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뉴스를 씁니다
고은경 지음
일상의 스펙트럼 09
쪽수: 192쪽
판형: 110*178
ISBN: 979-11-6861-146-7 02810
가격: 14,000원
발행일: 2023년 6월 9일
책 소개
동물복지전문기자가 건네는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동물복지 이야기
우리는 동물과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동물은 귀엽다, 그게 전부일까?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 공원에는 산책하는 강아지가 있고, 친구의 카톡 프로필은 반려묘이다. 쇼츠와 릴스에는 귀여운 동물 영상이 넘쳐난다. 우리는 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 너머에는 더 많은 동물들이 있다. 실험실에는 실험동물이 있고, 동물원에는 전시동물, 자연에는 야생동물, 농장에는 농장동물이 있다. 우리가 동물을 귀여움으로만 소비할 때 ‘귀염받지’ 못한 동물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동물, 뉴스를 씁니다』는 동물복지전문기자의 직업과 삶을 담은 에세이이다. 고은경 저자는 한국일보에서 뉴스레터 ‘고은경의 애니로그’를 운영하며 독자들에게 동물 뉴스를 전하고 있다. 이 책에는 동물 기사를 쓰게 된 계기, 유기동물 입양 홍보 코너인 <가족이 되어주세요>와 동물을 위한 청원 <애니청원>의 탄생 배경, 동물 뉴스 취재기, 반려인으로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동물의 시선에서, 동물의 목소리를 전달하다
저자는 동물 뉴스를 쓰며, 사람 살기도 바쁜데 동물 이야기를 하냐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하지만 사람 문제부터 먼저 개선해야 한다면 동물 복지는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날 것이다.
저자는 동물의 시선에서 동물 이슈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관심 받았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류 과정의 문제점, 최근 게임으로 주목받은 경주마들의 부상과 퇴역 후의 삶 등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다른 언론에서 보지 못한 관점으로 동물 사건을 바라볼 수 있다.
또한 동물쇼를 일삼는 해외 동물원으로 쫓겨날 뻔한 침팬지 ‘광복이’와 ‘관순이’, 동물 수술에 사용되는 혈액을 위해 아무런 보호 없이 열악한 시설에서 피를 뽑혀야 했던 공혈견 문제처럼 저자가 우리 사회에 처음으로 문제 제기한 사건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람의 말을 할 수 없으니 자신의 주장을 피력할 수 없는 동물들. 동물 복지는 사람의 이익과 안전에 대치되는 것처럼 언제나 뒤에 놓인다. 이런 분위기 속, 저자는 동물 복지의 사각지대를 밝히며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그린다. 그리고 동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라며 오늘도 기사를 송고한다.
너와 나의 반려동물 이야기
『동물, 뉴스를 씁니다』에는 기자로서의 삶과 더불어 반려인의 모습도 담겨 있다. 저자는 반려동물 입양이 잘 알려지지 않은 20여 년 전 펫샵에서 반려견 ‘꿀꿀이’를 만났다. 준비 없이 저지른 일이었지만 ‘꿀꿀이’는 가족이 되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그들의 시간이 우리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저자는 16년 7개월을 함께한 ‘꿀꿀이’를 떠나보냈고 그때의 상실감과 슬픔을 책에 고스란히 녹아냈다. 또 지금의 반려견 ‘가락이’와 ‘가람이’를 만난 사연, 채식지향인이 된 계기와 힘든 점을 솔직하게 그렸다. 반려동물과 함께 웃고, 슬퍼하는 저자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동물권은 곧 인권
동물 문제를 안타까움, 동정심으로만 바라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동물은 생명체로 그들에겐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가 있다. 게다가 동물권은 인권과도 맞닿아 있다. 생산성만을 추구하는 밀집사육은 전염병을 일으키고 사람에게 항생제가 축적된 고기를 소비하게 만든다. 이제 인간이 만들어 낸 동물과 인간 사이의 불평등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책은 동물과 공존하는 세상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추천사
우리 사회가 동물에 대한 인식이 점차 나아지고 있기는 하나 동물은 여전히 도구적 관점의 시선에서 다뤄지기 일쑤다. 그럴 때에 언론이 중심을 잡아나가는 것이 절실한데,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오피니언에 대한 갈증이 절실했던 때에 고은경 기자는 동물권·동물복지의 측면에서 보도를 해온 대표적인 기자이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진정성 있는 글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물의 처지를 한 번 더 생각하며 변화를 일으키는 책이 될 것으로 믿는다.
_동물자유연대 대표 조희경
동물 이슈가 SNS에 오르내릴 때 다양한 매체의 기자와 방송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받곤 한다. 기사나 방송 말미에 필요한 짧고 자극적인 멘트를 원하는 이들에게 어떤 문제의식으로 이 이슈에 접근하고 있는지 되돌려 묻고는 실망에 빠질 때가 많다. 이렇게 소비되어도 되는 문제였던가? 그러나 고은경 기자는 건전한 시각과 동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이슈가 벌어지는 곳에서 동물과 함께한다. 그래서 이슈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동료가 되어 주기까지 한다. 좋은 기자가 쓴 좋은 기사를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길 바래본다.
