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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그칠 줄 모른다. 잠 못드는 이 밤에 광교산으로 향한다. 비록 더위가 발목을 잡지만 산행에 망설이지 말자. 내가 머뭇거리면 산은 멀어지니까.
▲ 경기대학교 경기대학교 후문에 하차해 정문 방향으로 들머리를 찾아간다. 오늘은 그리운 광교산 일대를 돌아볼까 한다. 광교산은 규모가 커 평소처럼 20시경에 야등을 시작하면 버스로 귀가하기가 어렵다. 만약 광청을 목표로 했다면 20시경 출발이 좋겠다만. ▲ 광교저수지 야경 경기대 정문 옆 들머리가 있지만 일부러 반딧불이화장실로 왔다. 초열대야 탓에 인근 주민들이 공원 주변으로 나와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 반딧불이화장실에서 준비를 하고 입산을 한다. 반딧불이 참 오랜만이다. 산행시작 23:00 ▲ 들머리 계단 모습 오늘은 주말이라 광청 산행팀이 좀 있을거라 예상을 했다. 광청 산행이 인기도 좋고 폭염으로 낮에는 힘드니 말이다. ▲ 광교공원에서 형제봉으로 가는데 형제봉에서 하산하는 몇몇 산객들을 만난다. 광교산은 형제봉 야등으로 인기가 많다. 들머리가 광교공원이라 접근성도 좋고 등로도 부담 없으며 형제봉 조망도 훌륭하다. 거리도 형제봉까지 3.5km인데 왕복하면 7km라 적당한 운동으로도 딱이다. ▲ 편한 길을 따라 부담 없이 진행한다. 오늘은 토마호크 대신에 아버지가 쓰던 철제 피켈을 들고 왔는데 무게가 2kg가 넘는다. 이것 때문에 산행 내내 힘들었다. ㅎ ▲ 얼마간 걸으니 땀이 바가지로 흐른다. ▲ 문암골 갈림길 백년수약수터, 문암골: 경기대: 형제봉 분기점이다. ▲ 문암골 분기점에서 형제봉까지 1.8km 남았다. ▲ 형제봉 0.9km 지점을 지난다. ▲ 문암재 6.25 전쟁 당시 국군장병 유해와 유품이 발견된 장소로 위로탑을 세웠다. 역사를 보면 광교산 주변은 유명한 격전지였다. 임진왜란 용인전투, 병자호란 광교산 전투, 6.25... 엄청나게 많은 피를 뿌린 장소다. ▲ 문암골 입구 ▲ 문암골 입구를 지나서 형제봉 하일라이트 목제데크를 만난다. 형제봉 코앞까지 쭉 치고 올라야 한다. 목제데크를 오르면서 땀을 쭉 뺐다. 식수를 넉넉히 준비했는데도 혹시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 형제봉 직전 암릉 로프와 우측 데크다. 내가 광교산에 다닐 때만해도 이 곳에 안전데크는 없었다. ▲ 미끄럼주의 바위 ㅎ ▲ 형제봉 도착 12:00 형제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사방이 트인 곳이라 제법 바람이 불었다. ▲ 수원시 야색이 좋았다. 멀리 내가 사는 영통 방면으로 벽적골과 매미산, 청명산이 있을 법하다. ▲ 서수원과 의왕 방면으로는 불빛이 한산하다. ▲ 형제봉에서 광교산 시루봉까지 2.5km다. 형제봉에서 약 15분 정도 쉬다가 걸음을 재촉하기로 한다. ▲ 양지재를 지난다. ▲ 시루봉의 관문인 토끼재를 향해서 발걸음을 옮긴다. ▲ 토끼재로 가는 목제데크를 쭉 치고 오른다. 목제데크가 끝나는 지점에서 토끼재: 종루봉 분기점을 만난다. 종루봉으로 오르는 길은 짧지만 가파른 길이다. 토끼재로 바로 진행해도 상관 없지만 오랜만이라 들리기로 한다. ▲ 광교산 종루봉(비로봉) 정자쉼터 예상밖에 인기척이 있었다. 사람을 확인하고 렌턴 불빛을 줄인 후 정자에 올라서 인사를 나눴다. 장년의 산객이었는데 트랭클 모 클럽에서 주관한 광청종주에 참석했단다. 한데 늦은 출발로 팀 7명과 합류하기 위해 뒤따르는 중이라고 했다. 식수는 얼마나 준비했냐고 물으니 '0.5리터' 3병이란다. 아무래도 광청은 접으시고 놀다가 내려가시라고 추천했다. ▲ 갑자기 또 한 분이 나타났다. 'J3클럽'의 '솔별'님인데 산행 훈련차 왔다고 한다. 의왕 쪽에서 출발해 백운산을 경유해 광교산 시루봉을 거쳐 왔단다. 한 바퀴 돌아서 한철약수터를 찍고 다시 백운산으로 돌아오는데 세 바퀴 정도 돌 계획이란다. 듣기만 해도 토 나온다. 솔별님이 오는 길에 광청 팀(장년 산객이 합류하려는 팀 추정)을 만났는데 3명은 중탈했단다.ㅎ 나는 J3 가입은 2009년이고 가끔 클럽에 들어가 눈팅을 한다. 