고 가다 산적을 만나자 몸으로 호위하다가 세번이나 칼에 찔리면서도 몸을 피하지 않자 적이 놀라 감탄하고 달아났는바, 왕이 호조좌랑(戶曺佐郞)에 제수되었습니다~
곽씨가문에는 효자외에도 충신들이 있었는데 효자 곽천재의 조부 장단도호부사 곽방건(郭邦健)과 아들 곽종문(郭宗文)은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서 선조가 의주 피난길에 오르게 되자 어가를 의주까지 호종하여 곽방건은 호성일등공신(扈聖一等功臣), 곽종문은 호성삼등공신(扈聖三等功臣)의 칭호를 받았습니다~
대사골 서당에서 축지법을 배운 임경업 장군 안내판과 광천마을 버스정류장을 지납니다~
임진왜란 때 곽사문(郭飼文)은 전란을 피해 화봉리 광천마을에 정착한 후 대사골에 서당을 개설하여 후학들을 교육하였는데 하루는 기골이 장대하고 풍모가 준수한 한 학생이 서당을 찾아와 제자 되기를 청하였는바, 그가 바로 임경업(林慶業) 장군으로 날이 갈수록 학문의 깊이를 더해 갔으며 비범하고 출중하여 곽사문은 임경업이 후에 반드시 나라를 위하여 큰 공을 세울 인물임을 확신하게되어 천문지리와 축지법(縮地法)까지 가르쳐 주었는데,
이를 빠르게 습득한 임경업은 충주에서 광천마을까지 축지법으로 서당을 다녔고, 어느 하루는 곽사문 선생의 생신을 맞이하여 메추리를 넉넉하게 잡아 생신날 아침에 올릴 수 있도록 축지법을 써서 충주에서 달려오기도 하였다고 전해지며, 후에 임경업은 1618년(광해군 10년)에 무과에 급제하고 1624년(인조 2년)에 이괄(李适)의 난을 진압하는 등 국가에 큰 공을 많이 세웠습니다~
차도를 건너 우측 농로를 거쳐 우사들을 지납니다~
고사리고개를 넘어 판교노인회를 지납니다~
종로학원 안성캠퍼스 기숙학원을 지나며, 학생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말을 일독하고 갑니다~
"고진감래 마지막까지 어려움을 참고 견뎌준 너희들이 무척 고맙고 자랑스럽구나 !
큰 꿈을 가슴에 품고, 당당하게 그 크고 소중한 꿈을 펼치길 바란다. 고맙고 사랑한다 !"
영글어 가는 포도가 가득한 농장과 소담스럽고 풍성하게 자라는 인삼밭이 계속 이어집니다~
'일생로'로 내려가 건너고 차도변을 따라가는데 인도가 확보되지 않아 조심해서 가야 했습니다~
청풍쉼터를 지나 언덕에 오르면 금산일반산업단지 입니다~
안성축산물 공판장과 도두람 홈플러스 협력 가공장을 지납니다~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더운 날씨에 불구 한 분이 열심히 MTB 페달을 밟고 언덕을 올라오고 있길래 격려의 눈 인사를 서로 나누고 갑니다~
좌측 금옥동(뱀쟁이) 마을로 향하다 보면 언덕위로 도두람엘피시 가공장이 보입니다~
서진농원 배 과수원을 지나는데 갑작스런 여러개의 요란한 종소리에 깜짝 놀랐는데, 농장주가 조수 등으로부터 과수의 피해예방을 위해 매 5분 간격 주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듯 합니다~
금옥동(뱀쟁이) 반대 방향인 우측 농로로 가는데 종점이 지척인지라 하늘이 정말 더 멋지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농로가 끝나고 금산감리교회를 지납니다~
트레킹 종점인 금산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며 약 2시간 40분이 소요된 오전 10시 40분 경 제9길 죽산성지순례길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고,
제10길 이천옛길 트레킹을 위해 나무그늘 아래에서 조금 이른 점심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합니다~
제9길 죽산성지순례길에서 만난 이쁜 꽃들(1) 입니다~
제9길 죽산성지순례길에서 만난 이쁜 꽃들(2)과 들판의 초록 벼 물결 입니다~
첫댓글 santajeon 님. 수고하셨읍니다.
앞서 걸었던 들판길이기에 이심전심 이랄까 ?
걷는 동안 그순간의 생각은 나와 같지 않었을까 싶네요.
더위를 피할수 없는 막바지 금산리 들판에서 포기란 생각은 아예 접어두고
이구간이 끝나면 무조건 마지막 구간까지 끝내겠다는 ~
남들은 과욕이라 하겠지만 걷는자의 행복이 성취감으로 해냈다는
나만의 기쁨이 있기에 ~ 수고 하셨읍니다.
최윤영(연산동)님 !
폭염 속 강한 햇빛을 피할 수 없는 들판을 걷느라 다소 힘들었지만 완주를 위한 마무리 트레킹인지라 나름 즐거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었습니다~
항상 욕심을 자제하며 걷고자하지만 길에 나서면 다소 무리하게 되는 것이 도보객의 생리인 것 같습니다~
응원해 주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
무더위에 고생하셨습니다.
잠시만-정희문님 ! 격려해주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
항상 건승하시고 행복한 길나섬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