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완전 잘 만든 영화구만, 왜?

[FT[문종인]]

a. 편의상 반말체가 되었습니다.

b. 저는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예수 믿습니다. 이단 아닙니다.)

0.

이런 질문들을 가지고 적어내려간 글이다.

첫째, 영화 '노아'가 왜 기독교 영화여야 하는가? 

둘째, 기독교 영화란 무엇인가? 

셋째, 노아가 반기독교, 비기독교 영화면 안되는가? 

넷째, 노아는 과연 기독교 영화가 아닌가? 

다섯째, 수상한 그녀는 기독교 영화로 볼 수 없을까?

1.

메가박스 어플을 뒤적뒤적거리다가 노아가 개봉한 사실을 알고 예고편을 찾아봤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nhn?code=93933 30초짜리, 2분짜리 예고편 말고 5분짜리 예고편이랑, 방주 메이킹 필름 보고 배우들이 인터뷰한것까지 봤다. (9분짜리던가) 그리고 생각했다. 이건 영화관에서 봐야해. 왜? 스케일 때문에. 폼페이 - 재미없었지만 - 를 영화관에서 봐야지. 생각했던 것이랑 같은 궤였다. 하늘에서 불이 내려오는 광경을 집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것보다는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기에. 예고편에 나온 방주의 장관과 물 샘이 터지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2.

다 보고 영화관을 빠져나와 느낀 한 줄 감상. 쩔어! 완전 잘 만든 영화구만!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이유는 알겠다. 성서적 증언에 충실하지 않아서- 인것 같은데... 그런데 이건 성경 다큐가 아니다. 영화다. BIBLE에 있는 수많은 내러티브 중에 '노아'라는 인물과 방주, 대홍수라는 소재를 가지고 판타지적 상상력을 엄청나게 넣어서 각색해서 만든 영화란 말이다.

3.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처럼 성경 본문에 근거한 실제적 고증 (그 영화에서 예수님의 대사는 모두 아람어- 당시 실제로 쓰셨을 말-로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튼 그 정도로)에 충실한 영화가 아니라서 문제가 될까? 왜? 원작인 성경의 내용에서 이것저것 상당히 합치기도 하고 꼬기도 하고 설정을 바꾸고 비틀고 그랬다. 그런데, 그러면 안되는건가?

4.

성경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해서 무조건 성경의 내용에 충실해서 (it means... 원전의 내용에 충실해서) 영화를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고 기독교인이라고 그걸 요구할 수도 없고 그래서 이게 반기독교 영화네 마네 할 필요도 없다. 홍길동전을 원전으로 해서 영화를 만들자고 하자. 원전의 내용에 충실하게 만드는 법도 있는데 그렇게도 잘 만들 수 있기는 할테지만 재미없어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내용 다 아는데 긴장하기. 쉽지 않다. 영화 볼때 정말 기억에 남는 영화는 뭐다? 반전 영화다.

5.

춘향전이 나오지 않고 방자전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개봉하는 디즈니의 영화 '말레피센트'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악역인 마녀의 관점에서 만든 영화다. (어떻게 그려낼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적 상상력이라는 범주 내에서 원전을 비트는 것? 문화(이렇게 말한다고 또 사탄이 어쩌고 마귀가 어쩌고 하는 사람들도 내가 사는 이 나라의 기독교계에는 많이 있을 수 있음을 나는 안다. 뭐 그래도)라는 렌즈로 읽으면 문제될 것 없다. 예배드리러 노아 보러 간 것은 아니지 않은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정말 특이한 경우였다. 그 영화 보면서 곳곳에서 주여! 이러고 그랬지... 은혜 받으시는 것은 좋은데. 오히려 거기에 있는 넌크리스천들은 제대로 관람하는데 불편하고 방해되지 않았을까.

6.