솔별님은 지금 J3 현역으로 뛰시는 중이다. ▲ 토끼재 도착 그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너무 지체했다. 작별을 고하고 먼저 일어선다. 솔별님은 한철약수터에서 돌아오면 코스상 다시 만날거다. ▲ 나는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광교산 야등을 하면 꼭 안개를 만난 것 같다. 특히, 토끼재였는데 아마도 지형과 기후 때문일거다. ▲ 박무가 깔리기 시작한다. 진행에는 크게 지장은 없지만 시야를 가릴 정도로 번질까 염려가 됐다. ▲ 광교산 시루봉(정상) 도착 01:49 시루봉에 도착하니 또 산객들이 자리를 만들어 행동식을 나누고 있었다. 총 4명인데 여자 한 분이 내게 묻는다. "혼자 다니면 무섭지 않아요?" '....' 이 분들 네이버 산악회 소속이라는 광청 산행 중이란다. 나중에 백운산에서 보니 모락산 방향으로 갔다가 돌아오더라는... ▲ 광교산 시루봉 삼각점 네이버 산악회 분들을 먼저 보내고 잠시 숨을 돌리기로 한다. 오늘은 야등 분위기가 썩 내키지는 않았다. 왠지 어수선한 기분이랄까? ▲ 시루봉: 노루목 분기점 먼저 간 사람들이 속도를 냈는 지 눈에 띄지 않는다. 이후 조용히 걸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 노루목 대피소 어느 산행기를 보니 '상여집' 같다는 식으로 표현 했던데 좀 오버 아닌가 싶다. 안전하고 휴식하기 좋은 장소다. ▲ 노루목 ▲ 송신소: 등산로 분기점 ▲ 온몸이 땀으로 흥건한 지 오래다. 물도 제법 많이 마셨다. ▲ 억새밭을 지난다. 상광교로 가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 통신대 시설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펜스 우회로를 따라 백운산으로 향한다. ▲ 짙은 안개가 낀 통신대 모습이다. 근교산에서 보기 힘든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광교산은 우거진 숲과 풍부한 식생으로 유명하다. ▲ 통신대 기점 우측으로 간다. ▲ 백운산 도착 14:49 안개 자욱한 백운산 정상이다. 백운산에 도착하니 무척 선선했고 바람도 불었다. 요즘 폭염으로 모기와 날파리마저 없어졌다더니 사실인 듯 하다. 천국이 따로 없구나! 종루봉에서 만났던 장년의 산객도 나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더니 백운산에 도착했다. 왜 동행하자는 말을 못 꺼냈을까? ㅎ ▲ 헤어졌던 솔별님이 백운산에 나타났다. 종루봉에서 광교공원에 갔다가 한철약수터를 지나 백운산까지 온 거라면 놀랍기 그지 없다. 이 무더운 날씨에도 J3이기에 가능한건가? 장년의 산객도 일찌감치 광청은 포기했고 여기서 한 숨 잔 후 백운사(2km)로 하산하겠단다.ㅎ 나는 솔별님과 30분 넘게 대화를 나눴는데 정상이 너무 시원하고 좋아서 떠나기가 싫다. 얼마후 백운정자쪽에 산객들이 나타났는데 알고보니 또 J3다. 솔별님이 '신화' 자문위원님이라고 ㅎ개를 한다. 덕분에 신화님에게 시원한 막걸리 한 잔 얻어 마셨다. 오늘 백운산은 J3가 접수했다. 그러고보니 유령회원이지만 나도 제삼리 주민이네. ㅎ ▲ 백운산 정상에서 03:40 통신대 헬기장을 향해 출발한다. 정상에서 놀다가 가까운 백운사 쪽으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유혹을 뿌리치고 일어났다. 광교공원 반딧불이에서 백운산 정상까지 약 8km다. 여기서 한철약수터까지 어림잡아 6km 정도 된다. ▲ 의왕대간 일단 지지대 고개 방향으로 진행한다. 통신대 헬기장을 지나 광교헬기장에서 한철약수터와 지지대고개로 갈라진다. ▲ 통신대 미군기지로 알고 있는데... 포장도로를 잠시 따라가면 통신대헬기장이 있다. ▲ 광교헬기장까지 거의 내리막과 평지에 가까운 길이다. 단조롭고 단순한 길을 계속 간다. ▲ 원래는 광교헬기장을 거쳐서 지지대고개와 분기해 한철약수터로 향하려 했다. 그런데 지겨운 느낌이라 무념무상 걷다보니 그만 광교헬기장을 우회했다. ▲ 한철약수터 분기점 너무 지겨웠다. 특히 야간에는 이런 단조로운 길을 걸으면 힘들다. 통신대에서 5km이상 걸은 듯한데... ▲ 한철약수터 무더운 밤에 땀을 바가지로 흘리고 15km를 걸어왔다. 