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행안위원장을 둘러싼 진실을 밝힌다. 팩트체크 10가지.>
정청래 행안위원장 인선을 두고 말이 많다. 다음은 최근 기사들 제목과 내용들이다. “정청래 욕심 많다. 정청래 몽니, 버티는 정청래, 민주당 시스템 붕괴, 태풍의 눈 된 정청래, 상임위원장이 뭐길래, 독고다이 정청래 알박기 투쟁, 정청래 행안위원장 집착 왜?...”
아무리 법보다 주먹이 먼저고,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라지만 그래도 진실은 진실이다. 주먹으로 법을 누르고, 관례로 합의와 원칙, 약속을 깰 수는 없으며, 감정이 이성을 지배하고, 거짓이 진실을 이겨서야 되겠는가? 하여, 정청래 행안위원장을 둘러싼 진실을 팩트체크로 밝힌다.
팩트체크 하나. 국회법 제40조 상임위원장의 임기는 2년으로 한다. 상임위원장은 법으로 2년 임기를 보장받는다. 상임위원장 1년 임기를 마치고 그만둬야 한다는 법은 없다. 관례와 감정적 주장은 있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법을 무시할 수는 없다.
팩트체크 둘. 과방위원장과 행안위원장은 1년씩 하고 맞교대 한다. 1년 전 여야 원내대표 합의사항이고 대국민약속이다. 합의와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매사 충돌하는 여의도 국회에서 합의란 참 어려운 것이다. 그런 합의조차 몇몇 국회의원들의 주장으로 깨진다면 무엇을 합의하고 무엇을 지키겠는가? 앞으로 원내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하고 몇몇이 주장하면 또 깰 것인가? 이래서야 당이 되겠는가?
팩트체크 셋. 정청래는 최고위원이니까 안 된다고? 과연 그런가? 이런 주장을 하려면 정청래가 최고위원 아닐 때는 어떠했는가? 21대 전반기 기존 관례대로라면 나는 상임위원장 순위 안에 포함 되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장관출신 배제원칙을 깨고 3명을 상임위원장에 임명했다. 이 “관례를 깨는” 인선으로 나는 1차 피해를 봤다. 이 때 “왜 정청래에게 피해를 주냐?”고 항의한 적 있는가?
팩트체크 넷. 관례상 21대 국회 2년차 법사위원장 1순위는 정청래였다. 윤호중 법사위원장 중도사퇴 때 내가 법사위원장 1순위였다. 조중동이 “정청래 법사위원장 불가”라고 1주일간 대대적인 악의적인 선동이 있었고, 결국 당시 박광온 법사위원장로 돌아갔다. 나는 이 때 2차 피해를 입었다. 이때 공평을 주장하면 하의한 국회의원이 있었나? 나에게 1차 피해, 2차 피해가 있었을 때 지금처럼 문제삼은 국회의원들은 없었다.
나는 당의 평화를 위하여 1차 피해 때는 아무 말 하지 않았고, ‘정청래 법사위원장’ 2차 피해 때도 쿨하게 받아들였다.
팩크체크 다섯. 과방위원장은 박홍근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갔다. 사실 나는 정무위원장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상임위원장 선택권 1순위인 나에게 “정무위원장 양보요청”이 있었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전화를 해, “형님이 1순위인데 어디 가실래요?” 묻길래 “어디 갈까?” 그랬더니 “과방위원장은 서로 안 가려고 하고 방송법 등 어렵습니다. 과방위원장으로 하시죠?” 그러기에 두말 않고 “알았다.”고 갔다. 그때 정무위원장이나 산자위원장으로 갔다면 중간에 이런 논란도 없었을 것이다.
팩트체크 여섯. 정청래가 1년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안 지키고 있다고? 나는 이런 제안을 받은 적도 없고 그러니 당연히 약속한 적도 없다. 다만 장관 출신 상임위원장들은 1년만 하고 그만둔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팩트체크 일곱. 주요당직자들은 상임위원장을 안 맡는 게 관례인데 정청래가 기득권을 고수하고 있다고? 임명직 주요당직자들은 상임위원장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주요당직 제안이 들어오면 상임위원장과 주요당직을 놓고 고민을 한다. 상임위원장을 계속하고 싶으면 주요당직을 거절하고, 주요당직을 맡고 싶으면 사임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나는 선출직 당직자이다. 임명직 당직자의 케이스를 선출직인 나에게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팩트체크 여덟. 백번 양보해서 정치적 관례가 있다고 치자. 대선이 끝나면 양진영에서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관례가 있었다. 그 관례가 지켜지고 있는가? 이재명 대표는 지금 국민의힘 쪽에서 고소고발한 건으로 선거법 재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안에서도 장관 출신, 원내대표 출신은 상임위원장을 안 맡는 게 관례였다. 이미 다 깨졌다. 그러나 정청래는 선례(최고위원과 상임위원장)가 없던 것을 관례라며(이미 관례를 다 깨놓고) 유독 나에게만 관례를 지키라고 한다. 이게 무슨 고무줄 원칙이고 관례인가?
