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16. 1 . 23 (토)/24 (일)
어디 : 경북 울산시 울주군 영남알프스 천문사-쌍두봉-상원산-핼기장(박) -가지산-석남사 주차장
갑장 친구 노금정님이 1.23/24 가야산 비박 가는데 어떡할거냐고 묻는다. 근무일정이 23일 토욜 야간근무다. 코스를 물어보니 언양고개에서 올라 쌀바위 뒤 헬기장옆에서 자고 얼음골로 하산한다고 하여 언양고개? 언뜻 운문령이 아닐까 생각하고 거기는 너무 짧은데...
나 그럼 안가!
또 휴가내고 가야되는데 일당 안나오면 본전생각도 나고 머리가 복잡해진다. 며칠후 천문사에서 쌍두봉으로 올라 상운산 거쳐 쌀바위옆 핼기장에서 잔후 가지산 찍고 얼음골로 내린다기에 가보지 않은 백운산 거쳐 얼음골로 하산하자고 하니 좋다고 한다. 대충 지도를 보니 도상 15km 나오고 첫날 약7km 다음날 8km 박배낭 메고 한겨울에 이정도면 ok
그럼 나 간다 ㅋ
산행계획을 잡아놓곤 기분이 쭉쭉 한없이 올라간다. 날아가는 새xx를 본 넘 마냥 히죽히죽 웃고 있으니 마눌이 눈치채고 주말에 산에 가냐고 묻기에 칼로 무우 베듯이 단호히 엉! 이번엔 분명한 의지를 전달한다. 에구 화상아 그렇다고 언제는 안간적 있었냐? 내가 말해놓고도 계면쩍다ㅋㅋ
그사이 설악산에서 조난사고로 인해 저체온증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매스컴이 난리법석이다. 이걸보고는 마눌이 이번 겨울중 주말이 제일 춥다는데 꼭 산에가서 자야하냐고 묻기에 에구 아줌니 날 춥다고 학교 안가? 요즘 학생들 말대로 쌩깐다! ㅋ 23일 토욜 새벽에 일어나 전날 꾸려논 배낭을 챙기자 마눌이 바라보며 "괜히 엄한 사람 과부 만들지 말고 안가면 안되냐고!" ㅎㅎ 또 다시 쌩까고 나가려고 하니 산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전화좀 꼭좀 해달란다 살았는쥐 디졌는쥐...ㅋㅋ
대전역에 도착 동대구행 ktx 07시26분행 표를 끊고 동대구,부산방향 플렛홈에 기다리던중 옆 플렛홈을 보니 같은방향에 ktx열차가 들어와 기다린다. 허참 요즘은 비슷한 시간대에 동시에 같은방향으로 ktx열차가 갈수도 있구나 세상 참 좋아 졌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앵 내가 서있는곳에 ktx가 아닌 무궁화열차가 들어오는게 아닌가!
아니 그러면 순간 머리가 띵 어이쿠 이거 x 됐다! 100리터 베낭을 들쳐메고 방울이 떨어지도록 가파른 계단을 총알같이 튀어올라 다음 플렛홈으로 내려가니 그동안 아무말없리 서있던 ktx가 썩소 (썩은미소)를 날리며 눈앞에서 슬금슬금 움직인다. 떠나는 열차뒤을 쫓아 뛰어보지만...죽은 아덜 꼬추 만지는 격이다 흐흑 미춰 버리겠넹!