성경에서 등장인물과 스토리를 따서 '영화'를 만든 것이다 영화. 그 영화가 꼭 <십계>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처럼 만들어져야만 하는건가? 성경의 권위로 인한 불가침성은 신자들에게는 통용될 수 있을지 몰라도 비그리스도인들에게는 아니다. 이런 영화만이 기독교 영화라고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성경 인물 하나도 안 나오고 성서적 내러티브 하나도 없이도 기독교적 가치를 잘 담아서 그려낸. 그래서 재미있게 보고 기독교적 가치의 교훈도 얻을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더 기독교영화 아닐까? 성경영화=기독교영화. 라는 등식으로 생각하니까 그런 것 아닐까 싶다. 나는 <수상한 그녀>가 기독교영화같다. 할머니가 피 빼주면 다시 꼬부랑 쭈글탱 되는데 손자 살리려고 '피'를 빼준다. 기꺼이. 그 과정이 유쾌하지는 않지만 아들과 손자를 사랑하는 할머니는 자발적으로, 기꺼이 자신을 내어준다. 그게 희생이고. 사랑이다. 어디서 많이 보고 들은 장면과 사람이 생각나더라.

7.

원전 그대로 영화를 만들지 않아서 불만이라면 기독교 방송인 CBS나 CTS에서 하는 성서 드라마 같은거 보면 된다. 그리고 제목이 기억 안나는데. 몇년 전에 본 영화 중에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내려와서 마리아랑 자고 인간의 삶을 그냥 살아가는 그런 영화가 있었다. 굉장히 신성모독적이지. (다빈치 코드 아니다. 유명한 영화 아니었다. 만들어진지 좀 된 영화였던 것 같고 집에서 다운받아서 봤는데 어떤 경로로 봤었는지도 기억 안난다.)

8.

여기서 두번째 이야기가 나오는데, 설령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감독이 그려내고자 하는 의도가 반 기독교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니 대체 평점 테러는 왜 해? 2NE1 신곡 가사에 코란 구절을 인용했는데 이슬람에서 코란은 예배 때만 사용할 수 있다고 YG에 진짜 테러한다고 협박했다고 하는 말도 있던데, (그래서 바꿨다고 알고 있음) 세기가 좀 다르긴 하지만 그거랑 같은 종류의 정서 아닌가? 참 부끄럽게 만든다. 댓글들을 달 때도. 좀 정중하게 달면 요정도 되겠지. '기독교인인데 불편했어요.' 아니 그런데, 이 사회에 기독교인만 사냐고. 그리고 그 영화는 기독교인한테만 상영하는 영화였냐고. 그런거 아니지 않는가.

9.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각색한 내용들도 와 저렇게 상상을 해냈네. 하면서 그 창조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글쎄. 교회에 오래 다니면서 성경을 읽다 보면 성경 속의 인물들은 너무 홀리하고 홀리한 분들처럼 읽게 되서, 나와 그리고 당신과 '똑같은' 성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고 읽게 된다.

이런 식이다. '노아'는 방주에 있던 40일 동안 하나님만 바라보면서 거의 모든 일과가 기도였지 않았을까. 막 엎드려서 기도만 하고 있고... 하는 식으로 막연히 상상하게 되는 거지. 그런데. (여기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가 나오므로 읽으면 영화를 볼 때 재밌게 못 봄)

10.

영화에 묘사된 노아는 참 흥미로웠다. 저기 처음에 인터뷰 링크해놓은것 보면 제작진이었나 배우였나-가. 노아가 배에서 나와서 제일 먼저 한 것이 술에 취한 것이라고 (사실은 제사를 드린 것이지만) 왜 취해을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도 생각해보았다. 왜 취했을까? 술에 취하게 되는 경우는 두가지이다. 기분에 좋아서 흥겨워서. 아니면 마음이 힘들어서.

11.

그냥 막연하게 상상하기를 노아가 이제 깨끗해진 세상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포도가 잘 영글어서 포도주를 빚어 마시고 기분좋게- 취했나보다- 라고 상상했었다. 그런데 영화를 만든 제작진의 상상력은 달랐다. 노아의 수많은 고뇌를 그 전에 보여준다. 

함과 야벳을 위한 며느리감을 찾으러 적의 진영(?)에 들어가서 본 인간의 참상 -> 저들이나 나나 똑같은, 소위 '죄성'을 가진 인간임을 자각 ->  그래서 신의 뜻은 인간을 완전히 멸하는 것.이라고 생각 -> 우리는 피조물들을 무사하게 종자보존하는 임무를 완수하고 나면 더 이상 종족번식을 하지 않고 죽어야 한다는 것. -> 그래서 홍수 초창기에 밧줄이라도 던져줘서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구하자는 말을 거절 -> 그러다가 손녀가 태어나고, 자기가 생각한바대로면 손녀를 자기 손으로 죽여야 하기에 마누라아들며느리랑 대립하고 ->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손녀를 죽이지 못한 것. 그래서 신의 뜻을 거스른 것 -> 나는 신의 뜻을 거슬렀어. 라는 죄책감. 고통이랄까.

