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는 기상학적으로 여름이 시작하는 날은 6월 1일이며, 남반구는 겨울이 시작된다. 6월은 '땡볕에 오리알도 익는다'는 중국 속담처럼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성하의 계절이 시작된다. 6월의 첫 라이딩은 경기 양평역에서 경기 광주시 남종면을 경유하여 팔당대교, 덕소에 이르는 코스로 약 55km이다. 양평은 양근군과 지평군을 합하고 각각의 머리글자를 따 양평군이라 칭하였다. 양평은 산자수명한 도시로 유명하다. 이번 여행길에 바이크 손대장은 간밤에 병원에 도둑이 들어와 정신이 없어 동행하지 못하였으며, 쉐도우(명수)는 집안 내사로 참석이 어려웠다
하늘은 비교적 푸르고 맑았으며 미세먼지는 보통이었다. 바이콜릭스는 창설 초기에는 혈기가 왕성하여 속도와 거리에 무게를 두었지만 이제는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인지라 속도와 거리와 무관하게 유유자적하면서 목석초화(木石草花)를 벗삼아 화조풍월(花鳥風月)를 즐기고 미식(美食)하는데 있다. 한마디로 나이에 걸맞게 여행을 즐기자는 취지이다. 양평역에서 양근대교(남한강)를 지나면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에 이른다. 병산리에는 정근옹주 묘가 있다. 정근 옹주(1599-1613)는 조선 14대 선조와 후궁 정빈 민씨의 딸이다.
강남로(88번 도로)를 따라가면 목가적인 농촌 풍경이 펼쳐지고 다양한 맛집과 모텔들이 즐비하였다. 양평군 강하면 운심리 한정식 전주관에 이르면 이국적인 멋을 풍기는 숲속의 집들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강남로 바탕골 삼거리를 지나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남한강에 초록 유빙처럼 떠있는 대하섬이 보인다. 대하섬을 지나면 양평군 강하면과 경기 광주시 남종면 경계지점에 이른다. 남종면은 원래 양근군(현 양평군)에 속한 마을로 양근군의 남쪽 끝에 있다하여 남종(南終)이라고 하였다.
광주시와 양평군의 경계 표지판에서 약 4km 정도 가면 자전거 계단을 따라 검천리 남한강 자전거길로 접어들 수 있다. 검천리 구간의 자전거길은 온통 노란 물감을 뿌린 듯한 금계국 꽃길로 아름답게 수놓고 있어 발길을 자주 멈추게 하였다. 남종면 귀여리에 당도하면 아기자기하게 공원을 조성한 팔당 물안개공원이 길게 이어진다. 시원한 나무그늘 벤치에 앉아 남한강의 풍치를 바라보면서 망중한을 즐기는 젊은 부부와 천진난만하게 놀고있는 아이들이 정겹고 행복해 보였다.
팔당 물안개공원에서 족자섬과 다산 생태공원이 한 눈에 들어온다. 족자섬은 18세기 화가 겸재 정선이 '경교명승첩'이라는 화첩에 독백탄(獨栢灘)이라는 그림을 남긴 섬이다. 독백탄 한 가운데에 떠 있는 섬이 족자섬이다. 운길산 수종사, 정약용이 태어난 마재마을, 그리고 두물머리 바위가 그려져 있고 한가운데에 남한강과 북한강, 경안천이 만나는 합수지가 그려져 있다. 족자섬 옆으로 6번국도 양수대교가 지나간다. 그 아래에 연꽃을 중심으로한 수생식물을 모아놓은 세미원이 있다.
팔당 물안개 공원에서 여우고개를 넘으면 남종면 분원리에 이른다. 남종면 분원리는 조선 백자 생산의 본거지로 조선 왕실에서 사용하는 백자와 분청사기, 청화백자 등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지금의 분원 초등학교 자리에서 많은 조선 백자가 발견되어 조선 백자도요지가 사적 제 314호로 지정되었다. 망조고개를 넘어 오리교를 지나면 먹자촌이 나온다. 퇴촌 하누가 식당에서 왕갈비탕과 철판 불고기로 허기와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남종 입구교차로에서 천진암로를 따라가다가 도마삼거리에서 태허정로와 미사대로를 따라가면 팔당댐 삼거리가 나온다. 아스트라 전 (인구)은 사전 약속이 있어 팔당역으로 먼저 귀가하였으며, 본대는 팔당댐과 팔당대교에서 한 숨 돌리고 덕소역으로 향하였다. 그러나 스카이 천(학천) 부부는 잠실 방향으로 페달링을 계속하였다. 약 7시간 동안 55km의 대장정의 막을 내리고 가쁜한 마음으로 둥지로 향하였다. 이번 여행길은 바이콜릭스 회원들이 대부분 경험한 지역이지만 스머프 차는 초행길이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녹색 파노라마가 펼쳐지고 달리는 곳마다 새롭게 보였다. 업다운이 수없이 반복되는 코스이지만 전혀 피로한 기색이 없었으며, 아스트라 전(인구)은 편안한 여행길이었다고 실토하였다. 오벨로와 써니영의 가냘픈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지칠 줄 모르는 초록열정이었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온갖 기화요초가 길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지나갈 때마다 꽃향이 가슴속을 파고 들었으며, 아름다운 풍광들이 계속해서 눈 앞에 펼쳐졌다.
콘닥(종국)은 시종일관 길잡이 안내로 여행길을 편안하게 선도하였다. 콘닥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리고 여인동락을 함께한 심심상인의 벗들과 언제나 미소와 웃음을 선사하는 써니영과 오벨로 여사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경기 광주시 남종면을 돌아서 오는 코스로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었으며, 지루하지 않으면서 재미가 쏠쏠하고 행복이 가득한 하루였다. 바이콜릭스(Bikeholics) 브라보!
경의 중앙선 양평역 1번출구
첫댓글 경치좋고,입이즐겁고 글이좋고 못가서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