그러다 만난 음용 가능한 약수터는 사막의 오아시스가 따로 없었다. 물맛도 좋고 공원화돼 있어서 휴식하기에 좋았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다 됐는지 신호가 온다. 날머리가 남았지만 여기서 트랭글을 종료하기로 한다. 15.54km/ 04:45. 여기서 0.5km 정도 걸으니 금암약수터가 나온다. 시골길 느낌으로 우측에 밭과 하우스를 끼고 걷는다. 새벽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산객들을 만날 때 마다 인사를 한다. 업무 교대(?)하는 심정이라 웃음이 났다. 다들 불볕 유의하시고 건강 챙기세요! ▲ 파장동 항아리화장실(날머리) 산행종료 05:30 한철약수터에서 1km 가량 걸어니 항아리화장실을 만났다. 해는 중천에 떴고 야등은 이렇게 끝났다. 광교산은 5년만에 찾았는데 산천은 의구하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구나! 무더운 밤을 잊고 감회에 젖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덧붙여 혜민스님이 40대에 깨달은 '세상 사람들은 내게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는 사실에 동의한다. 피해를 주지 않는 한 타인의 이목에서 벗어나 무덤덤한 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 |
첫댓글 솔별 선배님 이 자리를 빌어 인사올립니다.
덕분에 광교산 즐거웠습니다.
야산 하시면서 솔대장님과 신화님을 만나셨군요
까만밤에 만난인연 소중하게 간직하시구요 클럽산행에도 한번씩 참여 부탁드립니다.
어이쿠...
배방장님 댓글 영광입니다.
산행 취향은 각각인데 열정이라면 J3를 따를 수가 없더군요.
방장님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노력해 보겠습니다.
나홀로 야등을
배경을 멋찌게 하고
정성스럽게 산행기 쓰셨네요
즐감
감사합니다.
어디서든 J3회원들의 자부심이 빛납니다.
깜깜한 밤에 만나면 참 방가울것입니다..
요즘 사람은 못만나고
동물 뼈나 사체만 만나니
코가 진동을 합니다..
즐산축하합니다
지맥형님 잘 지내십니까?
저 풍림화산입니다.ㅎ
@척탄병 오잉 오랜많이네요
잘지내시죠
서연님은. 거창 귀농해서
잘사시던데요 ㅎ
@지맥 오호...서연님 귀농하셨군요.
지맥 형님 덕분에 배움을 얻고 산꾼 생활 이어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울 때에는 야등이.좋지요.
밤중에 아는 분들 만나면 더 좋고요.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반가웠습니다.
바랭이 총대장님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척탄병! 서울산악회던가 수도권산악회에 여대장님이 계신데요.^^
그래서 뭔가 한번 검색한 기억이 있습니다.^^
아 그런가요?
동명인듯 합니다.
예전에 풍림화산이라는 닉을 쓰다가 5년 전부터 쓰고 있습니다.
야등은 날씨도 낮보단 션하구 사람도 없어서 조용해서 좋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불볕을 피할 수 있어서 요즘 날씨에는 산을 가까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J3님들을 만나서 후기 올렸네요.
감사합니다.
산행 잘 마치고 산행기까지 척탄병님 다시 만난듯 반갑네요
백운산 광교산 야간산행 더위를 피해서 하룻밤에 그렇게 많은 등산객들을 만날수 있을지는 예상 못했었네요
무더위에 건강한 여름 보내시구요
시간될때 지부산행도 함께해요
솔별 선배님 반갑습니다.
그 날 자상히 챙겨주셔서 따뜻한 산우의 정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우리 J3 가족들 만나면 반갑게 인사드릴께요.
또 뵙겠습니다.
@척탄병 산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더 쉽게 다가설수 있고 통하는 마음이 아닐런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