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날개를 찾다보니 어느새 마흔이다 그사이 깃이 돋은 고향의 도랑물은 말라붙었고 뽕나무밭은 가시덤불 속으로 묻혔다 나는 항상 나의 손목시계가 날개를 달 수 있다고 믿고 신문을 읽고 텔레비전을 보고 감기약을 사 먹고 때로는 도시락을 싸서 도서관에 갔다 그때마다 내가 달고 싶은 날개들이 길 건너편에서 반짝거리며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날개들을 바라보며 내가 지닐 수 없는 무지개라고 아쉬워했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다 내가 찾는 날개들이 나를 별처럼 높게 날리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떨어진 깃 하나가 나의 신발이 되고 양식이 되고 안방이 되고 나의 거울이 된다는 것을 믿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 아침 손목시계부터 찾고 고모님이 입원한 병원에 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첫댓글 날개를 달면 자유롭게 날아 다닐 수 있을 것인가. 사물함에 처박아 두었던 손목시계를 꺼내 날개를 찾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