_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천명선 교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은 사람이 쓴 책이 아니다. 너무나 강아지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_방송인 후지타 사유리
시리즈 소개
‘일상의 스펙트럼’은 다채로운 빛깔로 분해되는 일상을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내면의 만족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일과 삶을 이야기합니다.
연관 키워드
#동물 #동물복지 #동물권 #기자 #야생동물 #전시동물 #실험동물 #농장동물 #반려동물 #동물학대
책 속으로
p9
미디어에서 동물은 귀여운 존재나 따뜻한 이야기의 소재로 다뤄져 왔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이 늘고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동물의 입장에서 제대로 동물 이슈를 다루려는 시도도 생겨났지만 여전히 사람 중심으로 사람에게 도움이나 피해를 주는 존재로 그려지는 게 현실이다. 사람의 목소리를 전하는 기자들은 많으니 동물을 위해 일하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p49
당시도 지금도 동물병원에 개 혈액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는 곳은 민간기업인 한국동물혈액은행이다. 대학동물병원은 자체 공혈견을 몇 마리씩 두고 있었다. 기업도 대학도 모두 방문 취재를 거부했지만 국내 공혈동물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 공혈동물의 사육·채혈 기준이 없는 등 관리 부실을 지적한 기사를 보도했다. 국내에서 공혈동물 문제를 다룬 첫 보도였다.
p65
2022년 초 서울 강서구 강서습지생태공원 내 올림픽대로로 막힌 생태공원과 개화산 두 지역을 연결하는 생태통로(도로, 댐 등으로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가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놓는 인공구조물)가 닫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언제부터 닫혀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생태통로 전문가와 함께 강서습지생태공원을 찾았다. 난관은 생태통로까지 가는 것부터였다. 생태통로가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동물들이 다니는 곳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억새와 가시덤불을 헤치며 찾아야 했다.
p105-107
2018년 5월 경주마 ‘승자예찬’(6세)은 다섯 번째 경주에서 부상을 입었다. 승자예찬의 아버지 말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국 씨수말 중 하나인 ‘메다글리아 드 오로’였다. 하지만 출신도 소용없었다. 승자예찬은 450g당 2만 원에 고기로 팔렸다. 경마 도중 부상을 당한 경주마 ‘케이프 매직’(5세)은 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경기가 끝난 지 72시간도 지나지 않아 도축됐다. 말의 수명은 25~35년인데, 국내에서 경주마는 평균 3, 4세에 도축되고 있다. 페타(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려는 사람들)는 경주마들이 사람들에게 폭행당하며 다른 말들이 죽는 장면을 지켜봐야 하는 현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p139-140
꿀꿀이는 내게 한 생명의 성장을 지켜보는 기쁨을, 생명을 돌봐야 하는 책임감을, 그리고 나도 유한한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까지 다시금 깨닫게 했다. 또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음을 알게 해줬다. 꿀꿀이는 살아 있는 동안 또 떠나간 후에도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
저자 소개
고은경
2003년부터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반려견 ‘꿀꿀이’와 살면서 동물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후 한국일보에서 동물 뉴스를 전하고 있다. 16년 7개월을 함께한 꿀꿀이를 떠나보내고 ‘가락이’, ‘가람이’를 입양해 지금은 ‘가가 브라더스’와 지내고 있다. 농장동물에 대한 관심은 대량밀집사육문제의식으로 이어졌고, 2007년부터 채식을 우선으로 하는 채식지향인으로 살고 있다. 미디어는 말 못 하는 동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물 이슈를 보다 쉽고 생생한 영상으로 전하기 위해 유튜브채널 ‘꼬리와 발바닥’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스타벅스 VS 민들레영토』, 『우리 시대의 마이너리티(공저)』가 있다.
유튜브 youtube.com/@tail_paw
인스타 @tail_paw
차례
들어가며
동물 뉴스에 뛰어들다
유기동물의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로나블루와 반려동물의 위로
독자와 함께하는 ‘애니청원’
평생 피 뽑히며 사는 공혈동물
마라도 고양이는 죄가 없다
야생동물이 다니는 길이 있었는데요
동물을 가볍게 다루는 미디어
마트 진열대의 고기는 어디서 올까
동물학대범에게 강력한 처벌을
안내견은 타고나지 않아요
도축 아니면 꽃마차행, 퇴역 경주마
채식을 ‘노력’합니다
나의 반려견 ‘가락이’와 ‘가람이’
반려동물의 죽음이 우리에게 남긴 것
체험동물원으로 팔려갈 뻔한 침팬지 남매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행방불명
길고양이요? 동네고양이입니다
정치에 이용되는 동물들
나가며: 기자 하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