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동검도에 멋진 예술극장이 있다는 지인들의 추천에
드디어 오늘에서야 길을 떠났습니다.
부평역에서 출발하여 김포를 거쳐 초지대교를 지나
드디어 작은 섬 동검도로....
작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섬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섬, 동검도....
그곳에 멋진 문화공간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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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FA
디지털 리마스터링 필름 아카이브의 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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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작고 아담한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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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큰 기대 없이 떠난 여행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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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만평이 넘는 갯벌을 보니 가슴이 탁 트입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마다 일렁이는 갯벌 식물들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냈지요.
그동안 더운 방안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하느라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느낌이었지요.
영화 관람 시간 12시 30분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에
자동차로 3분 걸린다는 동검도 항구로 달렸습니다.
바다는 저멀리 떠나고 갯벌만 남아있는 항구였지만,
외롭지도 쓸쓸하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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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여름햇빛 아래서
온몸을 증발시키는 느낌으로 서 있으니...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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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저 아래 얼마나 많은 생물들이 알콩달콩 살고 있을까요?
그 생각을 하자면, 눈물이 찔끔 납니다.
인간에 의해 무수히 사라진 갯벌들, 그 갯벌들과 함께 무수히 사라진 작은 생물들, 힘없는 생명체가 생각나서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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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FA 예술극장 내부는 참 예쁘고, 의미 있게 꾸며져 있습니다.
그동안 이런 문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 극장의 주인이신 유감독, 조나단이라 불리는 사나이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매달렸을까요?
아무나 해낼 수 없는 일을 해낸 이 분께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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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곤드레밥 패키지를 예약을 했습니다.
여기는 무엇이든지 예약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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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한 곤드레밥과 음료, 그리고 영화를 보는 패키지....
곤드레밥 대신 국수를 먹을 수도 있지요.
남자들이 만들고, 서비스하느라 좀 느린게 흠이지만, 그또한 이곳의 매력으로 받아들이면 될 듯합니다.
오늘 본 영화는 1957년에 만들어진 '들장미'
(들장미 리뷰는 '영화' 메뉴에서^^)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곳에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큰 기대 없이 왔는데 뜻밖에 얻는 행복, 기쁨, 감동 때문에....
다음에 또 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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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조만간 인천의 명물, 강화의 명물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명물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영화 상영하기 전에
주인장 조나단 님이 피아노 연주를 하고,
이어서 영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주는데....
이런 일은 전문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말이죠.
생김새는 그냥 우리나라 보통 아저씨 같지만
예술적 성향은 무궁무진한 주인장을 보며
참 멋진 사람이다....참 괜찮은 사람이다....자꾸 돌아봤습니다.
생활이 무료하신 분들,
나날이 지루하고 꿀꿀하신 분들,
힐링하러 떠나보세요.
어디로 가냐고요.
동검도로 가야지 어디로 가겠어요?
첫댓글 선생님! 덕분에 콧구멍에 바람도 넣고^^ 아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늘 감사해요~~
우리 모두의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정말 멋진 공간이죠. 옆에 또 한 채가 세워진다고..
아직은 시작 안 한 것 같구요. 앞쪽에 넓게 데크 작업을 하고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