동대구에서 기다릴 노금정님에게 기차를 놓쳤다고 전화를 하려보니 닝기리 읍따! 집에서 놓고 왔넹.에휴 안되는 넘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주위를 보니 젊은 친구가 핸폰을 하길래 사정얘기를 하고 집으로 전화를 걸어 마눌한테 친구이름을 알려주고 전화를 걸어 기차를 놓쳐조금 늦는다고 꼭 꼭 꼭 전화 하라고 일러둔다
어떡하냐 나가서 다시 표를 끊어야 할지 아니면 다음 열차를 타고 운임을 더내야 할지 망설이다 동대구역 약속시간에 맞추지 못할것 같아 다음열차인 07시33분열차에 올라타 내 좌석표인 13호차 b33석에 가니 뒤 b35호석에 마침 빈자리라 그곳에 앉아있자 잠시후 역시나 승무원이와 들고있던 pda를 보고 승차표를 보여달라 하여 짐짓 모르는척 태연하게 표를 건내주자 한참을 쳐다보고는 "손님 시간이 비슷하여 착각하신것 같은데 잘못타셨네요 이 기차도 동대구역에 정차하니 안심하시고 즐거운 여행이 되십시요!! 하고 지나간다
헉 그럼 추가운임없이 동대구 까정 그냥 가는겨?ㅎㅎ 땡 잡았넹!!
약속시간은 약 5분정도 늦을것같고 정신을 차린후 친구와 연락을 해야하는데... 대각선 방향에 아주머니한분이 열심히 카톡중이기에 염치불구하고 또한번 전화를 빌려 집으로 전화를 걸어 마눌에게 대구친구 전번을 확인후 통화를 하니 이제 마음이 놓인다. 휴 우짜든 아침부터 해프닝은 이래서 웃음으로 끝낸다 ㅋㅋ
동대구 도착후 친구와 만나 아침의 해프닝을 자랑삼아 이바구를 하다보니 어느덧 남대구버스정류소다. 이곳에서 먼저 오신 케빈형님과 함께 천문사행 시외버스를 타고 약 2시간만에 천문사 입구에 도착하여 컵라면 하나씩먹고 바로 천문사 후문을 지나 유순한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코끝은 추위와 칼바람에 씽긋하지만 날씨는 맑고 푸르고 산행하기 딱좋다. 내심 눈을 기대하고 왔는데 읍따. 완만한 계곡길이 배넘이 고개까지 이어지고 이곳부터는 오름길이고 조금씩 고도를 올리며 쉼없이 오르자 숨은 차오르고 어젯밤 먹은 H2O가 몸밖으로 서로 기어나오려고 발광을 한다. 약 해발 700m가량을 오르자 서서히 지난주에 내린 눈이 보이고 오름길에 자주 미끄러지며 발끝이 돌아 힘들어 적당한 곳에서 아이젠을 꺼내 착용하니 한결 진행이 편하다
눈덮인 전방좌측 문복산과 우측 뒤로 영알의 쌀바위와 가지산 능선 또한 억산을 바라보며 몇번을 쉬면서 서서히 알피엠을 끌어올리며 마지막 오름길에 아무생각없이 헉헉 거리며 바위뒤를 돌아 올라가자 두세평 가량의 평지가 있는 쌍두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인증샷도 찍고 바나나와 빵으로 연료도 공급하며 잠시 쉬어간다
이후 때로는 무릎까지 덮히는 눈길인 완만한 능선을 따라 가지산과 상원산의 갈림길에 도착하여 배낭을 벗어놓고 상원산에 올라가니 바로 앞 눈 덮힌 고현산과 낙동정맥길이 보인다.한참 전 겨울 눈 내리고 바람불던 날 대전 산우님 몇분과 낙동정맥 하던 때가 생각난다 아무도 없고 눈바람이 쌩쌩불던 적막한 ok목장과 마지막 고헌산 오름길 당시 떵~이매려 정신없이 올라 고현산 데크 아래에 푸짐하게 빼낸일이 헉ㅋㅋ