그래서 노아는 가족들과 떨어져서 술에 취하는 걸로 영화는 그려냈다. 

12.

그 과정에서 노아는 뭐랄까. 현대 기독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굉장히, 굉장히 종교적인. 그래서 자신이 신의 뜻이라 생각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눈이 헤까닥 돈다. 표정이 달라진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때 가장 인간답지 않은, 그리고 기독교적 가치인 사랑과 멀어진 종교인의 모습. 그래서 노아 아내의 대사대로 사랑하지도. 받지도 못하고 종교적 의무 (노아의 경우에는 자신의 사명이라 생각했던 피조물 보존+인류는 멸종)에 목숨을 걸듯이 행동.

노아가 하늘에 대고 왜!!!를 외치면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왜 말이 없냐고 물어볼 때. 하늘은 침묵한다. (정확히 말하면 창조주는 침묵하는 것이지) 노아는 물어본다. 왜 이런 것을 시키냐고? 왜 침묵했을까? 내 생각은 이렇다. 창조주는 그런 것을 시킨 적이 없었으니까. 노아 혼자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지. 마지막에 손녀들을 축복할 때 언약의 표징인 무지개가 팡 팡 팡 팡 발사되는 것을 통해서 창조주의 뜻도 거기에 있었음을 영화적 장치를 통해 표현하지 않는가.

13.

좀 더. 신은 노아를 왜 택했을까? 성경에서 노아를 이렇게 말한다. - 노아는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 자라 - 그래서 노아가 중간에 헤까닥 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성인군자같은 모습으로 그려져야 하는가? 영화에서 노아는 싸움을 엄청 잘한다. 사람을 엄청 많이 죽인다. 성인군자처럼 그려지는 것. 그게 '의인이요'를 묘사한 캐릭터를 성경적으로 잘 묘사한걸까?

노아의 뭐랄까... 각성한 깨달음 중의 하나는, 나도, 내 가족도 방주에 타지 못한 사람들과 똑같은 죽었어야 할 인간이다. 죄인이다. 하는 것이다. 실제로 죄인이지. 영화적으로도 그렇게 실제로 살았을 노아는 티 하나 없고 흠 하나 없는 그런 사람이어서 성경에서 의인이라고 한 것일까? 성경적으로 그런 인물은 예수님밖에 없다고 하지 않는가? 또, 하나님이 사람을 의인이라고 하려면 일단 우리가 '내가 죄인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아야 하지 않는가.

아니 또 그러면, 일단 노아는 그렇다 치고 노아 말고 나머지 일곱 사람은? (영화에서 각색 한 것 중 하나는 성경에는 노아. 아내. 아들 셋. 며느리 셋. 이렇게 여덟 사람이 배 진수식때 들어간 것으로 나온다. 영화에서는 무려 두발가인도 들어갔다. 왜? 이건 좀 이따) 그들은 정욕도 없고, 시기심도 없고, 미움도 없고, 그런 천사같은 사람들이었을까? 

'교회생각'을 쓴 박삼종 목사님의 페이스북 피드 두 개를 인용하련다. @ 성경에서 노아가 과연 믿음 좋고 거룩했을까?(더해서 그 가족들, 아들들 며느리들은 어떻했을까? 생존, 안전, 인정, 성, 권력, 갈등 등 실상이 그려지면 비성서적인가?) @@ 영화 노아가 성경의 이야기 대로가 아니라 논란이 인다. 성경 대로가 아니어서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영화 노아가 던지는 질문들을 이해할 수 있느냐가 문제이다.

14.

두발가인은 왜 들어갔을까? (노아의 캐릭터를 어떻게 묘사했건, 그리고 두발가인이 방주에 몰래 들어가서 살았던 것으로 설정한 것 등등은 사실 앞에서 말했듯이 이렇게 하면 안되는것!은 아니다. 그냥 의도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왜 들어갔을까? 안 그러면 방주 안에 들어가서 내용이 너무 처지니까. 모름지기 영화는 긴장감을 쭉- 끌고 가서 몰입할 수 있게 해줘야 잘 만든 영화다. 안 그런 영화는 보다가 중간에 긴장이 풀어지면서 지루한 타임이 오기도 하고 그런다. 성경적으로는 안 맞는데 왜 그렇게 영화를 찍었을까? 긴장요소의 추가이다. 노아를 죽이고 방주 안의 모든 것을 장악할 수도 있는 두발가인이 거기 숨어지냄으로서 영화가 어디로 어떻게 갈지 예측하기 어렵게 장치되어 있는 것이다.

