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기가 화창하다.
참으로 선택받은 기분이다. 그만큼 우리네 일상에 있어서 날씨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중요하다는 거 절감하고 있다. 하도 먼지 내습으로 인해 호흡하는데에 고통을 겪었으니 당연한 현상!
요새 며칠째 봄꽃을 만개할 정도로 좋은 일기에 꽃들이 경쟁하듯이 화려한 꽃망울을 떠뜨리고 있다.
내가 사는 동네에도 봄꽃의 백미라 하는 벚꽃들이 피기 시작한다.어제까지만 꽃망울만 크게 부불어
있는데, 아침에 봄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리려고 나와 벚꽃 나무들을 주시하여 보여 아주 극소수이지만
꽃이 피어 있다. 이제 봄의 꽃 세상이 도래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오늘은 금전업무를 위해서 11시경 집을 나왔다.으례 나오기 전에 확인할 것들 확인하고 나가는데,
오늘따라 마음이 바쁘게 서둘다 보니 그냥 나와 인근 모처에 가 번호대기하다 내 차례가 되었다.
아불싸!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나? 등에 진 백팩을 무릎 위에 놓고 열고 안을 열어 통장을 찾았다.
아무리 찾아도 내 손에 걸치는 감각이 전무하다.다시 안을 들여다 보면서 일일이 확인했지만 보여야
하는 통장은 없었다. 민망한 표정으로 통장을 안 가지고 온 모양이라서 자리에 일어나 거기를 나왔다.
밖에 나오니 세상은 여전히 밝은 태양 하에 눈부시게 투명하다. 허나, 내 마음은 그러하지 못했다.
평소 하는 대로 확인하지 않고 나오니 이런 황당한 경우를 스스로가 만들었다는 거 자책할 수밖에.
이런 게 나이 탓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소위 건망증의 탓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빨리 집에
가 통장 가지고 와 할 일을 마쳐야 한다고 나를 일깨운다. 총총걸음으로 집에 가 거실 소파위에 문제(?)의
통장이 있다. 다시 가 일을 마쳤다.
문제는 곧 있을 시술비용을 수표로 만들어야 하는데, 거기서 오늘따라 수표 뭉치가 떨어져 현금을
가져가라고 한다. 없다는 거 어찌할 수가 없어서 일단 현금을 수령하고 나아 다른 금융기관을 갔다.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대기하는 인원이 없어서 번호표 없이 곧 바로 창구에 갔다. 사정을 얘기하니 일금
백만원 짜리 수표는 수수료가 없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현금을 수표로 만들면 일정한 수수료가
없다고 여겼는데,현실은 아니다. 내 생각은 어디 까지나 내 생각이니 현실에 적응해야지.
현금을 주니 수표 만드는 절차가 만만치 않았다. 돈만 주면 바로 수표가 내 손에 들어올 줄 알았는데,
내가 마주한 현실은 그게 아니다. 신분 절차및 금액 확인 절차가 있다. 이에 접수대 옆에 부착된 전자기기를
통해 전자 처리하는 모양이다.설명을 듣고도 몇번이나 시도했지만 내가 못하게 되자 접수계원(텔러)가
마지 못해 대신해서 처리한다. 속으로 내가 보바가 된 기분이다. 듣고도 제대로 못하는 기계치가 된
느낌에 서둘어 수표받고는 간단히 인사하고는 급하게 은행 문을 나선다.
여전히 4월의 세상은 한 마디로 싱그롭게 보여지는데, 연이어 바보짓 한 느낌에 기분이 좀 그렇다.
다시 동네 마트에 가 장을 보았다. 마침 빨래시 들어갈 세제가 떨어졌다. 어제/오늘 할인 행사 기관이라서
들려 세제 구매하려고. 코너별로 돌아다녀 확인해도 알 수가 없다. 근무하는 줌마에게 가 도움을 청했다.
여러 세제들 가리키면서 사용할 수 있는 액체와 가루 그리고 세탁기 종류별 다르게 써야 한다는 거 알려준다.
나도 보기에 종류가 많다.일단 드럼용은 불가. 탈락하고 시키니 고를 수 있는 상대적으로 적다. 결국엔
생각끝에 가루 보다는 처음으로 액체용을 사용하기로 해 구매했다.그리고 우유도 샀다.
문을 나서니 4월의 천기는 너무 고요하다. 나 자신만큼 하늘처럼 평정하지 못하다. 현대적인 삶에는
신식 기계 문명에 친해야 하는데, 오늘따라 너무 보바치 한 거 아닌가 해서 약간 우울하다.
그러나 나를 둘러싼 우주적인 기운은 너무나 황홀할 정도로 봄다운 천기에 그만 모든 게 잊게 된다.
그래도 오늘 나의 짧은 생활기를 기록하여 삶의 거울이 되어야 하겠다.갈수록 심신이 약해지는 게 자연의
순리이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온전한 생활인의 자세를 지녀야 하겠네.
첫댓글 그러건 아니죠
새로운걸보면 적응기간도 필요한거죠
깜빡잊고 두고 갈수도 있구요
시술준비 잘하시기 바랍니다
조언에 고마워요.
원래 천재가
사소한 것에 약한 법입니다.
봄 기운이 흐드러집니다.
행복한 날 보내세요.
덕분에 기를 얻어 가지요.
그래도 오늘할일다했네요
모랄까 나이먹고 내가할일이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지요 ㅎ
억지로 하고 나니 그냥 잊을까 했는데,
다시 보니 뭐랄까 자기반추같은 거 아닐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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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그래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마워요!
아직은 나가고 싶어도 몸이...
애나가님은
글도 잘 쓰시고
절대 바보 아닙니다.
못 하는건
도움 받아가면서 하면 되는거구요.
무슨 시술인지는 모르지만
건강관리 잘 하시길요.
바보가 되는 거 한 순간이예유.
그만큼 사회적인 참여가 부족한 거 아닌가...
실수가 없는 사람은 매력이 없습니다.
가다보면 그런 날이 있어요...
버스 정류장 막 도착하면 타려는 버스가
막 출발하여 30분을 기다려야 한다던지...
늦은 식사하러 식당문을 들어서려하니
브레이크 타임 팻말을 걸고 있다던지...
그건 그래유.
너무 완벽한 모습보다는 약2/5%부족하게
보이는 편이 더 인간적이지유.
나이들면 아는 길도 물어 보고 가셔야 합니다
전 어디 나서면 특히 서울가면 한 발짝도 물어보기전엔 안 뗍니다
헛 걸음 할까봐요 늘 천천히 생각하시고 결정하세요
참고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