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극심한 교통난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공기 지연의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출퇴근 시 극심한 정체에 시달리는 만덕대로 모습. 국제신문DB
- 정부 우선순위사업서 밀려 - 매년 7000억 예산 소요 불구 - 내년 3218억 원 확보에 그쳐 - 기간 무한정 늘어날 우려도
- 수용 용지보상 문제도 - 턱없는 예산으로 난관 봉착
부산 광역교통망의 핵심 축을 담당할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사업이 '예산 부족' 탓에 착공 1년도 안 돼 난항을 겪고 있다.
부산시는 2015년 준공 예정인 해당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매년 7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사업 시행 주체인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도공)가 확보한 예산은 턱없이 부족, 공기 내 완공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고 있다.
■공사기간 연장될 수도
2일 국토해양부와 부산시, 도공에 따르면 고속도로, 광역도로 등 부산지역과 인근 도로사업에 책정된 내년도 국토부 예산은 총 6212억 원이다. 이 가운데 전액 국가재정 사업으로 추진되는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에는 전체의 37%인 2300억 원이 투입된다. 이 액수는 정부가 지원하는 보상비 1382억 원과 순수 공사비 918억 원을 합한 금액이다.
국토부와 도공이 해당 도로에 들어가는 공사비를 절반씩 나눠서 지원한다는 점을 놓고 보면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에 책정된 내년도 예산은 국토부의 '2300억 원'과 도공의 918억 원을 합쳐 총 3218억 원이 되는 셈이다.
이는 부산 전체 도로사업에 투입될 내년도 국토부 예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액수지만, 문제는 예정된 공기를 맞추기 위해 부산시가 필요로 하는 예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는 총사업비 대비 1년 예산 규모를 근거로 해당 도로 건설에 매년 6000억~7000억 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의 총사업비는 2조189억 원이며 오는 2015년 말 준공 예정이다.
국토부 등이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는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이 대구나 호남지역의 외곽순환도로에 비해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우선순위사업에서 밀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재원은 한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복지 예산 증액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지역의 사회간접자본 구축건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룬 점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용지보상 문제 해결도 관건
공사를 담당하는 도공 측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해당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용지보상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턱없이 적은 예산으로는 바라는 결과를 얻어내기가 힘들어서다. 또 예산이 내년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확보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힘들어 자칫 공기가 무한정 늘어날 수도 있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는 신항~남해고속도로 진영분기점과 부산·울산고속도로 기장분기점을 잇는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다. 64.06㎞에 달하는 총길이 가운데 48.8㎞(기장~남해고속도로 진영분기점)는 재정사업으로, 나머지 15.26㎞(진영분기점~신항)는 민자로 건설된다.
전체 12개 공구 가운데 1공구와 12공구가 2010년 12월 이미 착공에 들어갔으며 작년 11월에는 나머지 10개 공구 전체가 공사를 시작했다. 시는 해당 도로가 준공되면 해운대 인근 등 부산의 만성적인 교통정체가 해소되고 물류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외곽순환도로가 제때 완공이 되지 않는다면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부산시 관계자는 "다른 시·도 대부분이 외곽순환도로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교통난 해소를 위한 부산외곽순환도로 건설은 최우선으로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며 "하지만 현재의 예산 규모로는 준공 일자를 맞추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이 재정사업이기 때문에 시로서는 이 문제에 관해 취할 마땅한 조치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부산지역과 부산 인근 도로사업에 배정된 내년도 국토부 예산은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이외에도 일반국도 건설(8건)에 1336억 원, 국가지원지방도로(6건)에 622억 원, 광역도로(5건)와 혼잡도로(2건)에 각각 299억 원과 220억 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산성터널(금정 측·100억 원) 등 혼잡도로 개선과 동읍~한림 국도 건설(5억 원)은 2013년 신규 사업으로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