15.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기대한 사람들은 아까 말했듯이 노아가 방주에서 40일동안 내내 하나님.. 이러면서 무릎 꿇고 있다거나. 가족들이 밖에 사람들 다 죽었는데 나름 방주 안에서 동물들이랑 즐겁게 지내면서 맛있는 음식먹고 화기애애한 장면을 그려내면 만족했을까. 굉장히 영화적 장치로서 훌륭한 설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족을 붙여보자. 네이버 웹툰의 스테디셀러 작가 조석의 <마음의 소리> 811화이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20853&no=815&weekday=fri (여기 후반부에 '820년간의 긴 수면기'를 재조명해서 만화로 그려내는 장면이 나온다. 그 부분을 보면 무슨 말을 하고자 한건지 확! 올거다)

처음에 소개한 배우들의 인터뷰 영상 중에 엠마 왓슨이 자신이 연기한 배역은 성경에는 없어서 감독과 만들어가야 했다고. 창조해야 했다고 하는 인터뷰를 한다. 그런 캐릭터들이 모여서 설정이 되고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이다.

16.

그리고, 참 많이들 문제삼는 설정. 천사들이 신의 뜻을 거스르고 인간을 도와주려고 (이건 프로메테우스 신화 비슷한 느낌) 내려와서 돌덩어리가 된 것. 그들이 거인이고 타락천사인 설정이다. 성경에 나온 거인 - 네피림은 그야말로 인간인데 거인이고, 타락한 천사는 옛 뱀- 마귀라는 도식이다.

그래서 영화의 이 설정은 전혀 성경적 내용과 다르지만 이게 타락한 천사인 마귀를 무슨 좋게 보이려고 한 그런 장치일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의 지경을 정해놓은 존재- 성경에는 생명나무를 지키려고 그룹들과 불칼을 두어 지키지 않았는가- 에서 이 돌거인친구들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나오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가 되는 장면은 이들이 방주를 지을 때 엄청난 노동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 + 방주로 들어오려는 인간들을 막으려다 죽었을 때 그 본질이 되는 빛 (영-을 표현한 것이겠지. 아무튼 그 노란색)이 하늘로 슝- 하고 올라가지 않는가. 하나님이 그들을 버렸다거나 하는게 아니하 하나님의 안배인마냥.

17.

아마 영화적 장치에 대한 고민 마지막. 뱀껍질. 영화에 보면 아담에 하와랑 같이 손잡고 다니다가 뱀이 허물벗어놓은 껍질에 관심 돌리는 사이에 하와는 혼자 가서 선악과를 사각! 베어먹는듯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 뱀껍질은 아담라인- 셋 에녹 므두셀라 노아 이런 식으로 라인을 타고 전해져 내려오며 무슨 신성력이 있는듯이 축복할때 뱀껍질을 넘겨주며 그러더라. 그건 왜 그랬을까. 그냥 뱀-사탄의 힘을 빌어서 산다. 그런 의도일까? 

18.

생각해봤는데 나도 잘 모르겠어서 리뷰 좀 찾아보는 중에 뽐뿌에서 누군가 쓴 글의 일부를 옮긴다.

중간에 나오는 뱀껍질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뱀이 처음엔 선하다가 껍질을 벗은 후 악하게 변하는 걸로 나오거든요? 그래서 그 껍질을 선택받은 자들의 후손이 간직하며 내려오는데 그 껍질이 있을때는 선하게 살수 있지만 마치 뱀처럼 언제든지 그 껍질을 버리고 악하게 변할수 있는 인간의 자유의지? 선택?을 빗댄 것 같습니다. 제생각임요...

뱀이 처음에는 창조물로서 선하다가. 껍질을 벗으면서 (뭐랄까. 마치 악한 존재가 그 안에 들어가면서 동시에 껍질을 벗으면서 흑화되는 느낌으로 그려지고 있거든. 껍질은 노아 할아버지가 마법 쓸때나 천사들이 죽으면서 하늘로 올라갈때의 빛깔처럼 신성한 밝은 노란색 느낌이고. 껍질 벗은 뱀은 되게 어두운 색이 되었고.

