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신기합니다. 뉴스에서는 그곳 철거현장이 아주 특히한 것으로 묘사가 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신기한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어느곳에서 그런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게 소리없이 조용히 그리고 무참히 밀려 버리던 철거촌이 9시뉴스에 등장한다는 것이 정말로 신기합니다.
저는 철거촌의 현장에서 철거민들과 같이 투쟁을 한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1학년때는 철거민 한분이 골리앗에서 떨어져 숨지신 일도 발생했었지요
그분은 두 아이의 어머니 이셨습니다. 그러나 물과 전기가 끊긴 골리았에서 버티시다가 경찰들이 망을 보아주고 철거 깡패 '당시 적준이라는 아주 유명한 철거회사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름만바꿔서 있나모르겠네요' 가 사람이 있는 골리앗을 포크레인으로 허무는 과정에서 1층에서 불이 났었습니다. 5명정도 되는 인원이 17미터에서 떨어졌고 그중 한분이 사망하셨었지요
그곳에 직접 있지도 않았고 단지 그분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던 경희대 부속병원에 갔었던 뿐입니다만... 그분의 이름은 박순덕씨였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그리고 제 기억에는 그곳에 영구 임대주택은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철거민들과 같이 있었던 곳은 97년 말 용산구 도원동 철거촌이었습니다.
그곳에 처음 가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다부서진 집들에.. 벽에는 빨간 스프레이로 '공가'라는 글씨가 써져 있었습니다.
그때는 대학생들이 철거촌에 많이 규합을 했었습니다.
거기 계신분들은 우리들이 도착하자 조금 큰 공가를 골라 새벽에 우리들이 추울까봐 밤을 세워 다부서진 보일러를 고쳐주셨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24시간 긴장상태였습니다. 용역깡패들은 낮이면 자기들 숙소에서 자다가 어둑해지면 가지가지의 연장을 들고 나타납니다. 말그대로 연장입니다. 깡패영화에 나오는 연장말입니다. 달빛에 비쳐 희번덕거리는 일본도가 생각이 납니다. 엄청난 덩치에 피둥피둥 살이 올라 육두문자를 지껄이면서 위협을 하던 그들이 생각이 납니다. 그들은 얼마를 받으면서 저짓을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거기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를 못합니다. 주소지변경이나 그런것은 둘째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몇몇 대학생들이 공부방을 꾸려서 그들과 공부를 해주었었습니다. 저보고 원숭이라고 놀리던 귀가 쫑긋하던 말썽구러기 녀석이 생각이 납니다. 유치원을 다닐정도의 아이가 어른들의 민중가요를 잘 따라부르던것이 생각이 납니다. 전철연의 깃발아래 와서 모여뭉치세.. 라는 안치환의 철의 노동자를 개사한 노래를 곧잘 따라 불렀었지요.
몇분이 크게 다치셨던 기억도 납니다. 물과 전기가 끊긴 상황에서 나이 80드신 할아버지께서 며느리의 생리대와 손주의 분유와 기저귀를 사가지고 오시다가 용역깡패의 린치에 전신 21군데 골절을 당하신적이 있지요. 그리고 용역깡패의 화염방사기에 전신화상을 입으신 분도 생각이 납니다.
저는 그곳에 1주일을 있었습니다. 거기 분들은 정말 그냥 우리 옆집에 있는 분들과 똑같았습니다. 술도 좋아하시고 가끔 야한 농담에 걸쭉한 욕에.. 그들은 흔한 .. 흔하디 흔한 보통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나온뒤 얼마가지 못해 그곳은 철거가 완료가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멋진 아파트가 서있습니다 삼성래미안 아파트입니다.
열몇평짜리 아파트의 전세가 1억이 넘습니다. 그곳에는 영구임대주택이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그곳의 세입자분들은 보증금이 보통 100에서 500사이였었습니다. 그분들은 또 서울의 어디로 밀려나 다시 삶을 시작하고 있는지...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법으로는 재개발지역의 세입자들에게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공사중에는 가수용단지를... 공사후에는 영구임대주택을 지어주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건설업체들은 절대 집을 지어주지 않습니다. 실제 보상금에 대한 기준이 전혀 법으로 명시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100원 주고 나가라고 해도 그들은 위법이 아니랍니다.
우리나라 아파트 평당 건축비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근 10년동안 200을 절때 넘어본적이 없답니다. IMF때도 200을 넘지 않았답니다. 30평 아파트면 건축비가 6천만원 정도인 셈이지요 그러나 분양가는 서울에서라면 몇억씩하지요.. 다들 아는 사실일것입니다.
이제 서울 시내에는 재개발할만한 곳이 없습니다.
서울에는 먹고살만함 사람들만 사는 그런 곳이 아니랍니다. 수많은 계층들이 섞여서 살고 있습니다. 그중 빈민계층들은 서울에서 어렵게 가진 직장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계속올라가는 보증금을 피해서 직장과 전혀 상관이 없는 서울의 변두리로 혹은 높이높이 서울의 산동네로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나 건설업체들은 눈이 뒤집혀 있습니다. 사실 건축에서 아파트가 가장 돈벌기 쉽고 많이 벌기도 하기 때문에 지을땅만 찾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산동네를 깎아 서울최고의 전망이라는 수식을 달고
서울 변두리를 밀고 위성도시보다 더좋은 교통이라는 수식을 달아
장사를 하기 위해 철거를 하려 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직장과 교육과 자신의 삶과 관계없이 계속하여 더욱더 산꼭대기로 그리고 더욱 변두리로 밀려 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옳은일입니까..
저는 중학교사회시간에 도심의 공동화현상은 안좋은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한참을 쓰고 보니 제 경험은 별로 안써져 있는것같습니다.
제가 아는 한 재개발에 대한 법들은 모두 가진사람들을 위한 법들로 가득합니다.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권리가 있으며 그들의 권리또한 소중히 지켜져야하고 법을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법이 그렇지 못하다면 법을 깨뜨려서 라도 그들의 권리를 보장해야한다고 봅니다. 무엇에도 우선하는 권리라면 말입니다.
그들의 생존권이냐. 아니면 건설업체의 이익에 관한 권리냐 라고 저보고 양심의 선택을 하라면 저는 그들의 손을 들어줄것입니다.
단순히 그들을 돈을 챙기기위한 사람들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꼬우면 돈많이 벌면되잖아 라고 리플달 쌔끼는 즐입니다.
재수가 없거든요.
그런새끼는 조카의 국민학교 도덕책을 빌려 읽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흠...경희대 병원 가서 밤새고 온거 기억난다... 가기싫다고 그랬는데도 굳이 끌고 갔던 섭이형... ^^; 지금의 서울은 철거민이랑 달동네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소리도 있고 그들을 서울의 개척자들이라고도 하더이다... 그들이 쫓겨서 이주한 곳들이 나중에 중심주거 지역이 된 사례가 많은게 사실이죠... 슬프군요
첫댓글 좋은 글.. //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할텐데.. 겁이 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런지 두렵기는 하구나.. /// 철골 3인방이 니 셤 공부 안하냐고 걱정하더만.. ^^;;
흠...경희대 병원 가서 밤새고 온거 기억난다... 가기싫다고 그랬는데도 굳이 끌고 갔던 섭이형... ^^; 지금의 서울은 철거민이랑 달동네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소리도 있고 그들을 서울의 개척자들이라고도 하더이다... 그들이 쫓겨서 이주한 곳들이 나중에 중심주거 지역이 된 사례가 많은게 사실이죠... 슬프군요
정태야 요새 심심하구나... 97년 여름 경희대 아스팔트는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