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미친 사람들이 많다.
각 분야마다 그런 자들이 꽤 많다.
미술, 운동, 문학, 음악, 여행, 연구, 산, 바다, 하늘, 사업, 종교, 요리, 자연, 영화, 연극, 투자, 도전 등등 분야는 셀 수 없이 다양하다.
산과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Z.P.T를 알고 있거나 들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Z.P.T는 'Zero Point Trail'의 약자다.
단어를 듣는 순간, 약간은 감이 왔을 것으로 믿는다.
해발 제로(0 미터)에서 시작해 산 정상을 찍는 장거리 트레킹이다.
일명 'Zero To Summit' / 'Sea To Summit'이다.
순수 무동력 챌린지다.
걸어도 좋고 달려도 좋다.
아무튼 정해진 루트를 따라 100% 무동력, 무지원으로 완주를 위해 뜨겁게 자신의 심신을 불태워야 한다.
매우 어려운 도전이다.
지리산 Z.PT가 85K
한라산 Z.P.T가 31K
설악산 Z.P.T가 27K다.
총 143k다.
가장 길고 어려운 '지리산 Z.P.T'의 경우는 '남해대교' 바로 아래 바닷가인 '노량항'에서 시작한다.
노량항 - 자리산 둘레길 하동센터 - 위태 - 중산리 탐방 안내소 - 로타리 대피소 - 청왕봉까지 총 85K다.
머릿속으로 지도를 따라가며 루트를 그리기만 해도 하체가 부들부들 떨리는 듯하다.
'한라산 Z.P.T'의 경우는 '제주항' 바로 옆, '산지천'이 바다와 맞닿는 곳인 '용진교'에서 시작한다.
용진교 - 제주 시내구간 - 관음사 탐방 안내센터 - 탐라 대피소 - 삼각봉 대피소 - 헬기장 - 한라산 정상 - 진달래 대피소 - 속밭대피소 - 성판악까지 총 31K다.
한라산을 등반해 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한라산 최대 난코스인 '관음사에서 정상까지', 생각만 해도 내 심장이 벌렁벌렁 요동친다.
'설악산 Z.P.T'의 경우는 '스쿠버 다이버들'의 '오픈워터' 성지인 속초 '영금정'에서 시작한다.
영금정 - 속초시내 구간 - 설악산 소공원 - 비선대 - 양폭 대피소 - 희운각 대피소 - 중청 - 대청봉까지 총 27K다.
'천불동 코스'도 만만치 않지만 특히 '희운각'에서 '중청'까지가 죽음의 코스다.
개인적으로 나는 3 PEAKS Z.P.T CHALLENGE를 해보진 않았다.
내가 한창 울트라 레이스에 빠져 지냈던 20여 년 전후엔 Z.P.T의 개념이 없었다.
개념이 없었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노크하는 사람도 없었다.
Z.P.T는 비교적 최근인 10여 년 이내에 생겨난 도전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다.
이 세 가지 '씨 투 써밋' 트레일을 완주한 사람을 '3 PEAKS CROWNER'라고 한다.
매우 어렵고 힘든 초장거리 트레킹및 트레일 러닝이기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도전이다.
'쓰리 픽스 크라우너'가 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겐 매우 큰 영광이다.
또한 깊은 의미와 오체투지로 폐부에 새겨진다.
물론,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세상은 다양하고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각양각색이니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또한 그게 정상이다.
2025년 여름에 '3 PEAKS CROWNER'가 된 친구가 있다.
그의 열정과 순수를 늘 높이 평가하고 있다.
내 친구지만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
한편으론 존경한다.
그가 기록한 시간은 '지리산 Z.P.T'는 22시간, '한라산 Z.P.T'는 9시간 55분, '설악산 Z.P.T'는 6시간 49분이었다.
총 38시간 4분이었다.
친구의 인생 칼라와 삶의 향기, 그만의 아우라가 진하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도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그 사람만의 분명한 철학과 삶의 이정표가 있기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기록의 우열이 중요한 건 아니다.
기록이 좋다고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또한 명예나 영광이 더 커지는 것도 아니다.
아무런 보상도 없는 순수한 도전이다.
그런 도전은 도전자 본인의 '순수한 가슴'과 '정결한 영혼' 그리고 '건강한 심신'의 유지 및 심화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자신과의 약속인 동시에 본인이 추구하는 간절한 소망이자 서원일 테니까 말이다.
자기 시간, 돈, 에너지를 흔쾌히 투자하면서 스스로의 삶을 뒤돌아 보고 인생의 좌표를 재설정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의 일환이기에 그렇다.
나도 27년도엔 Z.P.T에 꼭 출사표를 던지고 싶다.
내년엔 업무도 바쁘고 행사도 많아 시간을 쪼개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몸과 마음의 수양, 반듯한 정신과 육신, 봉사와 나눔을 향한 인생 2막을 위해 한번 더 스스로를 담금질해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멋진 도전 프로그램이 아닌가 한다.
어렵고 힘드니까 '도전'이다.
진리다.
오늘은 12월 25일 '성탄절'이다.
모두에게 행복하고 감사한 하루였기를 바란다.
편안하고 안락한 밤이 되길 빈다.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 뉴 이어 !!!
한 해 동안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사랑과 감사를 전한다.
브라보.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