19.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들이 볼 때에는 방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막는 감시자들과 노아 일가와 하나님이 잔인하게만 느껴지고 그게 그렇게 묘사된게 하나님 이미지를 나쁘게 하는 것 같아서 안좋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그냥 혼자 이런 생각을 했다.. 

노아의 대사에서도 나오듯이 저들이나 우리들이나 당신(마누라한테 하는 말)이나 우리 자식들이나 다 똑같아. 똑같이 악한 인간이라는... 말을 한다. 그럼 똑같은 인간들인데 왜 방주에 타서 살 수 있었는건데? 이게 그야말로 '은혜' 아닌가? 

그냥 은혜로 구원 받은 것이다. 노아는 방주를 만들기 시작한 480년 전까지 '죄지은 것 하나 없어서' 의인이고 완전한 자고 하나님과 동행하여서 구원받았다고 하고, 아내부터 아들 며느리 일곱 명은 그렇지 않지 않은가.

사랑의 하나님이시기에 구원의 하나님이다. 공의의 하나님은 심판의 하나님이시다. 그 법집행은 준엄하다. 감시자들이 배로 들어가려는 인간들을 어찌보면 참혹하게 뭉개면서 못들어가게 한다. 그런데 정말 그렇다. 인간의 실존이 그렇다. 건짐받을 만한 사람 하나 없다. 재림의 심판주로 다시 오실 예수님 앞에서 모든 인간은 심판을 받는다. 그리고 은혜로 믿음으로 구원받는다. 방주에 타면 살고 타지 못하면 죽는다. 그래서 나는 존 웨슬리 목사님이 후배 목사들을 모아놓고 영혼구원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는한 한 명의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기에 힘쓰라고 하였다는 일화를 들은 것이 생각났다.

20.

아, 피곤하다. 노아, 영화로 보자. 영화로 보면 정말 잘 만든 영화다. 무슨 문화의 탈을 쓰고 사탄이 어쩌고 저쩌고 그러지좀 말자. 그런 식으로 치면 아까 내가 말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내려와서 자자손손 나으면서 살아가던 그 영화가 나는 훨씬 충격적이었다. 비신자들과 이야기하게 될 때? 아이들과 대화하게 될 때? 영화니까. 성경에서는 이러이러하게 말하는데 영화에서는 이렇게 표현했더라. 사실 성경에서는 이랬어. 이 정도로 얘기하면 되는거다. 애들이 스파이더맨 보고 상상은 하겠지만 영화인거 안다. 어벤져스 보고 영화인거 안다. 문화를 문화로, 영화를 영화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길러주고 교육하기에 딱 좋은 사례다.

이런 논란이 일때마다 솔직히 촌스럽다. 그리고 쪽팔린다. 네이버 댓글에다가 세상에는 기독교만 사는양 댓글다는 사람들. 이해 안간다. 그렇게 공격하고 안티하고 평점테러에 댓글테러 하는 것이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을 땅에 떨어뜨리고 복음의 문을 막겠는 생각 들지 않는가? 생각해보자. 비그리스도인들이 그런 댓글 보면서 퍽이나 당신들이 전하는 예수 믿고 싶겠는가. 혐오스럽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제발 그러지좀 말자. 내가 겨울왕국이 동성애 영화라서 어쩌고 저쩌고 그거 봤을때도 진짜 한숨을...ㅠ 이 얘기 길게 하려면 또 나를 쏟아야 되니까 힘드니까 안할랜다.

21.

청어람 아카데미의 양희송님 포스팅의 일부를 살짝 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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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애들에게 '노아' 볼 생각있냐고 물어보면서 '그거 성경이랑 다르다'는 평이 많다고 했더니, 애들이 날 가르친다. "헐리우드 영화인데 똑같이 만들었겠냐, 블록버스터니까 홍수장면 이런거만 잘 나와도 충분하다, 성경이랑 똑같이 할거면 왜 굳이 영화로 했겠나 뭔가 다르게 하고 싶었겠지..."

(중략)

이번 사안에서 교회가 고민할 지점은 단체관람을 권할만하냐 아니냐 수준이지, 이를 넘어서서 영화가 입맛대로 안나왔다고 징징거리는 건 우스운 일이다. 평소 그 감독이 성경영화 전문감독도 아니었고. 

