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는 아니지만 / 백제금동대향로
김 난 석
신라의 금관은 호화의 극치다.
그러나 백제의 금동대향로는 그와 차원이 다른 정신세계의 지향점이다.
백제의 문화를 한 마디로 말하라면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儉而不陋)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華而不侈)는 것이라 했는데
그걸 출토된 유물로 증명한 게 백제금동대향로이다.
1993년 부여 능산리 고분군 일대를 발굴하던 중 출토된 것으로
출토 당시 완전성, 예술성, 정신성 등이 높게 평가되어
국보 287호로 등록되었는데
거기엔 불교사상과 도교사상 등
백제인들의 정신세계와 내세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기에
나는 그 미니어처를 머리맡에 두고 지낸다.
그러면 연꽃 한 송이 용트림하듯 피어오르고
그 안에 향을 피워 넣으면
마치 삼신산 계곡마다에서 서기가 피어오르며
신선과 악사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축원한다.
그렇듯 봉황이 화답해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모습인데
부글부글 끓어오를지도 모를 잡념들도
모두 향기로 타올라 선경에 드는 것이다.
누가 나에게 금관과 대향로 중 어느 것을 취하겠느냐고 물어오면
나는 둘 다라고 말하겠다.
그건 신라와 백제의 예술혼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누가 만약 둘 중 하나를 누구에게 준다면 어느 것을 주겠느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금관이라 말하겠다.
그건 이승에서의 영화는 이만큼 맛봤으니 내세의 평안을 꿈꾸기 때문이다.
누가 나에게 신라인인지 백제인인지 고구려인인지 물어온다면
나는 대한국인이라 말하겠다.
그건 나는 광대뼈가 불거진 북방계열의 후손이요
신라 김유신장군의 후손이요
백제의 고토 마한 땅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그렇게 답할 뿐이다.
삶의 모습을 세 가지로 나눈다면
고립과 군림과 섬김으로 나눌 수도 있는데
나는 천성 상 군림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제 꾀하지 않아도 점점 고립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으니
내 영혼이나 섬기며 살 수밖에 없는 터다.
그래서도 나는 백제금동대향로의 상징성을 좋아하는 것이다.
첫댓글 신라 김씨가 북방 흉노계열이라는 말을 들어 본적은 있습니다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뉴스는 기억나지만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대향로의 상징성이 섬김이라니 직접 보고 싶어집니다
실물은 부여박물관에 있는데요
보는 순간 아마 압도당할겁니다.
경주 김씨 김 알지 란 분이 만주 돌갈족 인데 신라에 귀순 했 습니다
하하 글도 좋고 사진도 좋습니다
어디 한곳에 편향되지않는 스토리와 펙트가 좋습니다
잘읽고 갑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십시오
네에 고마워요.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게
살라는 얘기를
어느 황후의 소신으로
알았는데
백제의 문화성을
얘기한거 였네요.
석촌님의
박학다식과
작가님의 글을
이렇게 가깝게 접할수 있음은
저의 큰 홍복이라
생각합니다.
아이구우 별말씀이 ~
머무는 동안 미워하지 말고
잘 지냅시다.
미니어처는 어디서 구입할 수 있나요?
멋진 조상의 유물입니다.
그게 전엔 문화재관리국에서 한정수량으로 보급했는데 이젠 규제를 풀어놨어요.
국립중앙박물관 매장에 있을겁니다.
@석촌 감사합니다.
석촌님의 글속에는
굴절없는 심원한
의식 세계가 보입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좋은 말씀
많이 부탁드립니다
아이구우
고마워요.
백제 왕실 고분에서 출토된 대단한 걸작 입니다 ....
석촌 님 좋은 유물 잘 감상 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 * ^^ *
네에 고마워요.
불나비님도 한 점 출품해보세요.
낙제는 안 시킬테니.
어이쿠나! 소장하신 줄 알고
깜놀깜놀 했네요~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은 미'
어려운 거죠^^
네에 미니어처지요.
석촌 선배님 댁이 마치 박물관 같습니다
매일 하나씩 등장 하는군요
귀한 물건 많이 가지고 계시는데 혹여 도둑 들까 염려 됩니다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이건 미니어처지요.
그래도 형상과 상징성이 좋아세
옆에 두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