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2-08/papa-francesco-apertura-porta-santa-aquila-perdonanza.html
교황, ‘첼레스티노 대사’ 위한 ‘성문(聖門)’을 열다
성 첼레스티노 5세 교황에게서 영감을 받은 ‘첼레스티노 대사’ 기념행사가 라퀼라에서 막을 올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28일 산타 마리아 디 콜레마조 대성당에서 올해 728주년을 맞이하는 ‘첼레스티노 대사’ 기념행사를 거행하는 첫 번째 교황이 됐다. 신자들은 사도신경, 주님의 기도, 교황의 지향에 따른 기도를 바치고 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하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Tiziana Campisi / 번역 이창욱
‘첼레스티노 대사’ 기념행사가 막을 올렸다. 오전 내내 잔뜩 찌푸렸던 하늘에 마침내 햇빛이 비치기 시작하자 산타 마리아 디 콜레마조 대성당 주변에 모인 신자들과 순례자들의 벅찬 감격이 생생히 드러났다. 모인 사람들 중에는 아브루초 교도소의 재소자들도 있었다. 그들에게도 하느님의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성문(聖門)’을 여는 최초의 교황이 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망토(플루비알레)를 두르고 라퀼라 시장이 건네준 올리브 가지로 오랜 역사를 지닌 문을 세 번 두드림으로써 신자들에게 자비의 지평을 열었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이 역사적인 순간에 대한 기쁨이 넘쳐흘렀다. 약 7000명이 콜레마조 대성당 앞뜰에 운집했다. 성 첼레스티노 교황이 1294년 ‘용서의 칙서’를 통해 진심으로 뉘우친 이들에게 수여한 대사는 매년 8월 28일 저녁기도부터 이튿날 저녁기도 사이에 ‘성문’을 통과한 이들에게 베풀어져 왔으며, 올해 다시 은총의 문이 열렸다.
산타 마리아 디 콜레마조 대성당의 ‘성문(聖門)’을 열고 입당하는 교황
교회의 쇄신을 위해 기도하는 교황
올해 728주년을 맞이하는 ‘첼레스티노 대사’ 기념행사의 개막 예식은 성인들의 호칭기도로 시작됐다. 교황, 라퀼라대교구장 주세페 페트로키(Giuseppe Petrocchi) 추기경, 공동 집전 사제들, 라퀼라 시장 피에르루이지 비온디가 함께하는 행렬이 뒤를 이었다. 페트로키 추기경은 대사를 위한 참회 예식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첼레스티노 대사’는 성 첼레스티노 5세 교황이 칙서 「거룩한 성도들 가운데」(Inter sanctorum solemnia)를 통해 성문을 통과하는 모든 순례자에게 세례 이후 자신이 지은 모든 죄에 따른 잠벌의 사함을 허락한 역사적 사건에서 유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가 “세상 한가운데에서 구원과 속죄의 표징이 되며, 성령의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여정을 이어가는 기쁨을 얻도록” “자비 넘치시고 사랑이 크신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께” 장엄한 기도를 바쳤다. 교황은 예수님께서 우리보다 먼저 가신 하늘에서 당신이 거주하시는 곳의 “문을 언젠가 우리에게 열어주시고” 당신 자비의 “문을 완전히 우리에게 열어주시길” 전능하신 하느님께 전구했다. “주님, 새로운 결심과 확고한 믿음으로 모든 이가 당신으로부터 시작하여 당신께로 이끄시는 구원에 이르는 이 문턱을 넘어가게 해주시길 바라나이다.” 교황은 이 같이 기도를 마무리하며 장엄하게 성문을 여는 선포를 했다. “주님, 제가 당신의 집에 들어가나이다.”
‘성문’을 여는 예식과 자비의 만남
성문이 활짝 열렸다. 콜레마조 대성당 입구에 홀로 서 있는 교황의 모습이 매우 깊은 인상을 줬고, 기쁨의 환희가 넘쳐 흘렀다. 성가 “문을 열어라(Tollite portas)”가 울려 퍼졌다. 이제 누구든지 사도신경, 주님의 기도, 교황의 지향에 따른 기도를 바치고 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하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성 첼레스티노 5세 교황에 대한 존경
프란치스코 교황은 ‘첼레스티노 대사’ 개막 예식을 마무리하기 위해 성 첼레스티노 5세 교황 시절부터 이어져온 예식의 장소인 대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교황은 휠체어를 타고 성 첼레스티노 5세 교황의 유해를 모신 장소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교황으로 선출된 은수자의 유해, 교황복,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기증한 팔리움(Pallium, 교황 권위와 직무의 상징인 양털 띠)이 보관돼 있다. 유해가 안치된 경당 옆에는 특별한 기회를 맞아 유물함에 보관된 ‘용서의 칙서’가 전시됐다. 교황은 이곳에서 잠시 멈춰 침묵 중에 기도했다.
콜레마조 대성당에 안치된 성 첼레스티노 5세 유해를 참배하는 교황
환송
콜레마조 대성당을 떠나기 전 교황은 페트로키 추기경과 담소를 나눴다. 페트로키 추기경은 몇몇 공동 집전 사제들과 함께 교황에게 성 첼레스티노 5세 교황의 유해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런 다음 교황은 미사와 ‘첼레스티노 대사’ 개막 예식에 참례했던 당국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흰색 피아트 승용차를 타고 아부르초의 주도에 위치한 ‘그란사소’ 경기장으로 향했다. 거기서 12시23분 헬리콥터를 타고 바티칸으로 돌아갔다.