이후 길 좋은 임도를 따라 걸어가는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약14년 전 예전 생각이 난다. 이곳 방장님을 처음 알현한 산행이 아니였던가? 현재 이곳에서 최고의 멋쟁이고 과학지식이 풍부한 분복의 부님?(누구신지요?ㅋㅋ) 또한 당시 당대 최고 준족 적토마 아니 그 어느 누구도 오르막을 따라올수없는 탱크 단풍형님, 최근 소식이 뜸한 또마형님, 여전사인 바랭이 , 이사벨라누님, 대구의 산길로형님 능금누님 모두 다 보고픈 형님 누님들 입니다
낙동정맥 새벽 35번통도사 입구 도로에서 취서산(영축산)에 오르고 신불산과 가지산을 거쳐 운문령까지 한여름 그늘 한곳 없으며 먼지 푹푹나는 영알능선길을 고아가 되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도 달렸는데 저녁 근무로 운문령에서 탈출하여 밀양에서 기차로 올라왔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가 그립다. 저 역시 좀 더 젊었고 겁도 없을 때고 마냥 산이 좋을 때였구여 ㅋㅋ
쌀바위에 도착하니 이곳에도 전에 없던 데크가 있고 벌써 3~4팀의 박팀이 모여있다 . 이곳 대피소에서 막걸리를 한잔하자 꿀맛이다 이럴땐 돈도 뭐도 필요읍따 개당 일만냥 약간 넘는 가격인데 그동안 갈증을 내린 눈으로 보충하다보니 전혀 아깝지가 않은 느낌이다.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할 줄이야 ㅋㅋ 쌀바위 아래서 물 4리터를 보충하고 오늘의 숙영지인 핼기장에 도착한다
이미 해는 넘어가고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며 바람도 겁나게 새차게 분다. 부지런히 각자 호텔을 짓고 식당 쉘터에 모여 만찬에 돌입한다. 대전에서 공수한 오리주물럭과 후발주자로 오신 울산 마왕후배님의 장어무침 대구삼겹살등으로 주님과 함께 힘들게 올라온 몸땡이에 보상을 충분히 해준다. 바깥에 걸어 논 온도계에 -24도가 찍힌다 . 춥긴 춥나보다 허나 식당안은 추위에게 내어줄 틈이 없다
수증기로 인해 잠시 잠시 입구를 열어놓은데 칼바람이 들어오며 발끝 손끝 코끝이 시원하다 ㅋ
만찬의 즐거움은 끝날줄 모르고 어느덧 새벽 01시인가 각자의 보금자리로 향한다
쉘타 밖으로 나와보니 하늘은 맑으며 둥근달은 온산을 비춰주고 별빛이 쏯아진다 아 좋아 코끝으로 상큼한 찬공기가 스며드니 조금전 마신 주님이 놀래 달아날 기색이다. 으으 춥긴 춥다 얼어 디지겠넹 ㅋㅋ 곧바로 텐트안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잠을 청하지만 윙윙우는 바람소리에 올리가 없다 또 이렇게 새는겨? 몇년전 40년만의 맹추위가 왔을때 당시 슈퍼에서 콜라와 사이다가 얼어 터질때 민주지산 석기봉아래 삼두불상에서의 비박이 스쳐간다 휴 그때는 진짜 추웠는데 그래도 지금은 그때보다 덜 추운 느낌이다. 몇번의 자다깨다를 한후 잠시 잠이 든다
순간 눈을 뜨니 텐트가 훤하다 일출을 찍으려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인다. 이곳에서 핼기장까지 무릎까지 눈 덮힌길을 약100m정도 차가운 등산화신고 옷입고 가려생각하니 추위와 바람소리에 질려 포기하고 침낭속으로 더욱 파고든다.
