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 이천 원
아빠에게 화가 왔다. 이번 학기 등록금을 서둘러 부치겠다는
것이 었다. 그말에 "공부하고 있어요. 이따 확인하고 전화 할께요."라면 귀찮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아빠는 내 태도에 화가 났는지 생각이 있는
거냐며 나무랐다. 나도 같이 짜증을 냈고 아빠는 다시 애기하자면 전화를 끊었다.
가난한 집안 장남으로 태어난 아빠는 돈 몇 푼을 들고 열일곱 살에 집을 나왔다. 지금은 시골에서
작은 분식집을 하는데 벌이가 넉넉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가 많다. 성실한 아빠는 재료 값을 아끼려고 새벽 시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늘 단돈
천 원도 절약해서 저금을 한다.
한 시간뒤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까 짜증을 내서 죄송해요." 알고보니 아빠는 등록금을 미리 대출해 놓고
서둘러 입금하려한 것이 었다. 1년 만 있으면 날 졸업시키게 돼 뿌듯하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펑펑 울었다. 매 학기 생활비를 힘겹게 벌어 학교에 다닌 나는 부모님을 늘 원망했다. 어학연수가는 친구들을 보며 남몰래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 내가 타지에 올라가기전 아빠는 술에 취한 채 방에 찾아왔다. 그러고는 잔소리 대신 만 이천을 건넸다. "오늘 장사 해서 재료비랑
가스비를 떼고 남은 돈이야 아빠 능력이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 미안하다."
3년이 지 오늘이에야 꼬깃 꼬깃 접어 둔 돈을 펼쳤다. 손때 묻은 지폐 세장에 아빠의 땀이 서려 있었다. 처자식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고생스럽게 살아온 사람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 일나야 했던 사람 그래서 쓸쓸했던 사람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이름 아버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날의 만 이천 원 제가 몇백배로 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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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天 池古瓮
첫댓글 만 이천원...적은 돈이지만 돈의 가치는 상황에 따라서 평생기억이 되겠군요... 아빠의 사랑도 함께 얻고...감사
요즈음청만청 쓰레기 처럼 쓰는 돈의 가치를 이렇게 알아야 하는데
그 아비지의 그 아드님 일세 꼭 성공해서 만 이 천원이 십 이 억 이되길...
그 아비 참한 아들 잘 두었어유 요즘 세상에 아비의 목숨을 노리는 후래자식이 있는데
땀에 밴 젖은 지폐를 든 그 아들! 깨달음이 훌륭합니다, ㄱ ㅅ
부모님의 땀이 밴것은 세월이 흐른 후에야 참 알지유
복 중에는 부모복이예욧
그렇지유! 부모님 살아 생전에 잘 해드려야 했는데 福을 차버렸어유 훗 흐흐
그 지폐 3장 문화재(?)의 가치가 있네요! 감사
아빠 맘이 들어 있는 지폐를 3년 만에 펼쳐봤으니 참 그 끈기 대단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