아이들은 헐리우드 오락영화로 인식하고, 그에 준해서 평가할 채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목사, 신학자들이 잔뜩 나서서 영화에 이단시비를 걸고있다. 사람들이 그런다, 오지랖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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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왜 영화에다가 이단시비를 하냐고.

22.

아무튼 정리하면, 영화 노아가 꼭 성경적 원전에 충실해야 할 당위성도 없고, 성경적 원전에 충실한 것만이 기독교 영화 (+좋은 기독교 영화)인 것도 아니고, 만약에 노아가 악의적으로 기독교를 까려고 만든 (뭐 이후에 개봉하게 될 영화들도 마찬가지) 영화라고 해도 그걸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막는게 예수님의 길도 아니고. (역사적으로 기독교가 박해를 받던 시기, 그리고 지금도 박해를 받는 지역들에서 신자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생각해보자)

좀 더 나아가서 그런 반기독교 영화들이 곳곳에서 개봉하면 왜 그런지 기독교인이라면 되돌아보고 성찰해보고 반성해봐야 할 일이고, 내 생각에는 노아는 잘 만들어진 영화인데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면 첫째로 내가 혹했던 장면은 동물들이 모이고 방주 야외세트 실내세트 모두 실제 스케일로 제작하고 그런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로서의 연출들이 나는 괜찮았고, 둘째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판타지적 상상력이 아주 재밌었다고. 노아 할아버지가 감시자들 지켜주려고 칼을 땅에 꼽았을때 'firewall'이 그냥 확~~~ 나오면서 나쁜놈들 몰살하는 장면을 보면서 '와! 노아 할아버지 완전 간지다' 라고 생각했단 말야. 노아가 땅에 씨를 심었는데 삼림이 아주그냥 돋아나는 장면에서는 겨울왕국에서 엘사가 얼음성 일으킬대같은 느낌을 맛봤고.

23.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노아는 기독교 영화라는 측면에서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개인사랑 맞물리는 일이긴 하지만. 하나님의 뜻은 이걸꺼야 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종교적인 것들에 의해서 마음껏 사랑하지 못하고 자신도 이웃도 피폐해지는 삶을 사는 기독교인이 얼마나 많은가. 나도 그렇고.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영화에서 하나님은 노아에게 손녀들을 죽이라거나 너네가 다 죽는게 내 뜻이라거나 하는 암시나 대사나 그런건 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노아가 손녀들을 축복하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대사를 할때 하나님이 그래! 그거야! 나는 너희들이 선한 선택들을 하며 서로 사랑하며 잘 살기를 원해! 라는 느낌으로 축포를 쏘듯이 무지개를 팡팡팡 쏘아대는 마지막 장면이 너무 좋다.

24.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자유를 주시러 오신 예수님은 모든 인간이 '갇혀 있는' 상태에서 사는 것을 안타깝게 보셨고 (특별히 당시 유대 사회의 '종교') 죄와 사망의 권세 뿐만 아니라 모든 매인 것에서 인간을 해방하러 오신 해방자. 구세주. 메시아이시다. 내가 오해하던 하나님은 하나님은 이러실꺼야이러실꺼야 나에게 이런걸 하기를 원하실꺼야 하며 스스로 옭아매던 시절의 하나님인데. 사실 하나님이 인생을 인도하시는 방식은 '선택'과 '모험',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이끄시는 거더라. 필요하다면 말씀하시지만 부모가 자녀를 기를때 아이가 30넘었는데도 매사에 엄마 넥타이 뭐할까. 아빠 점심에 뭐 먹을까. 이런이런 결정을 할때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해주세요.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스스로 '바른' 선택을 하는 존재로 자라나길 원하는 것이 아닌가. 노아는 그러한 선택을 했고 거기에 하나님의 뜻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좋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마지막에 무지개 팡팡팡! 하는 장면이 나는 너무 좋았다. 노아! 완전 잘 만든 영화구만...!!! 왜!?

<p.s>
전반적으로 한국에 있는 교회 안의 사람들은 문화 인식이 정말 부족하다. 부끄러우니까 빨리 인식이 바뀌고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이 방송을 추천한다. <내가 복음이다 - 10회 문화의 사람되기> http://www.podbbang.com/ch/7023?e=21332433

[프론티어대장]

종인이 글 진짜 잘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