에고 곰발톱이 완전 염소발톱 됐슴다. 흐흑
좌장이신 케빈형님께서 오늘은 날씨도 춥고 텐트도 말리며 이곳에서 점심까지 먹고 즐기다 가지산에 오르고 석남사로 내리자고 합니다. 조금은 아쉽지만 추운날씨에 순응 해야지유. 아침과 점심까지 계속해서 묵습니다 소주는 이미 땡땡 얼어 사용불가 40도짜리 양주는 반만얼어 얼라 오줌 싸듯이 졸졸 나오며 주전자에 붓던 물은 슬러시 고드름이 생기는 현상도 일어납니다 대구막창으로 양주를 마시지만 추워서 그런지 그독한 양주가 소주같은 느낌이다
이곳에서 오후 한시까지 늘어지게 쉬고 텐트를 걷은 후 주변을 께끗하게 정리한다. 핼기장을 거쳐 약 1km가량의 눈덮힌 오름길을 올라 가지산 정상에 서자 날씨는 푸르다못해 눈이 시리고 영알의 능선이 끝없이 들어오나 아쉽게 역광이다 그리고 헉 100리터 배낭을 메고 있는데도 몸땡이가 흔들린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사실 맨몸이면 정말 날아가겠다
사진 몇장과 인증샷을 찍고는 미련없이 석남터널 방향으로 내려선다. 2~3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다 석남터널과 석남사 갈림길능선에 도착하여 좌측 계곡길로 내려서 최근에 만든 나무계단과 경사가 급한 내림길을 무사히 내려와 석남사 시내버스종점에 도착산행을 마무리 한다
시간을 보니 오후 네시반 정도다. 후배님 핸폰으로 잽짜게 마눌에게 살아서 내려 왔다 고 하니 핸폰 너머로 마눌왈 " 인간아 빨리도 전화 한다 !!" ㅋㅋ 이러면 안되겠지유 ?
대구 남부터미널 타고갈 천문사행 시외버스
천문사 편의점에서 컵라면 묵고
천문사 입구 올라 갑니데이
천문사
배넘이고개
쌍두봉으로
올라온 골짜기
천문사에서 쌍두봉 능선길
반대 뒤 능선(지룡산 방향 이라고 하네요)
눈덮힌 문복산
가지산 범봉 및 운문산 억산, 역광이라 아쉼슴다 (언젠가 높은산님과 가지산 운문산 억산 구만산 종주시 운문산 정상에서 편갈라 일인당 만원빵 욪놀이 한 기억이 날뫼골 물소리님도 뵙고 싶네유 ㅋ)
쌍두봉 바라보며
문복산
쌍두봉 직능선길
문복산
쌀바위 우측 가지산(역광이라 아쉽네요)
조망터에서 본 상원산
가지산
쌍두봉
쌍두봉에서 본 상원산
상원산 가는길
상원산 정상
고헌산및 낙동정맥
고헌산 댕겨
상원산 인증샷
영알 자락
임도
쌀바위 아래 샘터
쌀바위서 일몰
쌀바위
셀터식당
땡땡언 소주 사용불가(아침에)
반만언 양주
박터
가지산정상
영알 능선
못난이
첫댓글 수고했어요
멀지만않으면 후딱 다녀오고싶은데..ㅎㅎ
잘계시지유 서울선 쪼금 멀지유 ㅋㅋ
엄청 추워보인다. 박산행이 재미있나봐...조니워커는 blue가 맛나더라...
가격차이가 많이 나유
손가락은 어떠세요 그럭저럭 텐트 안 침낭에 드가면 안추워요 ㅋ 이것도 매력이 있네요ㅋ
@칼바위 집에서 놀고 있는거 가져가었유 조니워커가 싱거운가유 그날 한잔하니 추워서 그런가 소주보다 싱겁다는 느낌이더라구요 ㅋㅋ
@곰발톱 곰발톱네는 집에서 양주가 굴러다니는 모양이네 쩝.......
@칼바위 지가 속세에선 술 안묵잔아유ㅋ 형님이 드시려고 가져온거 지가 꼬불쳐서...
가지산 바로밑의 쌀바위 근처에서 야영했나보군요, 멋있네, 힘들겠지만, 조니워커는 비싼 양주인 것 같은데....ㅎㅎ
쌀바우 위 핼기장 근처에서 묵었구요 것도 얼어서 참기름나오듯이 나오고 맛이 엄청순했슴다
ㅎㅎ 케티엑스..
힘 있을 때 이곳 저곳 등짐 지고 많이 댕기시구려
주님은 잘 때 침낭 속에 모셔야지여.. 잘 봤슴다ㅎ
한번쯤 다녀온 곳인데요 다시 가보니 예전 생각이 나네유 전에는 같은플렛홈 좌우로 일반 기차와 같이 승차했는데요 이번에 알아보니 대전역 새로 케이티전용선과 전용 홈이 생겼더라구요 흐흑 그걸 모르고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