팩트체크 아홉. 국회의장은 국회법을 어겼다. 국회법 제112조 3항은 “이의가 있는 경우 표결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나는 분명히 일어서서 “이의 있습니다.”고 외쳤고 국회의장도 의장석에서 “이의 있으니까 표결해야지?”라고 의사국장에게 물었는데 그냥 무시되고 표결없이 나의 과방위원장 사임의 건이 불법적으로 처리되었다. 정청래 과방위원장 사임의 건이 처리되지 않았으면 장제원 과방위원장도 의결할 수 없었다. 그러니 나의 권한이 침해 받았고 이 두가지 의결도 원인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이다.(사실 과방위원장 사임서 철회서도 국회 의안과에서 접수를 거부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팩트체크 열 번째. 제일 중요한 진실이다. 법도 소급입법은 위헌이다. 과거에 없던 법을 현재에 새로 만들어 규제하고 처벌하는 것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 지금 원내지도부는 새로 만든 규칙으로 1년 전 여야합의사항을 깨려고 한다. 설마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으려 보지만 만약 소급규칙을 만들어 1년 전 합의를 뒤엎으려 한다면 만만치 않은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최고위원까지 하면서 상임위원장까지 해야 하나?라고 말하는 의원들이 있다. 심정적으로 이해한다. 훌륭한 재선의원도 많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자고도 한다. 이해한다. 정청래는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도 한다. 그럴 수 있다.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국회의원도 많다. 법을 지켜야 하고 여야 합의와 약속을 지켜져야 한다. 일 중심에 놓고 행안위원장을 제일 잘할 사람을 뽑아야 하다. 총선이라는 결승전을 앞두고 주전 선수 다 빼고 후보 선수를 배치한다면 그 경기 이길 수 있나? “왜 손흥민만 뛰어야 하나? 벤치 선수도 골고루 기용하라”는 논리와 같다. 내 주장이 아니라 나에 전화를 해 격려를 한 의원들의 주장이다. 내일 의총 시끄러울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국면 당시 “시끄럽다고 사과하고 물러나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해 들었다. 혹자는 “정청래 왜 이러나?”라고 고개를 갸우뚱 할 것도 같다. 그러나 나는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다. 법보다 관례가 앞설 수 없으며, 몇몇 사람이 주장한다고 당론과도 같은 여야 합의와 대국민 약속이 깨져서는 안 되고, 공평함이 그때그때 적용 대상 사람에 따라 달리 적용되면 안 되고, 결승전 앞두고 주전 선수 다 빼고 후보 선수 배치하라는 주장도 이치에 맞지 않고, 자금 재선을 배치하라고 하는데 지금 재선이 다음에 3선이 되면 “우리 3선들 초재선들에게 양보하자.”고 하란 법도 없을 것 같다.
나는 피해자다. 원내대표가 “행안위원장은 정청래”라고 공식발표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지켜지지 않은 공식발표, 이행되지 않은 여야 합의는 원내대표에게 책임이 있다. 아직까지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고 당연히 받아야 할 사과 한마디조차 듣지 못했다. 나는 이 합의와 약속, 공식발표가 지켜지지 못한 피해자다. 피해를 욕하고 피해자가 욕먹는 희한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글을 마무리 하겠다. 앞으로 1년 행안위원장은 사실상 법사위원장보다 중요하다. 경찰국 폐지 문제, 윤석열열 정권의 집시법 개악 문제, 경찰의 폭력 진압 문제, 선관위 독립성 보장 문제, 선거법 유권해석 문제, 모든 지자체 관권 선거개입 차단 문제, 진짜 중요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 문제 등등. 뚝심을 갖고 해결을 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제19대 국회 2년간 행안위 간사를 했었다.(이때도 공교롭게 민주당 최고위원 이었다.)
전국 경찰협의회에서 “행안위원장 취임 축하” 화환을 맏았다. 이태원참ㅅ하 유가족들도 만났다. 민주당 당원들의 “정청래 행안위원장 내정”을 원하는 5만 9천여명의 바램도 잘 안고 있다. 당심(당원들의 마음)과 의심(국회의원들의 마음)의 거리가 참 멀다. 국민과 국회와의 거리도 참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나는 국회의원 5명의 목소리보다 당원들 5만명의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과 국민들의 목소리가 상충한다면 나는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듯이 국회의원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 국민과 당원만 믿고, 국민과 당원이 가라는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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